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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를 바꾼 독립운동 이야기 - 자강과 공존의 가치를 재발견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종성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유럽사를 바꾼 독립운동 이야기
이 책 제목이 말하고 있는, ‘독립운동’이 어떤 형태로 벌어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스위스의 경우
‘평화를 유지하려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라틴 격언은 스위스에 딱 맞는 말이다. 어느 쪽이든 편을 들지 않는다고 중립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이 스위스 침공을 포기한 것은 그로부터 얻게 될 이익보다 더 큰 비용과 손실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억지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24쪽)
이런 말 새겨두어야 한다.
말로 떠드는 안보는 누군들 못하랴? 실질이 뒷받침되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위스의 사례는 잘 새겨두어야 한다.
또 있다. 핀란드. - 겨울 전쟁, 계속 전쟁
핀란드는 소련과 ‘겨울 전쟁’을 벌여서 패배했다.
전쟁 초기에는 핀란드군이 뛰어난 전투력으로 소련군의 침공을 저지하였지만, 결국 질 수밖에 없었다.
해서 영토의 10분의 1을 소련에 넘겨주어야 했다.
그후 다시 핀란드는 영토 회복을 위하여 1941년 6월 ‘계속 전쟁’에 돌입한다.
그러나 결국, 1944년 9월 휴전협정을 맺고 굴종의 시대가 시작된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핀란드는 중립외교를 표방했지만, 친소 노선이었고 소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339쪽)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핀란드는 굴종의 시절을 잘 겪어내었다.
이제는 소련(러시아)외 대등한 국가 관계로 재설정되고, 핀란드는 유럽 연합에 가입하고, 2002년에는 유로화를 도입하기도 한다.
저자는 핀란드의 경우를 이렇게 평한다.
핀란드의 위기 극복은 ‘굴종도 굴종 나름’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의도되고 계획된 굴종은 끝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피동적 굴종은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도된 굴종은 큰 목표를 향하여 먼 길을 가는 것이다. (342쪽)
30년 전쟁 등 - 역사에서 일어난 엄청난 희생을 기억하자.
앞서 말한 전쟁,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 그 참혹함은 이루 설명할 수 없다. 전쟁의 참혹함은 비단 전장에서 벌어지는 살상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전쟁의 참상은 포화가 휩쓸고 간 그 지역의 죄없는 민간인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초토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막아야 하고, 피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인류 역사의 냉혹한 현실이다. 종교를 빙자하고, 민족을 빙자해서 벌어지는 살상에 결코 눈감아서는 안된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될 때까지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
“30년 전쟁으로 750만 명 내지 8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스도교도들이 교회 내부의 불화 과정에서 서로에게 가한 고통이 광신적인 이교도에게 당한 박해보다 훨씬 더 가혹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에드워드 기번이 『로마제국 쇠망사』에 남긴 글이다. (159쪽)
“3세기에 걸친 모든 박해와 희생자를 다 합친다 해도, 다신교를 믿는 로마인들이 살해한 기독교인은 몇 천 명을 넘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후 1500년간 기독교인들은 사랑과 관용의 종교에 대한 조금 다른 해석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기독교인 수백만 명을 학살했다.”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의 평가다. (159쪽)
종교의 피해가 그렇게 막심하다.
이런 글 만나면, 반갑다.
카프카스와 톨스토이
카프카스는 푸쉬긴뿐만 아니라 톨스토이 문학의 보고였다. 1851년 22세에 큰형을 따라서 카프카스의 카자크 마을에 도착한 톨스토이는 포병 중대에 복무하면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는 카자크 마을을 완충지대로, 이른바 ‘카자크 라인’을 형성하여 카프카스 부족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톨스토이의 『습격』, 『카자크 사람들』, 『하지 무라트』, 『카프카스의 죄수』, 『세바스토폴 이야기』 등의 중단편은 카프카스와 크림 전쟁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249쪽)
카프카스와 프로메테우스 신화
신화를 공부하면서, 카프카스란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곳이 그리스 신화의 주요 사건과 인연이 있는 곳이었다.
카프카스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는 프로메테우스와 헤라클레스의 신화와 관련이 있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다 인간에게 준 벌로 프로메테우스을 카우카소스 산의 바위산에 쇠사슬로 묶어놓고 독수리로 하여금 그의 간을 파먹게 했다. 파먹은 간은 다시 돋아나 독수리의 먹이가 되었다. 같은 고통이 3000년간 되풀이 되었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마침내 힘센 헤라클레스가 나타나 독수리를 쏘아 죽이고 프로메테우스를 풀어주었다.
카프카스 사람들의 삶은 프로메테우스를 연상하게 한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은 갈망하던 그들은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몽골, 오스만 러시아 등 강대국의 핍박을 받아야 했다. 수차례 제노사이드와 디아스포라의 비극을 겪었다. (244쪽)
그중 조지아의 성산은 해발 5047미터의 카즈베기 산이다. 그곳은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간직한 곳이다.(257쪽)
카프카스 사람들은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하여 그들의 자유로운 삶을 기원한다. 프로메테우스는 날마다 독수리에 심장을 쪼이는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자유의지를 잃지 않았다. (266쪽)
그렇게 신화는 단지 책에서 활자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자유의지의 표상으로, 해서 민족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독립운동,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1부에서 서유럽의 스위스·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를,
2부에서 동유럽의 체코·우크라이나·모스크바공국(현 러시아)·카프카스 국가들,
3부에서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발트해 연안·핀란드 등의 자강과 독립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껍데기로만 알고 있던 유럽의 속사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어떻게 유럽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왜 그리 서로 싸웠는지, 지금도 싸우고 있는지, 그런 것들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또 하나, 내가 관심이 있던 분야에 대한 기록들도 이것저것 만날 수 있어 책 읽는 또다른 기쁨도 맛볼 수 있었다.
예컨대, 이런 것!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있는 이유?
밀라노와 롬바르디아를 손에 넣은 프랑수아 1세는 이탈리아 반도의 르네상스를 동경하며 많은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리고 대가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프랑스 문예부흥 시대를 열었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예술품들이 그의 치세에 수집된 것이라고 한다. 프랑수아 1세의 권유로 거처를 파리로 옮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나리자>를 완성하여 그에게 선물하였다.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31쪽)
거기 있는 <모나리자>, 분명 이탈리아 사람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 <모나리자>가 어떻게 해서 루브르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이집트 그림이라면 약탈이라도 한 것이라 생각되겠지만 <모나리자>의 경우는 그건 아닐 거니까. 그런 궁금증이 이 책에서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