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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세계 - 세상을 뒤바꿀 기술, 양자컴퓨터의 모든 것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퀀텀의 세계
먼저 이런 글, 읽어보자.
“이 책 전체를 통해 전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가 두 개 반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지금 소중한 지면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양자물리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만 제대로 전달이 되어도 책값은 했다고 느낀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며, 만일 마지막 쪽까지 읽고 덮었을 때 양자물리가 이해된다고 생각한다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이다. 사과 맛에 대한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직접 먹어본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해를 포기하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을 때처럼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31-32쪽)
이건 무슨 말일까? 독자들에게 던지는 격려용 미끼가 아닐까?
‘당신들이 이 책을 읽고 양자물리를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안 될 거야, 용용 죽겠지?’
귀여운 미끼다. 해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들었다.
양자물리, 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그리 어렵게 만들었을까?
“양자컴퓨터는 물리학과 수학, 철학,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등이 융합된 연구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 늘어놓을 이야기는 독자의 배경에 따라 때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32쪽)
‘물리학과 수학, 철학,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등이 융합된 연구’라는 말에 일단 한 번 겁을 먹게 되고, 그다음 말에 다시 겁을 먹게 된다. 이과가 아니라서.
그래도 위안이 되는 말이 있다. 이런 말.
쉽게 설명한다고 본질을 빼놓고 껍데기만 이야기하면 결국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므로, 뼈대가 되는 주제는 어려워도 설명을 피하지 않았다. 다만 선행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도록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모두 설명했다.” (32쪽)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1부, 영자의 전성시대
2부, 양자의 암흑시대
3부, 양자의 르네상스
4부, 암호
5부, 양자컴퓨터의 현재와 미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모두 설명했다.
해서 양자 컴퓨터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미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양자 물리와 양자 컴퓨터에 대하여
양자물리의 핵심 내용은?
이 세상 삼라만상은 모두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다. (33쪽)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보다 혁신적으로 빠른 이유는 양자 세계의 중첩 성질 때문이다. (74쪽)
결국 논란의 핵심, 즉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양자 물리학의 핵심은 물질파의 중첩으로 귀결된다. (87쪽)
양자 컴퓨터의 조건 :
첫째로, 큐빗이 있어야 한다.
둘째, 읽기, 쓰기가 가능해야 한다.
셋째, 큐빗 간에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넷째, 결맞음 시간이 있어야 한다. (213-216쪽)
회절이란 용어는 ‘에돌이’로.
이 책에서 처음 듣는 말이 있다. 파동을 설명하는 말 중 이런 게 등장한다.
파동은 굴절, 반사, 에돌이, 간섭 등의 성질을 가진다. (53쪽)
그런데 ‘에돌이’가 무슨 말일까?
한국물리학회에서 용어집을 만들 때 '회절'이라는 단어 대신 우리말로 새롭게 만든 용어다.
에둘러서 돌아간다는 뜻이다.
'에돌이'란 파동이 모서리를 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평행우주론 (82쪽)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84쪽)
설명이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수고한 흔적이 역력하다.
온 힘과 정성을 다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첫페이지부터 느낄 수 있다.
책의 모든 페이지에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런 설명이 이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차치하고 일단 재미있다.
군데군데 흥미있는 일화도 소개하면서, 유머도 곁들여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암호와 관련하여 :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에게 살해당한 날에도,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암호문으로 전달되었지만 결국 받아보지 못한 채 죽었다. (241쪽)
독일 U 보트의 암호가 알려지게 된 계기 (245쪽)
<물리학자들이 사는 세상>
각 챕터마다 '물리학자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코너를 통해 저자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예컨대, <젊은이들에게> 같은 것이다.
저자가 학문 연구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젊은 후학들에게 보내는 글인데, 이런 말 기억해 두고 싶다.
“인생이란 당신이 숨을 몇 번이나 쉬었는지가 아니라, 숨막히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로 평가되는 것이다.”(320쪽)
또한 다른 것중, 물리와 관련없을 것 같은 로제타 스톤의 문자를 해독하게 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는데, 그게 바로 물리학자인 토마스 영의 수고가 있었다는 것도 소개한다. (67쪽)
다시, 이 책은?
양자물리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인터넷 강의가 양자물리에 대한 모든 내용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가르쳐주긴 하지만 결정적인 비밀 하나를 절대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비밀이란 바로 양자물리는 들어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24쪽)
이책의 저자, 양자 물리에 관한 사항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 그대로 몇 번을 읽어도 내가 속시원하게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서 아쉽다.
그래서 이런 말이 이해가 된다.
양자컴퓨터는 우리 문명 전반에 걸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미래에 전개될 세상의 모습을 조망하기는 쉽지 않다. 미래의 전망은 물리학자들보다는 양자컴퓨터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이해한 미래학자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314쪽).
이 책을 몇 번 더 읽고 그 때 다시 리뷰를 쓸 것인데, 바라기는 그때 이 책에서 설명하는 양자물리에 대하여 나름대로 이해한 바를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