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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1년 12월
평점 :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미국을 까발리다니?
책 제목이 자못 도발적이다.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까발리다니? 미국이란 나라를 까발린단다.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가.
어떤 미국이라는 것을 까발리는가?
독일군이 돌아가고 미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하자 그 전에 종교처럼 숭배한 아메리카 드림에 대한 실망이 찾아왔다. 그들도 독일군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차이는 전승국의 군인이었다는 점뿐이다. 극단적인 물질숭배자이고 소유주의자이자 쾌락주의자인 그들은 전후 빈곤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에서 갖가지 저열한 욕망에 젖었다. 그들은 레오네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청소년들이 헤밍웨이나 챈들러의 소설에서 읽은 미국인과는 너무나 달랐다. 정통 서부극에서 보았던 미국인들과도 전혀 다른 인종들이었다. 그런 의식의 변화가 레오네의 서부극을 낳게 된다. (96쪽)
그렇게 해서 레오네는 레오네만의 독특한 서부극을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다음과 같은 사실을 레노네는 까발린다.
미국이 멋진 나라라는 공식, 그 선전적 역사를 뒤집어 ‘미국은 폭력 위에 세워졌다’는 진실을 폭로했다. (172쪽)
어떻게 까발리는가?
이전 서부극에서는 주인공이 항상 긍정적인 성격으로 묘사되어 폭력장면이 거의 없고, 따라서 리얼리즘이 부족했지만 자신의 서부극에서는 리얼리즘을 살렸다는 점,
과거의 서부극에서는 주인공들이 모두 패션모델 같은 선남선녀였지만 자신의 서부극에서는 지저분하고 인간적인 복장을 하도록 연출했다는 점, (.......) (143쪽)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비해 <석양에 돌아오다>는 모럴이 없다. 남북 전쟁은 더러운 역사로 배경이 되어줄 뿐이고, 영화에 나오는 세 사람에게는 완전히 남의 전쟁이다. 이는 소년 레오네가 2차 대전 때 느낀 감정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전쟁은 풍자의 대상일 뿐이다. (178쪽)
레오네는 출발부터 완전히 달랐다. 서부가 소멸하는 시기의 서부극의 영웅들인 옛날 사람들과 새로운 철도 시대의 대비를 통해 미국 건국 역사의 실체를 보여주고자 했다. 가령 사업가가 되고자 하는 야심을 품고 철도회사에 고용된 킬러 프랭크(헨리 폰다 분)와 복수심에 불타는 마지막 개척자인 하모니카(찰슨 브론슨 분) 사이의 결투 앞에, 철도 부설로 재벌이 된 모턴과 같은 자들에 의해 곧 황금시대가 끝나는 것에 관한 음울한 대화를 끌어낸다. (201쪽)
세르조 레오네, 그는 누구인가?
세르조 레오네, 그는 이탈리아 영화감독이다.
그런 그가 만든 7편의 영화중 6편은 미국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살지도 않았다. 영화 일로 잠깐씩 들렀을뿐이다. (25쪽)
이 책에서 저자는 다음 7편의 영화를 그의 작품으로 소개한다.
<로도스의 거상>
<황야의 무법자> : 원제는 <돈 한 웅큼> ( A Fistful of Dollars)
<석양의 무법자> : 원제는 < 더 많은 돈을 위해> ( For a Few Dollars More)
<석양에 돌아오다> : 원제는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The good, the Bad, the Ugly)
<옛날 옛날 서부>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석양의 갱들> : 원제는 <엎드려, 멍청아!> (Duck, You Sucker!)
<옛날 옛날 미국> (Once Upon a Time in America)
그런 그가 미국을 까발리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위에 밝힌 바와 같다.
그의 생애에서 기록할만한 것, 하나.
그는 영화를 보다가 죽었다. 그러니 영화 인간이라 할 수 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 31쪽을 참조하시라.
레오네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특히 레오네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 자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음악, 미술, 문학, 역사, 정치, 그리고 영화사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11쪽)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다양한 배경지식을 담아놓았다.
몇 개씩만 적어 둔다.
음악 :
음악 인간 모리코네 (36쪽)
문학 :
현대의 많은 문화 이론가는 복잡한 현대사회를 분석하기에 고대 그리스 신화나 예술은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했으나.... (57쪽)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내려라. (117쪽)
http://blog.yes24.com/document/15644737
그의 영화는 성서, 그리스 비극, 문학등 다양한 영역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예컨대, ‘무명인’이라는 말은 그리스 서사시인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말이다.
괴물이 오디세우스에게 이름을 묻자, 그는 nobody 라 대답한다. (154쪽)
역사 :
이탈리아의 짧은 역사 (63쪽)
영화사 전반에 대한 지식 :
서부 인간 클린트 이스트우드 (42쪽)
아나키스트 채플린 (58쪽)
이탈리아 초기 영화와 단눈치오 (66쪽)
일본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가 서부극에 끼친 영향 (144쪽)
다시, 이 책은?
그의 영화는 대부분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내용은 그의 조국인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나아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다. (36쪽)
그래서, 우리가 이 책을 읽고 세르조 레오네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것, 하나 바로잡는다.
예전에 보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무법자 영화에서, 그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게 보였던가? 냉정한 모습으로 시가를 입에 물고 등장하여 몇 십대 일의 결투에서도 살아남아, 표표히 길을 떠나는 그의 모습, 그게 서부극의 또다른 모습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건 레오네가 치밀하게 엮어낸 반서부극이었다는 것이다. 그걸 이제 알게 된다.
이 책으로 까발리는 자와 까발림당하는 나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러한 것, 역시 영화의 순기능이라 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