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친구들 - 세기의 걸작을 만든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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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친구들

 

친구와 관련된 격언속담이 여럿 있는데그중 이런 게 생각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친구를 알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두 번째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저자 역시 이런 말을 한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어울렸던 사람을 보면 된다는 말대로....(254)

 

이 책은 그렇게 화가와 그 친구들을 살펴보면서그 친구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그런 친구를 둔 화가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보자.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파블로 피카소 거트루드 스타인

에드바르 뭉크 다그니 유엘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오스카 와일드

살바도르 달리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에드가 드가 메리 카샛

프리다 칼로 니콜라스 머레이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레인 헨드릭 반 아윌렌부르흐

알브레히트 뒤러 빌리발트 피르크하이머

폴 세잔 카미유 피사로

파울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월터 포크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콘스탄틴 브란쿠시

에두아르 마네 문인 친구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안톤 판 레이우엔훅

구스타프 클림트 베르타 · 에밀 추커칸들

오딜롱 르동 아르망 클라보

엘리자베스 블랙웰 의사들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카 파치올리

더비의 조지프 라이트 루나 소사이어티

파울라 모더존 베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위의 명단에서 밑줄 그은 인물들은 다행하게도 아는 인물이다그래서 흥미있게 읽었다.

예컨대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그리고 <파블로 피카소 거트루드 스타인같은 경우다.

수많은 여인과 염문을 뿌렸던 피카소그가 정복하지 못한 여인이 바로 거트루드 스타인이라는 것흥미로웠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정작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그런 친구들 관계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다.

 

첫째로 꼽고 싶은 사람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다두 사람 모두가 처음 듣는 인물들인데무엇이 나의 관심을 끌었을까?

 

저자가 기술하고 있는 바두 사람의 관계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심지어 생전에 둘이 교분을 나누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그런데 왜 두 사람을 함께 연결해 놓았을까?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델프트가 낳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두 인물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린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와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발견한 과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을 두고 역사학자들은 페이스북의 알 수도 있는 사람’ 같은 연구를 이어왔다정황은 넘친다두 사람은 1632년 11월 일주일 간격으로 같은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레이우엔훅은 포목상을 하며 리넨을 팔았고페르메이르는 리넨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두 사람 모두 집에서 직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였다인구 2만 명의 도시에서 축구장 크기 광장 주변에 한평생 살았으니 오며 가며 얼굴 마주칠 일은 있었음직하다하지만 이들은 서로 알고 지냈다는 증거를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228)

 

저자는 그런 두 사람을  계속에서 추적해 나간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 속에 나오는 레이우엔훅을 따라가기도 하고,

둘 사이에 공통점이 바로 렌즈라는 것을 알아내그 둘 사이를 추적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 둘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모른다그러기에 여기 이 책에서 언급될 가치가 있는 것이다둘 사이에 있었음직한 어떤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래서 귀하다. (236)

 

두 번째로 관심을 끌었던 인물들은, 화가들을 다른 세계로 인도해준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두 가지 이야기를 해두고 싶다.

그 이야기들을 여기 다 적을 수 없어별도의 글로 담아놓았다.

 

클림트를 읽는 또다른 방법한 가지

- <화가는 빈의 살롱에서 생물학 수업을 듣는다>

http://blog.yes24.com/document/15556682

 

뉴노멀 시대 새로운 과학 앞에서

http://blog.yes24.com/document/15551912

 

세 번째는저자가 언급한 화가의 친구들을 따라가보니또다른 화가가 연결되는 경우도 있어 관심을 끈다뒤러와 파치올리그리고 다빈치의 관계가 흥미롭다.

 

두 번의 여행으로 뒤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성과를 자신의 작품 안에 완전히 녹일 수 있었다북유럽의 장기인 치밀한 묘사에 원근법 이론을 적용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탄탄한 화면 구성, 베네치아 풍의 감성적인 색채가 뒤러의 그림 속에서 하나로 녹아들었다뒤러의 이탈리아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알프스를 사이에 두고 가로막혀 있었던 유럽의 예술 세계를 잇는 일이었다. (144)

 

뒤러는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이론가이며판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주인공이다. (152)

 

전성기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와 이론가후원자들과 두루 긴밀한 관계를 맺은 파치올리는 다빈치의 친구로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절정의 꽃을 피우는 순간을 함께 했다.

게다가 파치올리는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에게 알프스 이남의 원근법을 전달한 사람이다루카 파치올리 한 사람에게서 알프스 이남과 이북 르네상스의 거장들이 연결된다그는 화가의 제자이자 동료였으며예술가를 연결하는 수학자였다. (286)

 

이렇게 뒤러와 파치올리그리고 다빈치가 연결되는 것이다그런 연결이 이루어져서 영향을 끼치게 되고그들은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사람들이 되었다는 것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네 가지 차원에서  나를 기쁘게 한다.

첫째는 화가들과 그를 도왔던혹은 그 반대의 역할을 했던 친구들과의 이야기,

둘째는 마치 추리소설 같은 기법으로 화가들과 친구 사이를 추적해 가는 그 발상,

셋째는 화가들을 다른 세계로 인도해화가들로 하여금 더 깊은 세계를 표현할 수 있도록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넷째는 연결의 끈을 살펴보니 거기에 또다른 화가가 있다는 것그런 통찰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뻤다.

 

그림을 읽기 위해서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를 먼저 읽어야 한다는 것그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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