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 - 신문과 방송을 모두 경험한 기자가 공개하는 우리가 알아야 할 언론과 뉴스의 비밀들
송승환 지음 / 박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

 

기레기라는 신조어는 더 이상 신조어가 아니다,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용어가 되었고, 언론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용어가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 책을 쓴 저자도 고백한다자기가 기레기 짓을 한 적이 있노라고.

 

나도 기레기 같은 기사를 써본 경험이 있다.”(169)

 

어떤 기사인지는 독자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시라.

 

이 책언론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어떻게 뉴스가 우리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해서 뉴스를 수용하는 우리가 그 메커니즘을 안다면 뉴스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사를 객관적으로 쓴다는 말은?

 

기사는 주관적으로 쓰면 안 된다모름지기 기사는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

 

그럼 다음 중 객관적인 기사는 어떤 것일까?

 

1) 사망자가 3명입니다.

2) 경찰이 사망자가 3명이라고 발표했다.

 

그중 2번이 객관적인 기사다객관적인 전달 방식이다.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가 몇 명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고기자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전달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162)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키면서 쓰면 객관적인 글쓰기가 담보된다. (162)

 

없는 것을 추가하지 않기,

어디서 어떻게 보고 들었는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기,‘

전문가에게 확인받기,

남의 글을 베끼지 않고 스스로 취재에 의지하기,

가정하지 않기.

 

또한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가 쓴 뉴스를, 우리가 위의 사항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읽으면그 기사가 객관적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를 화제로 만드는 몇 가지 방식

 

먼저 프레이밍 과정이 있다. framing.

우리말로 풀어보면, ’틀 짓기' 이다.

 

어떤 현상을 모두 나열해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특정부분에 액자를 씌워서 주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190)

 

틀을 씌운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시민들에게 더 사안을 쉽고 단순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언론사가 원하는 부분만을 강조하고 나머지는 생략하면서 어떤 사회 현상을 특정한 방식으로만 해석하도록 여론을 이끌어가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기교로 프라이밍(priming) 효과도 있다. (190)

우리말로 '점화'라고 부르는데 어떤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특정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도록 불을 붙인다는 뜻이다.

 

글쓰기에도 적용되는 기사 쓰기

 

이 책을 읽다가 기사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말하는 부분에서그런 방법들이 보통의 글쓰기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몇 가지 적어둔다.

 

불필요한 수식 표현을 모두 빼라.

있는 사실을 그대로 얹어 놓기만 해도 누구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20)

 

기사를 건조하게 썼더니 정말 문제 되는 행적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120)

 

내용을 전달할 때 너무 진지해선 효과적이지 않다. (129)

 

저널리즘이 가장 효과적일 때는 심각함과 재미 그 중간에 있을 때이다. (129).

 

자살 사건 보도에 대하여

 

요즘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면서 저러면 안되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과연 기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 어떤 문재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일례로 자살 사건을 보도하는 경우자극적인 말들이 난무하고 있는데과연 그런 보도가 적절한 것인지?

 

자살 보도는 그래도 최근 긍정적인 방향으로 많이 변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했을 때기자들에게 경고 이메일을 보낸다이메일엔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라 해선 안되는 원칙들이 적혀있다. (219)

 

예를 들어 기사 제목에 자살이란 표현과 이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극단적 선택' 방법을 설명하는 '투신' 등을 쓰지 못하게 한다.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최근에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하지만과연 그럴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극단적 선택이란 말을 키워드로 해서 검색해보니놀라지 마시라.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떠오른다그러니 기자들의 각성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선거와 관련하여

 

이제 선거철이 곧 다가오는데선거에 대한 보도는 어떨까?

여기 저자가 지적한 게 하나 있다오차범위내 앞선다는 말은 말이 안된다는 것.

 

오차범위 내에 있단 것은 이 범위내에서는 수치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앞서거나 뒤에 있는 게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오차 범위 내에 있을 때에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우열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227)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한 경각심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 오차 범위내를 검색해보니...

그런데 전혀 관심없이 그냥 쓰던 습관대로 기사를 쓰고 있는 것확인할 수 있다.

 


 

언론 지평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러니기자들의 각성 절대로 필요하다 싶다.

어디 기자들만의 문제인가뉴스를 소비하는 우리들도 각성해야 한다.

우리들이 각성해서 뉴스를 제대로 보기 시작하면기자들로 따라서 각성하고 기레기 소리 듣지 않기 위해 애쓸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저자 같은 기자가 있으니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은 우리가 뉴스를 제대로 보도록 하는데큰 몫을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