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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음모 : 반화
공도성 지음 / 이야기연구원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화의 음모
몇가지 정리를 해 둘게 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자주 등장하는 생소한 개념부터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 중의 하나, 저자가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서다. (11쪽)
반화 : 이야기 원형에 반대하는 이야기
망화 : 방향은 맞지만 합당한 기준에 이르지 못한 이야기
선화 : 엉뚱한 대상을 기준으로 삼은 이야기
악화 : 나쁜 결과를 초래한 이야기
무화 : 기준에 무지한 이야기
온화 : 이야기 원형과 아주 유사한 이야기.
기타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뒷부분에 실린 <이야기 사전>을 참고하시라.
한자로는 반화(反話), 망화(忘話), 선화(善話), 악화(惡話), 무화(무話), 온화(穩話),
무화는 한자가 무엇인지 찾아볼 수 없었다.
모화(模話)라는 말은 나오는데(420쪽) 무화에 대하여는 자세한 언급이 없다.
아니면 내가 찾아내지 못했을지도?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의 ‘원형’은 기독교의 성경을 말한다.
성경을 기본으로 놓고 생각해보면, 인간들은 불완전해서 무수한 거짓말을 만들어 내는데, 그들이 지어낸 이야기들을 각각 위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쪽)
저자가 전제로 삼은 것들
그렇게 성경을 원형으로 하고, 인간이 지어낸 이야기를 여섯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첫째 전제이며, 그러한 우화가 사실은 사탄이 인간을 교묘히 속이기 위한 도구라고 말한다. 그래서 음모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다음 전제는, 사탄의 교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
특히 저자가 가지고 있는 기독교의 여러 잣대들이 보편적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소신이니, 그러한 전제를 일단 인정하고 읽어보기로 하자.
이 책의 독자층은?
일단 기독교들이 되겠다.
또한 구약 성경과 고대 근동의 문헌에 대하여 이해를 충분히 한 사람들.
그리고 우화의 발생 배경과 그것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 책에서 특히 그리스 관련 이야기들을 유의미하게 읽었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바람의 자루,
오이디푸스왕,
트로이의 목마,
프로메테우스의 불
그리스 신화를 사탄의 상징체계이란 잣대를 가지고 분석해 본 저자의 시도, 특이하다.
읽어볼 가치, 또한 있다.
이 책의 활용방법에 대하여
첫째, 세상에 존재하는 우화란 우화는 이 책에 다 모아놓은 것 같다. 그러니 일단 세상의 우화가 어떤 게 있는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데,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다.
안데르센, 그리스 신화, 그림 형제, 독일, 라 퐁텐, 말레이시아. 메소포타미아, 미안마 등
거의 모든 우화, 신화들을 모아놓아서, 자료집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둘째, 우화는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셋째, 같은 글을 두고 해석이 다를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일례로 그리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를 저자는 우화로 풀어낸다.
이 신화 역시 사탄의 우화다. 라이오스는 하나님을 위징하고 라이오스의 아내 이오카스테는 죄를 짓지 않은 하늘나라의 천사들을 상징한다. 오이디푸스는 사탄을 상징하고 그와 하늘나라의 천사들을 상징하는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나는 딸 안티고네는 타락한 천사이면서 사탄의 추종자가 된 자들을 상징한다. 테베는 하늘나라를 상징할 것이다. (159쪽)
개인적으로 이런 해석에 동의할 수 없지만, 저자의 견해를 존중한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은 글을 두고 해석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 그런 차원에서 읽어보면서 자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