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완역본) 나와 모두의 클래식 1
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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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뷰티 (완역본)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 작품으로도김훈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 있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에서 말에 대하여 이런 것을 알게 되었다.

 

말을 인간이 통제하기 위해 재갈을 물리는데그 재갈이라는 게...  

재갈은 이빨과 이빨 사이의 빈자리에 가로 물려 있었다혀로 밀어 올리면 재갈은 들썩거렸으나 빠지지는 않았다. (58) 

말들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이빨이 돋아나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말은 머리가 길고 입안이 넓어서 잇몸에 이빨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81)

 

그렇게 말을 통제하기 위해 사람이 만든 잔인한 도구인 재갈.

이 책에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입에 재갈을 물려 본 적이 없다면 얼마나 끔찍한지를 모를 것이다사람 손가락 두께의 차갑고 딱딱한 쇠막대를 위아래 이빨 사이로 밀어 넣으면 쇠막대 끝이 양쪽 입가로 삐져나온다그러면 양쪽 쇠막대에 줄을 매달아 머리와 코와 턱까지 꽉 묶어 놓는 것이다. (22) 

게다가 물어야 하는 재갈은 한 개가 아니라 두 개야재갈이 날카로워서 나는 혀와 턱에 상처를 입었어재갈과 고삐에 쓸리고 긁히면 혀에서 난 피로 붉게 물든 거품이 계속 입에서 튀어나왔지.”(51)

 

그런 사실을 알리고 있다는 것만 봐도저자가 말에 대하여 얼마나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동물을 소재로 하여 모험을 떠나는 식의 스토리가 아니라블랙 뷰티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말이 인간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차분한 목소리로 말해 주고 있는감성 소설이다.

 

먼저 주인공인 말블랙 뷰티(Black Beauty). 이름이 참 예쁘다.

그런데 그 이름이 몇 번 바뀌게 된다.

블랙 오스터그리고 블랙 뷰티.

 

왜 그렇게 이름이 바뀌게 되었을까?

그건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주인이 바뀐다는 것은 말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우리의 주인공 블랙 뷰티는 원래 혈통이 좋은 말인데 좋은 주인을 만나서, ‘공손하고 착하게’ 자라난다. (11)

그래서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지낸다.

그를 기르는 마부와 사육사도 말을 잘 아는 사람이어서잘 먹이고, 기르고돌보아준다.

하는 일도 주인을 태우거나이륜마차 정도를 끌고 다니는 정도였다.

 

주인이 바뀌자 말의 삶도 바뀐다.

 

그러다가 주인이 바뀌게 되자그 말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주인은 진저와 나를 자신의 오랜 친구인 백작에게 팔았다. (129)

 

검은 말은 성격이 아주 좋습니다자랄 때 욕설을 듣거나 매를 맞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주인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척척 해냅니다. (138)

 

그러나 그의 좋은 성격도 여기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글쎄요저 말들은 여기에 온 이상 멈춤 고삐를 써야만 합니다그래도 나는 느슨하게 채우는 편이며 우리 백작님도 말에 대한 생각이 올바른 분이십니다그렇지만 마님은 백작님과 달리 유행을 중요하게 여기시거든요. (139)

 

새로 가게 된 곳의 마부인 요크가 하는 말이다.

여기서 멈춤 고삐'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말이 머리를 숙이지 못하도록 달아 놓은 고삐이 고삐를 달게 되면 말은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항상 머리를 쳐들고 다녀야 한다.

그래서 그 전 주인과 그레이 농장주는 짐마차 끄는 말에 멈춤 고삐를 사용하지 말도록 하자고 한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따르지 않는다자기들이 타고 다니는 말이 고개를 쳐들고 다녀야 멋이 있게 보인다는 것이다그게 당시의 유행이었다고 한다.

 

새로 가게 된 곳의 마님은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서 블랙 뷰티에게 멈춤 고삐를 더 세게 채우라고 한다그렇게 주인공의 신세가 변하는 것이다,

 

그렇게 다니다가 무릎을 다치게 되었고또 다시 팔려가는 신세가 된다.

 

요크의 추천을 받아 나는 마차 대여업자에게 팔려갔다. (173)

 

그렇게 결국은 짐마차승객용 마차를 끌게 되고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사는 형편이 되었다.

 

하루하루가 완전히 비참해지자 나는 진저처럼 일하다 쓰러져 죽어서 불행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러던 어느 날 내 소원이 이뤄지는 줄 알았다. (308)

 

승객을 태우는데 짐을 가득 싣고 가게 된 것이다승객 중 딸이 마차 하나를 더 불러야 한다고 말하는데도 아버지 되는 승객은 그대로 가자고 해서가는 도중에 지쳐 결국 쓰러지고 만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다시 회복된 그 말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어졌는데그 집의 말 사육사가 처음 집에서 만난 사람이었다는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그래서 이름도 원래 이름을 되찾게 된다그래서 책 제목도 블랙 뷰티.

 

스토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자는 말을 무척 사랑하고 있다.

그 사랑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데말의 열악한 삶을 고발하여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블랙 뷰티라는 말의 삶을 통해서 당시 동물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동물 학대를 멈춰라

 

여러 사람이 그길을 지나가며 보았을텐데도 괜히 끼어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겠지그렇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학대받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끼어들어 도와야 해, (126)

 

말도 하루는 쉬게 하라 :

 

블랙 뷰티가 팔려가 승객용마차를 끌게 되는데 주인인 마부은 마침 일요일에는 쉬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었다해서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제리의 집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뭐니 뭐니 해도 일요일에 쉬는 것이었다우리는 평일에는 녹초가 될 정도로 일을 하니 쉬는 날이 없었다면 배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213)

 

멈춤 고삐를 벗겨줘라

 

저 말을 보세요언덕을 올라가야 하는데...

멈춤 고삐 때문에 머리를 뒤로 젖히다 보니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거든요멈춤 고삐를 벗겨내도 훨씬 잘 해낼 거예요. (301)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다 통용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그러면 사람도 동물도 편히 살아갈 수 있을 텐데블랙 뷰티그렇지?

 

또한 이런 말우리 모두 새겨두자 

 

이 세상이 왜 이렇게 험악한지 알고 있나?”

모르겠네.”

내가 알려주지사람들이 자기 일만 신경 쓰느라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해서 그런 거야.” (252)

 

우리가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잔인한 짓이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지나친다면 우리 역시 그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네.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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