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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평점 :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이 책은?
이 책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이다.
저자는 한명훈, <20년간 인사,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문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살롱과 클럽에서 강사와 작가, 도슨트로 리더십?영화?인문학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언택트 리더십 상영관』(2020)이 있다. 현재는 경기도 용인에서 ‘수상한 책방, 한스’를 운영하며 독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그림을 통해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것에 얽힌 세계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해서 단순하게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놓았다. (7-8쪽)
이 책은 다음과 같이 5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돈은 권력이다
PART 2. 흑사병과 중세 암흑기
PART 3. 대항해 시대 부(富)의 지도
PART 4. 자본의 탄생
PART 5.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유대인
또한 재미있는 역사 상식도 <역사 잡학 사전>이란 항목에서 읽어볼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든 세계사
소금이 월급이었다고?
해적들의 황금시대
허세 끝판왕들의 정상 회담
카사노바와 로또
주식 거래가 카페에서 시작되었다고?
생명 보험에 얽힌 역사
금주령이 탄생시킨 글로벌 톱 브랜드
새롭게 안 사실들이 많다.
여신 ‘주노 모네타( Juno Moneta)’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주노 모네타( Juno Moneta)’

1851년 남미 50달러 화폐 앞면에 보물상자와 같이 앉아 있다.
이 이름은 money의 어원이 되었다.
모네타라는 이름은 ‘경고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6쪽)
‘오즈의 마법사’가 은, 금 본위제와 관련이?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끌었고,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 책이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발생한 금본위제와 은본위제를 둘러싼 정치 투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것은 처음 알게 된다. (42쪽)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도로시는 미국의 대표적 농촌 도시 캔사스에 사는 전형적인 미국인을 상징하며, 오즈(Oz)는 금의 단위 온스(Ounce)의 약자이다. 또한 도로시가 여행한 노란 벽돌길은 금본위제를, 도로시의 소원을 이루어준 은 구두는 은본위제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은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풍자한 것으로 당시 혼란스러웠던 미국의 사회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47쪽)
기후변화가 몽골 병사를 움직였다.
13세기 초 지구에 소빙하기가 찾아오면서 중앙아시아의 목초 지대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풍요롭던 땅이 메말라가자 몽골의 칭기즈칸은 유럽 정복 전쟁을 시작한다. (60쪽)
그렇게 몽골이 유럽으로 진출한 것은 바로 기후변화로 인한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후추의 위력
지금이야 후추는 부엌을 떠나 밖에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15-16세기에 후추는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힘있는 향신료였다.
후추를 구하기 위해 항해 기술이 발달되고, 대항해 시대가 열려 열강들의 각축이 시작되었다.
그러니 지금 부엌에 놓여있는 후추,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후추는 한알씩 거래되었다. (80쪽)
뉴턴의 기이한 이력
우리에게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로 알려진 뉴턴에게 특이한 경력이 하나 있다.
바로 조폐국장을 지냈다는 사실이다.
그는 영란 은행에서 발행한 금 보관증으로 금본위제가 영국에서 시행되었는데, 당시 금본위제를 제안한 사람이 뉴턴이었다. (265쪽)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조폐국장이 되었고, 그 직을 무려 30년간이나 수행했었다.
시대가 바뀌고 역사가 바뀔 때마다 ‘돈’이 있었다.
찬란했던 로마 제국이 멸망하게 된 것도, 실상 돈 때문이었다.
화폐 개혁을 통해 데나리우스 은화의 은 함유량을 줄인 네로, 기존 화페를 다량으로 보유한 고리대금업자들이 화폐개혁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네로의 악행을 퍼뜨렸고, 결국 네로는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뒤로 로마는 차츰 차츰 멸망의 자리로 나아가게 된다. (25쪽)
이런 식으로 시대가 변한다.
흑사병으로 유럽 경제가 초토화되었던 중세 암흑 시대, 무너졌던 화폐경제는 유럽 각지에서 채광된 은화를 중심으로 화폐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다. (33쪽)
유대인이 금융에 미친 영향
이를 잘 요약하는 문장, 소개한다.
유대인들은 추방과 이주의 역사를 반복합니다.
스페인의 종교적 탄압을 피해 네델란드로 이주하고. 암스테르담에서 금융업을 발전시킵니다.
네델란드에 대한 영국의 견제와 명예혁명으로 영국으로 진출한 유대인은 중앙은행을 설랍해 금융업을 장악합니다.
이후 반유대주의로 탄압받던 유대인은 미국으로 이주하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 전세계 금융업을 장악합니다. (287쪽)
영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영국이 금본위제를 택한 것은 경제 패권을 독점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기축통화인 은을 금으로 바꾸려고 하자 금의 유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된다. 영국은 1694년 영란은행을 설립하고 금보관증 제도를 도입헤 금부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다.(39쪽)
바로 이러한 영란은행을 설립한 것은 유대인들인데, 이에 대한 기록은 이 책의 후반에 등장한다.
엄청난 자금 조달 방법을 고민하던 유대 금융인들은 묘수를 찾아낸다. 전쟁 자금 모금 기구를 만들어 돈을 빌려주고 대가로 은행권을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요청한 것이다. 이때 설립된 은행이 영란은행이다. 유대 금융인들에 의해 설립된 영란은행은 민간 소유의 중앙은행으로 금융 역사에 등장한다. (264쪽)
이 책에서 만나는 문학 작품들
돈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뜻밖에도 문학작품이나 철학자의 저작이 소용되기도 한다.
아래 서적들은 그러한 데 사용된 것들이다. 이런 책들을 읽을 때 이 책의 내용이 참고가 될 것이라 여겨 목록을 작성해 둔다.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4,
『역사』, 헤로도토스, 16
『신들의 계보』, 헤시오도스, 36
『오즈의 마법사』, 라이먼 프렝크 바움, 42, 47
『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 44, 50
『신곡』, 단테, 66, 234
『데카메론』, 66, 73
『국부론』 아담 스미스, 76
『동방견문록』 마르코 폴로, 92
『베니스의 상인』 셰익스피어, 237,240
『닥터 지바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288
다시, 이 책은?
세계사는 결국 우리들 인간들의 이야기인데 그 역사를 움직여가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는 다른 명분을 내세운다 할지라도 한 거풀만 벗기고 살펴보면 거기엔 돈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 면죄부 발행, 유럽의 각 나라에서 유대인들을 추방한 사건들을 살펴보면 아무리 다른 이유를 거론한다고 해도 돈이 그 사건들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 부인할 수 없다.
이 책, 역사를 보는 눈을 새롭게 해준다. 새삼 돈의 위력을 실감하게 해주는 책이다.
문제는 그 돈의 위력이 부정적으로 작동한다는데, 우리 인류의 고민이 있다.
그런 고민도 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