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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경계와 융합에 대한 사유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장자> 읽기
박영규 지음 / 푸른영토 / 2021년 7월
평점 :
장자, 경계와 융합에 대한 사유
이 책은?
이 책 『장자, 경계와 융합에 대한 사유』는 『장자』를 새롭게 읽어보는 책이다.
『장자』에 관한 신선한 해석이 담뿍 담겨있다.
저자는 박영규, <노자와 장자, 주역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문학자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과와 동대학원 정치학과를나왔으며, 중앙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승강기대학교 총장, 한서대 대우교수, 중부대 초빙교수 등을 지냈다.>
저자의 저서 많이 있는데, 그 중에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인문학 리스타트』, 『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먼저, 이 책 저자의 활약상을 살펴보시라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서 활약하는 저자의 모습을 어떻게 묘사할까 궁리하던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을 만났다.
각종 데이터를 손으로 이리저리 옮기고 섞고 나눈다. 주문을 외우듯이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면 그에 관한 정보가 스크린에 자동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막대기나 손수건 따위를 들지 않았을 뿐 마법사들이 하는 동작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234쪽)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톰 크루즈가 범죄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바로 저자가 이 책에서 그런 초식을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면 그에 대한 자료가 주르륵 나타나고, 그와 관련된 것들도 연이어 나타난다. 그래서 ‘지식’으로 마치 조자룡이 헌칼 휘두르듯 종횡무진, 책 속을 누비고 있으니. 이 책에서 지식의 향연에 참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맘껏, 마음껏!
『장자』는 어떤 책인가?
『장자』는 반전의 미학이 있는 매력 덩어리 고전이다. (117쪽)
『장자』는 우화 형식을 빌려 초현실의 세계를 다룬다. (127쪽)
그러니 우화로 읽되 그 안을 꿰뜷고 있는 사상을 놓치지 마라
『장자』에 나오는 우화들이 우주와 인간, 물질에 대한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255쪽)
그렇게 『장자』에는 우주가 등장한다.
넓은 우주에서 본다면 나도 작은 티끌 하나 다스리는 것에 지나지 않소. (112쪽) (『장자』 추수편)
『장자』의 우화 속에 등장하는 광막지야(廣莫之野),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명해(冥海), 천지(天地)와 같은 표현들은 통칭해서 우주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 (220쪽)
『장자』는 철학 책인 동시에 심리학 책이다. (132쪽)
해서 저자는 여러명의 심리학자들을 동원하여, 『장자』의 해석을 돕는다.
프로이트를 비롯하여, 칼 구스타프 융과 알프레드 아들러가 그들이다. (100쪽, 130쪽 이하)
『장자』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204쪽)
『장자』가 오랜 세월 읽히고 있는 이유는 상식을 뛰어넘는 독창성 때문이다. (217쪽)
서른 세 편의 가운데 가장 깊이가 있다고 알려진 <제물론> 편에 나오는 이른바 호접몽 에피소드다. (236쪽)
『장자』를 읽는 방법
『장자』의 서술 구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질문의 책으로 읽어라
『장자』의 주요 에피소드들은 질문이 만들어낸 착품들이다. (215쪽)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원래 색깔이 그런 것일까? 아니면 워낙에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내 꿈 속애 나비가 등장한 것일까? 아니면 나비의 꿈속에 내가 등장한 것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장자는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인간의 감정과 의식, 물화(物化)에 대한 탁견을 내놓는다. (215쪽)
장자 사상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구분짓지 말고 두루 소통하라는 것이다. (219쪽)
그래서 저자는 『장자』의 핵심을 ‘경계’, ‘융합’, ‘미래’로 나눠 살펴보고 있다.
저자가 『장자』를 해석하는데 동원한 사람들, 도구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경계를 넘어 창조적 융합 현상이 발생할 수 있게 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 장자의 사유를 통해 추적해보고 있다. (7쪽)
장자의 사유를 추적하기 위해 저자가 동원한 도구가 여럿 있다.
이 책을 읽는데 그런 도구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필요한데, 그걸 알면 저자의 설명을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 것들, 미리 알면 좋을 듯하다.
오파린 - 홀데인 가설 (17쪽)
양자역학 (27,139,143, 252쪽)
불확정성의 원리
이중 슬릿 실험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막스 플랑크
또 이런 책들을 미리 읽었다면, 저자의 말 한마디로 백마디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
『열하일기』 박지원, 23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84
『코스모스』, 칼 세이건, 248,250,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144, 161,165
『노는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148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16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23
얼론 머스크는 이 소설을 읽고 우주개발계획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영화도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사용하는데, 그런 영화 보았다면, 훨씬 이해가 빠르고 정확하게 다가올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233
<Her> 44, 237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73
<해리 포터> 127
<반지의 제왕> 127
<스타트렉> 165
<매트릭스> 185,
<아이언맨> 226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창조하는 사람은 항상 낡은 것을 무너뜨린다. 미래, 가장 멀리 있는 미래를 그대들이 오늘 존재하는 존재 이유로 삼아라. (41쪽)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네 말이 느린 것이 아니라 네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는 말에다가 생각의 깊이와 진심을 담는 게 더 중요하다. (69쪽)
10년 후의 미래가 궁금하면 실리콘 밸리를 가보고 20년 후의 미래가 궁금하면 미디어랩을 방문해보라. (234쪽)
다시, 이 책은?
옛 고전을 가지고 최첨단시대를 읽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니 신기하다.
저자는 『장자』를 가지고, 현대 최첨단 과학인 양자역학을 읽어낸다.
덕분에, 『장자』를 보는 눈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더해서, 양자역학등 최첨단 기술을 좀더 이해하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그래서 일석이삼조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읽는 사람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이다.
아는만큼, 배우려 노력하는만큼 책의 내용을 소화하게 될 것이니. 해서 내 역량을 더욱 키워야한다는 것,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과학에 대한 지식이 장자의 세계를 한층 더 열어 보여주고 있다.
책 읽는 내내 『장자』를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