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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브로맨스 ㅣ 브로맨스 북클럽 2
리사 케이 애덤스 지음, 최설희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6월
평점 :
언더커버 브로맨스
이 책은?
이 책 『언더커버 브로맨스』은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
브로맨스 북클럽이 주연인 소설, 이번 권이 2탄이다.
저자는 리사 케이 애덤스 (Lyssa Kay Adams), <아주 어린 나이에 할머니가 읽던 책을 슬쩍 꺼내 보며 로맨스 소설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오랜 시간 언론계에서 일하며 수상 경력도 쌓았지만, 슬픈 결말을 너무 많이 써야 했기에 ‘언제나 행복한 결말’을 보장해주는 이야기로 돌아가기로 했다. ‘재미있고, 사랑스럽고, 살짝 마음이 아픈 이야기’라고 묘사된 바 있는 그녀의 작품들에는 최종 결정을 내리는 여자와 눈물 보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 그리고 개가 늘 등장한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로맨스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서 그에 대한 정의를 제시한 게 있는데, 이렇다.
서로를 신뢰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작가가 도입부에 설정해놓은 역경을 극복해가는 두 사람의 여정이라는 것 (218쪽)
그러니, 남 녀 두 사람의 주인공이 서로 믿지 못하는 관계에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신뢰를 하게 되고, 그 둘이 역경을 거쳐가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드디어 어떤 미션을 완성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럼 이 소설에서 남녀 주인공은 누구일까?
브로맨스 북클럽의 리더인 브레이든 맥이 남자주인공, 그 상대역은 개빈 스콧의 처제인 리브페펜드레아스다.
전편을 읽지 않았는데, 그 둘은 이미 전편에서 한 번 만난 사이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때는 그저 스쳐 지나갔었고, 이번 권에서는 진짜 일이 벌어지려고 그런지 만남에서부터 화끈한 신고식을 하게 된다.
주인공이 만나려면, 하늘도 땅도 도와주는 법, 그 만남의 장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컵케이크가 쟁반 위를 미끄러지는 모습이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천천히 재생됐다. 순간 균형을 잡는가 싶던 컵케이크는 영화에서 자동차가 절벽 끝에 매달리기 직전에 급정거를 한 것 마냥 쟁반 끝으로 훅 쏠렸다.
그녀가 파티셰로서 살아온 기나긴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브레이든 맥 이 자식을 어떤 식으로 죽여 버릴까 오만가지 상상을 하기에도 넉넉한 시간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오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제에엔자아앙…….”
그리고 중력은 본인의 소임을 다했다. (33쪽)
로맨스 소설의 남녀주인공이 만나는 장면, 저자는 심혈을 기울여서 가다듬고 가다듬어 내놓는다. 리브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데이트 하는 여성과 같이 온 브레이든 맥, 주문한 컵 케이크가 나오자 그걸 기념한다며 리브와 함께 사진을 찍는 중에 컵 케이크가 쏟아져 버린 것이다.
만남의 첫 장면은 다른 주인공들이 그랬던 것처럼 언제나 요란하다.
우리의 주인공 맥과 리브, 그 만남의 장면을 저자는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동작 하나하나가 한 컷, 한 컷 묘사된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 주인공의 마음속에 싹트는 사랑?
천만에! 사랑이 아니고 증오의 감정이 솟아오른다.
‘브레이든 맥 이 자식을 어떤 식으로 죽여 버릴까 오만가지 상상을 하기에도 넉넉한 시간이었다.’
이 자식을 어떻게 죽여버릴까? 그게 둘의 만남을 기념하는 감정이다.
그런 감정이 서서히, 차근차근 바뀌는 게 로맨스 소설이다.
그래서 이 둘은 그렇게 시작하여, 사랑에 골인하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산과 강을 건너는 모험을 시작한다.
이야기가 더 진행되기 전에 로맨스 소설이 지향하는 세계관이 어떤지 알아두자.
거의 모든 로맨스 소설에 들어있는 세계는 다음과 같다.
그런 책에서는 좋은 사람들이 언제나 이겼기 때문에 좋아했어요. 남자들은 언제나 용감무쌍했어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곧 그렇게 될 거였으니까요. (385쪽)
그러니 나도 그런 세계를 살고 싶다.
좋은 사람들이 언제나 이기는 세상!
그럼 여기에서도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등장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나쁜 놈이 등장한다.
리브가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 사보이의 운영주 로이스.
자기 레스토랑 여직원들을 성추행 혹은 성폭행하는 나쁜 놈이다.
리브는 컵 케이크 건으로 사장실에 블려갔다가 다른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로이스를 목격하게 되고, 그로 인해 해고당한다.
그러니 나쁜 놈이 나쁜 짓을 하다가 들통이 나니, 그걸 감추려고 더 나쁜 짓을 하는 것이다.
그 나쁜놈을 혼내주는게 남녀주인공의 미션이 된다.
해서 둘은 어느새 손에 손잡고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일을 하다가 서서히 서로에게 녹아들고, 스며들고, ..... (19금이라 생략한다.)
신문물의 등장
요즘 책을 읽으면서 새삼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부쩍 느낀다.
이 책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아주 최신 사항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 그런 대목을 만날 때마다, 그런 것들이 움직이는 세상이 되긴 되었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그는 구시렁거리고 시동 버튼을 누르고 차를 몰아나갔다. (209쪽)
헌 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몰게 되어 알게 된 문장이다.
차를 바꾸기 전에는 눈에 띠지 않았을 대목이다. 그전에 읽었다면, 이게 뭔 말이야, 했을 텐데 ‘시동 버튼을 누르고’가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녀는 사료바구니 안에 든 숟가락을 교체했다.
“더 이상 당신이랑 닭의 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쭉.”
“말 안 해주겠다면 내가 구글에서 찾아볼게요. 그러고 나면, 상상해봐요. 앞으로 팝업 광고창에 뭐가 뜨려나.” (171쪽)
알고리즘의 개가다. 구글 검색창에 어떤 것 하나 검색하고 나면 그 다음에 귀신같이 알아서 관련 광고가 뜬다. 알고리즘이 충실하게 서비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
그녀는 웃음을 지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우버를 불러 갈게요.”(39쪽)
우버 택시가 세아의 주차 진입로에 들어섰을 때는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기름이 떨어져서 우버를 불러 이리로 온 것이다.(379쪽)
우버. 아직 우리나라엔 아직 없다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역사는 말이야.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고 맞서겠다고 하기 전까지는 단지 자신이 한낱 주부라고, 한낱 비서라고, 또는 한낱 재봉사라고 생각했던 수천 명의 여자들로 인해 세워졌다. (394쪽)
착하게 사는 데 질릴 대로 질린 여자보다 세상에 강한 것은 없다. (394쪽)
다시, 이 책은? - 로맨스 소설로 합격이다.
얼마 전에 『로맨스로 스타작가』(리 마이클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로맨스 소설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그중에 이 소설을 살펴보는 데 적절한 몇 가지 항목이 있어 적어본다.
사랑에 빠지는 남녀 주인공
남녀 주인공의 갈등
관계를 유지시키는 강제 요소
끌리는 이유
주인공은 처음부터 등장해야 한다.
마지막은 해피엔드
이 소설은 위 항목들을 모두 충족시킨다. 해서 로맨스 소설로 합격점을 받는 데 손색이 없다.
아 참, 그리고 '러브신의 핵심은 성적 긴장감'이란 것도 있는데, 이 책 그 항목도 충실하게 반영해 놓고 있다. 아름답게, 그러나 역시 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