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와 철학자들 - 덕질로 이해하는 서양 현대 철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0
차민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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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와 철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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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 책 덕후와 철학자들은 <덕질로 이해하는 서양 현대 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철학책이다.

 

저자는 차민주, <철학과 디자인학미학경영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문학과 미술음악과 건축 뿐 아니라 여러가지 실용 예술들을 사랑한다이미지와 영상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및 UX, 문화에 대한 연구활동을 계속하는 중이며 홍익대학교에서 온라인에서의 이미지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논문으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저자가 철학 덕후인데, ‘덕후라는 게 이렇게 철학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하는 모양이다그럴 줄 알았으면나도 일찌감치 철학 덕후가 될 걸 그랬다.

이 책재미있고쉽다철학을 잘 요리해서 독자들에게 맛있게 먹여주고 있다.

 

철학은 무엇인가?

 

먼저 철학이란 무엇일까?

철학이란 라는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그 답을 찾는 일이다. (9)

 

이 간단한 정리가 보통사람들에게는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하여튼 철학이란 결코 쉬운 게 아닌데이 책은 덕질덕후를 자격으로또는 소재로 하여 마음껏 철학의 세계를 휘젓고 다닌다대단한 덕후요 덕질이다.

 

덕질로 해보는 철학

 

그런데 덕질을 어떻게 철학의 소재로방법으로 삼는다는 말인가그 예를 찾아보자.

 

데이비드 흄은 아름다움의 본질적 특성을 '줄거움'으로 보았다’(193)

그런데 덕질이 바로 저자에게는 아름다움을 찾는 놀이이다해서 덕질은 철학의 방편이 되는 것이다저자의 발언 들어보자,

 

덕질은 내게 쾌즐거움을 주는 아름다움의 맛을 찾는 놀이다.

취향의 공식을 끊임없이 리뉴얼 (기존의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하는 일이다같은 분야의 덕후들은 취향의 공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다같은 대상에게서 아름다움의 맛쾌를 느끼는 것이다. (195-196)

 

그래서 철학은 세상을 설명하는 방법이다’(163)라는 말이 타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저자가 덕질을 철학의 방법으로 삼아 세상을 설명하듯이르네 지라르는 욕망의 모방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있다. (163)

 

실존주의의 의미를 알게 되다.

 

저자가 덕후를 방편으로 하여 철학을 설명하는데그중의 하나지금까지 그 개념 파악이 되지 않아서 용어부터 헷갈렸던 것하나를 이 책에서 해결했다.

바로 실존주의라는 말대체 실존이 무엇인지?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읽을 때는 감이 오는 듯 하다가 책을 덮으면 다시 손에서 빠져 나가버리는 개념, ‘실존주의를 확실하게 감 잡았다!’

 

실존실존하는데 우리는 모두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나그런데 왜 굳이 실존주의라는 말을 하는지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설명하는 것을 듣고실존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먼저 본질은 실존에 앞선다라는 말을 살펴보자.

 

가위를 예로 들어보자.

가위는 우리 앞에 실존한다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가위는 왜 존재하는가가위의 본질은 물건을 자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따라서 가위의 본질을 종이를 자르는 것이고그 본질을 위하여 실존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통의 언어로 표현하면가위는 인간이 종이를 자르기 위해(본질쓸려고 만든 것(실존)이다.

따라서 가위에게 있어 본질(자르기 위한 것)은 실존(여기 있다)에 앞선다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말 본질은 실존에 앞선다-을 인간에게 적용시켜 보자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왜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외웠던 것처럼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는가그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된 사람의 본질이었던가?

 

아니다우리는 애당초 그런 목적은 전혀 없이 이 땅에 태어났다.

더 확실하게 말하면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없다아니 없는지 있는지 모른다그러니 본질을 모르고 실존만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태어나게 된 본질은 모른 채 실존하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실존주의라 하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 저자가 시도하는 설명이다이렇게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 보니 비로소 실존주의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본질이 실존에 앞서는 다른 물건과는 다르게 인간은 실존이 먼저라는 것이다. (49)

 

그럼 인간에게 본질은 무엇인가?

모른다알지 못한다그러니 살아가면서 주체적으로 스스로의 탄생 목적을 알아내고 달성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기표와 기의

 

그렇게 이해가 되는 게 또하나 있는데 바로 기표와 기의의 문제다.

 

소쉬르의 이론 살펴보자. (16)

기호(sign)는 뜻(기의)과 이름(기표)이 결합된 약속이라고 했다.

빨갛고 동그랗고 새콤달콤한 과일()을 사과(이름)라고 부르자’ 같은 약속이 언어기호다.

기호는 서로 소통하기 위한 약속이다.

언어 기호는 뜻과 이름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언어 기호는 이 언어로 표현되는 기호다.

소쉬르는 기호를 구성하는 기의()를 시피니에기표(이름)를 시니피앙이라고 이름붙였다.

 

여기서 소쉬르는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 고정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빨갛고 동그란 과일이 사과라는 이름을 갖는 것은 수평적이며 불변이라는 것이다.

뜻과 이름이 맞물려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40년후 철학자 라캉은 소쉬르와 다르게 시니피앙(이름)이 시니피에()을 지배한다고 보았다이름이 뜻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름이라는 그릇이 없다면 뜻을 담을 곳이 없다.

시니피앙이 시니피에를 지배한다는 것은 이름이 본체의 정체성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언어가 존재의 집이 되는 현상소쉬르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우리는 언어 속에서 구체적 본질의 사실즉 대상을 갖는다고 했다이름을 아는 것은 존재를 아는 것이다, (19)

 

그밖에도 정리할 게 많다여러 철학자등의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해 볼 수 있어의미가 있었다.

 

스피노자

 

스피노자는 외부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 기쁨과 슬픔을 경계했다왜냐하면 타인에 의해 발생한 감정은 타인이 나를 지배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1390

 

슬픔의 원인을 아는 순간그것은 더 이상 나에게 슬픔을 주지 않는다. (139)

 

자크 라캉

 

복권을 사는 것은 욕망놀이다. .

복권을 사는 것은 당첨될 확률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당첨을 욕망하는 쾌감을 사는 것이다복권은 당첨되기를 바라는 욕망에서 오는 쾌감이 큰 반면에 값이 싸서 가성비가 좋은 욕망놀이다. (153)

 

금지와 장애물이 없다면 욕망은 줄어든다.

금지와 장애물은 욕망의 불쏘시개이자 장작이다로미오와 줄리엣은 양가의 반대 때문에 더 불타올랐다. (154)

 

르네 지라르

 

모든 욕망이 자연발생적인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모방한다는 것이다. (163)

 

앙리 베르그송

 

기억은 과거의 시간이지만 지금 기억을 떠올리면 현재와 과거가 연결된다고 했다그래서 시간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200)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신화는 인류의 집단 무의식.

심리학자 오토 랑크집단적 꿈

철학자 롤랑 바르트하나의 언어 (245)

 

덕후 세계로 들어가보자.

 

나 또한 덕후 중의 하나라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지만덕후라는 세계에 용어로 경험하지 않아서 그런지낯선 용어가 많이 보인다.

 

현질 탕진 (32)

안여돼 : '안경 쓰고 여드름 난 돼지'라는 의미로 덕후의 외모를 비하할 때 쓰는 말. (63)

국룰 일반 상식 (81)

덕통사고 덕질을 시작하게 된 사건 (97)

입덕 어떤 분야에 푹 빠져 마니아가 되기 시작했다는 뜻. (97)

 

쿠크 (214)

쿠크다스라는 과자의 깨지기 쉬운 특성을 빌려와 깨지기 쉬운 덕심을 은유하는 명사로 쓰인다.

멘털이 쿠크다’, ‘쿠크 깨졌다하는 식으로 사용된다.

 

쿠크가 깨져서 탈덕한다.’

탈덕은 푹 빠져서 좋아하던 것을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실패란 목적을 가졌기에 생겨난 결과다. (53)

 

일상이 권태로울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거나 일부러 장애물을 투입시키면 삶은 흥미진진해진다. (158)

 

다시이 책은?

 

실존주의와 관련하여우리가 실존하는데그럼 본질은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주체적으로 스스로의 탄생 목적을 알아내고 달성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데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본질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여기서 탄생의 목적을 알아내는 방법이 여럿 있겠지만그 중의 하나이 책에 나타난 것을 옮겨본다.

 

신화와 관련하여 조지프 캠벨의 발언 하나가우리 인간의 본질을 찾아가게 만든다.

 

조지프 캠벨은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영웅신화블리스를 느끼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캠벨이 말하는 블리스(bliss)란 가슴이 뛰는 사명을 의미한다.

블리스는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이다블리스를 따른다면인생은 미로를 헤매며 숱한 도전과 시련을 헤쳐나가는 영웅의 여정이 될 것이다. (250-251)

 

그렇게 철학의 의미를 확실하게 해주고거기에 더하여 답까지 알게 해주는 이 책철학의 재미와 의미를 깨닫게 해준아주 가치있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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