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박경수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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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이 책은?

 

이 책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는 역사책이다역사의 역사적 순간을 바꿔놓은 질병그 사연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고나가야 마사아키, <1949년 지바현에서 태어나 1979년 나고야대학교 대학원 의학 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신경내과학을 전공했다현재 일본 국립병원기구 스즈카 병원의 명예 원장으로 있으며 파킨슨증과 ALS·근이영양증 등의 신경 관련 난치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

 

이 책의 내용은?

 

2차 대전이 막바지에 이르자전후 처리를 둘러싸고 연합국 정상들은 소련의 얄타에 모여 회의를 연다거기에는 소련의 스탈린영국의 처칠그리고 미국의 루스벨트가 모였다.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 난 후결과 몇 가지 중요한 조약이 체결되었는데대부분 소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대채 왜 그런 일이 생긴 걸까유추할 수 있는 한 가지 특기할 게 있는데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회의 내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앉아 있기만 했을뿐 토론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49)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시 2차 대전 때의 일이다.

영국의 해군 수장인 더들리 파운드는 당시 영국 해군을 총지휘하는 퍼스트 시 로드였다.

요즘으로 하면 해군참모총장’ 격인 인물이다. (120)

그런 그가 몇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1942년 6월 소련으로 향하는 원조물자를 가득 싣고 가는 수송선 33척을 호위하는 문제가 생겼을 때그의 지휘가 문제가 된 것이다.

독일 함대가 출몰하는 지역을 통과해야 하기에수송선단의 호위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었다.

작전 회의에서 그는 뜻밖의 결정을 내린다.

수송선단을 해산하고 각 함대들은 흩어져 목적지로 향하라.”

호위 함대는 스코틀란드 연안 정박지로 돌아가라.”

주위 참모들이 말렸으나 그의 명령은 바뀌지 않았고결국 수송선 33척 중 23척이 수장되고소련과 연합국간의 공동전선도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126)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에는 그렇게 의문을 갖게 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역사적 순간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리더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데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겼던 것일까?

우리가 리더들에게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정함을 지닌 전략형 두뇌의 지휘관이나 도무지 두려움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용감한 돌격형 지휘관이 그런 이미지다. (120)

 

전쟁을 지휘하는 장군이나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 또는 수상에게도 위의 이미지는 동일하다리더라면 응당 그런 모습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은 대체 무슨 일 때문인가?

이 책의 저자는 역사적 순간 그렇게 포착된 이연에는리더의 건강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그런 측면에서 역사적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첫 번째 사례인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우,

미국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최악의 대통령으로 만든 질병은 바로 고혈압 때문이라 진단한다루스벨트의 혈압은 300/170 mmHg 인 경우도 있었다 한다. (149)

 

두 번째 사례인 영국 해군 제독 더들리 파운드의 경우는?

저자는 더들리의 증세를 살펴본 결과 뇌종양으로 추정한다. (128뇌 속에 종양이 생기면 정신 기능과 함께 지적 기능도 저하되며이 경우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인격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바로 그런 증상이 더들리에게 나타난 것이었다.

 

이 책은 그런 사례를 비롯하여다음과 같이 세 파트로 나누어세계사의 갈림길에서 질병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Part 1_ 무서운 질병이 영웅과 군주의 뇌를 조종하여 세계사를 뒤흔들어놓다

Part 2_ 강대국 리더들이 결정적 오판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게 한 치명적 뇌 질환

Part 3_ 넘사벽 천재와 최고의 대가도 무릎 꿇게 한 끔찍한 질병

 

각 파트별로 각각 어떤 인물이 해당되는지알아보자.

 

Part 1 무서운 질병이 영웅과 군주의 뇌를 조종하여 세계사를 뒤흔들어놓다

 

잔 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 측두엽 간질/ 

로마 황제 막시미누스 하수체성 거인증·말단 비대증/

클레오파트라 코브라 독·중증 근무력증/

 

Part 2_ 강대국 리더들이 결정적 오판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게 한 치명적 뇌 질환

 

그랜트 장군 - 편두통 바이마르공화국 힌덴부르크 대통령 치매

영국 해군 제독 더들리 파운드 - 뇌종양 프랭클린 루스벨트 고혈압성 뇌출혈

히틀러 -  파킨슨병중국의 마오쩌둥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루게릭병)

브레즈네프 뇌혈관성 치매

 

Part 3_ 넘사벽 천재와 최고의 대가도 무릎 꿇게 한 끔찍한 질병

 

무하마드 알리 펀치드렁크 증후군시인 보들레르와 암흑가의 제왕 알 카포네 매독

우디 거스리 -  헌팅턴병리타 헤이워스 알츠하이머 증후군

운디네의 저주’ - 수면 무호흡 증후군바비 존스 척수 공동증

페라리사 후계자 -  근위축증

 

새롭게 알게 된다.

 

클레오파트라는 어떻게 죽었을까?

 

셰익스피어의 희곡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뱀에 물려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다아마도 셰익스피어는 독사에 물린 사람이 고통 없이 죽는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69)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는 자신이 모시던 여주인의 저승길 동무로 따라나선 시녀가 왕가의 자녀답게 고결한 최후를 맞이한’ 그의 죽음을 로마군에게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전했다고 한다. (70)

 

사람이 코브라에 물리면 즉시 눈꺼풀 등의 얼굴 근육에 이상이 생겨 몽롱하게 졸린듯한 표정을 짓게 된다클레오파트라의 시신을 본 사람들이 그가 편안하게 잠자듯 저세상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공기를 들이마시지 못해 가슴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데아무리 손을 허우적대려 애써보아도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고 숨이 끊어지듯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고통스러움을 나타내는 표정조차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방울뱀 등의 독에는 마약과 같은 작용을 하는 오피오이드 펩타이트 (opioid peptide) 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니어쩌면 클레오파트라의 몸속으로 코브라의 독이 들어갈 때 고통을 덜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 함께 들어갈 수도 있다. (71)

 

그러니저자가 살펴본 바와 같이 클레오파트라가 코브라를 이용해 죽었다면혹시라도 고통을 덜 느끼면서 죽어갈 수도 있었겠다.

 

소련과 중국의 지도자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는?

 

소련의 지도자 브레즈네프는 비만형 체질에 지병인 당뇨가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골초였으며거의 날마다 말술을 마셨다.

그 결과 그는 치매로 시달리면서마지막 몇 년 동안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지내면서도 사직하지 않고 최고 지도자 자리를 고수했다. (205)

 

그를 둘러싼 정치적 지형이 그를 대신하여 다른 후계자를 찾는 것보다그런 상태의 브레즈네프를 세워놓고자기들의 권세를 부리는 게 훨씬 좋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80세가 넘어서자 언어장애에 시달렸으며근위축 측삭 경화증(루게릭병)으로 보행 장애 그리고 심지어는 손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된 의사소통도 불가능하게 되었다오직 그 옆에 수발들던 개인 여비서만이 그의 입술의 움직임을 겨우 알아볼 정도였다 한다.

 

이런 역사의 이면에 있던 이야기들은 정사 역사 기록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브레즈네프 이후 소련의 급격한 쇠락에 이르는 과정과 중국에서 마오쩌둥 사후 일어난 변화에 대한 기록도이 책을 통하여 그 숨겨진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시이 책은?

 

저자가 의사인지라저자가 이 책에 나온 질병을 먼저 앞세우고그 질병을 설명하는 식으로 책을 꾸몄다면나는 이 책을 잡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지 않고저자가 역사 차원에서 질병을 바라본 게이 책을 흥미있게 만들고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집어 들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저자가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많은 위인과 유명인이 질병으로 고생했고결국은 그 질병이 그 사람을 움직이고더 나아가서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는 점에 착안하지 않았더라면역사를 움직인 숨어있는 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서 역사와 그 역사를 움직인 위인 그리고 그 위인을 움직인 질병이렇게 세 개의 연결구도를 이해하게 된 것저자의 덕분이다.

 

역사란 게 참으로 묘하다묘한 부분과 우연인 부분이 함께 하는 가운데 역사의 바퀴는 굴러간다그걸 알게 해준 책이다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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