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 지금껏 말할 수 없었던 가족에 관한 진심 삐(BB) 시리즈
김별아 지음 / 니들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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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이 책은?

 

이 책 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지금껏 말할 수 없었던 가족에 관한 진심>을 담아 쓴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김별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데뷔 초기 사회변화와 함께 불어닥친 혼란을 개인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개인적 체험을 발표해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이후 소재의 다각화에 몰두한 축구전쟁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의 내용은?

 

가족을 주제와 소재로 한 에세이집이다. 2009년 출간된 가족 판타지의 개정판이다.

 

가족이란 절체절명의 가치나 인류 최고의 제도이기 이전에 관계’(142)라는 저자가 우리나라의 가족 제도와 본인의 가족에 대하여 풀어놓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가족부모와 자식결혼그리고 아이 양육에 이르기까지가족이란 범주에 포함되는 모든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목차를 통해가족이라는 제도를 통해 얼마나 많은 관계가 형성되는지 살펴보자.

 

가족식구아버지어머니형제자매.

결혼이혼

시어머니아내아이.

 

이런 얽히고설킨 관계속에서 는 살아간다그러니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족언제나 현재 진행형 이야기가 맞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인생을 제법 살아온 저자의 말에 귀기우릴 게 많다몇 가지 적어둔다.

 

가족이 탄생하는 여러 가지 사유중에 주목해야 할 것은 결혼과 출산이다.

출산으로 아이는 저절로 가족 구성원이 되지만결혼의 경우남편과 아내양 당사자는 자신의 판단과 결단으로 가족 구성원이 된다출산과는 다르다해서 신중해야 하는데그게 그리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되어버린 이혼 풍조를 말하기에 앞서나는 우선 결혼에 대해 다시 말하고 싶다문제는 이혼을 너무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결혼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다결혼을 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까지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몰아넣어야 속이 후련한 사회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상 상태로 분류하고서야 안심하는 사회에 먼저 이혼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결혼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어른으로 인정하지 않고 어린애 취급을 하며독신인 상태에서는 명절 가족 모임에 참석하기조차 두렵게 만드는 풍조가 등 떠밀려 하는 결혼준비되지 않은 결혼남들처럼 되기 위해 하는 결혼을 조장한다. (.133~134)

 

떠밀려 하는 결혼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독신을 비정상이고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기에떠밀려 하는 결혼이 생긴다그래서 저자의 발언일리가 있다.

 

아이 양육에 대한 태도 - ‘백지론

 

아이들을 양육할 때 부모들이 취해야 할 태도 중에 거론되는 백지론이 있다.

 

아이들은 백지 같아서 거기에 무엇이든 그려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그리는 대로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믿죠하지만 천만에그건 엄마들의 오해예요사람은 모두 다르게 태어나요아이들은 각각 자기만의 밑그림을 가지고 있다고요엄마가 할 수 있는 건그 밑그림이 어떤 것인지 가만히 살펴봐 주는 것뿐이에요엄마가 할 일은 없는 재능을 만들겠다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아무리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재능이라도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북돋워 키워주는 게 전부라고요. (165-166)

 

해서 부모의 생각을 아이의 백지에 그려 넣는다는 생각이제 바뀔 때가 된 것이다.

 

아가멤논 공포가 없는 남성들

 

여기 남편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있다.

 

아내가 여자라면 남편은 그토록 쉽게 긴장감을 잃고 낚은 고기에는 미끼를 주지 않는’ 작태를 벌일 수는 없을 것이다작정만 하면 충분히 9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에 귀가할 수 있음에도 밤거리를 서성거리며 한없이 2, 3차를 외쳐 댈 수는 없을 것이다여자는 10분만 늦어도 쌩하니 돌아서 가버리지만 아내는 이슥한 밤을 넘어 새벽까지도 한결같이 자신을 기다려주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일본의 정신과 의사 사이토 사토루는 아가멤몬 공포가 없는 남성들이러고 표현한다.

아가멤논은 호메로스의 대서사기 일리아스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총사령관이다아가멤논은 기나긴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돌아와그가 집을 비운 사이에 바람난 아내와 정부에 의해 살해된다. (위의 책, 148-149)

 

아가멤논그는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군 총사령관으로 미케네 왕국의 왕이었다그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원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정작 그를 맞이한 것은 죽음이었다전쟁터에서 살아남아 집에 돌아온 그는집에서 아내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그가 전쟁터에서 지내는 동안 집에서는 그를 죽이려는 계획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스킬로스는 오레스테이아』 3부작 ? 『아가멤논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자비로운 여신들』 ?에서 이를 잘 묘사하고 있다.

 

아가멤논은 집으로 돌아와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의 손에 욕조에서 무참하게 살해된다.

 

아내는 10년 전에 남편이 천여척의 함대를 이끌고 트로이로 향할 때바람이 불지 않아 출항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제물로 딸 이피게네이아를 바친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남편을 살해하려고 했고그녀의 정부는 아가멤논의 아버지 아트레우스가 자기 아버지를 추방하고 형들을 살해한 데 대한 복수를 하려고한 것이다.

 

그러니 아가멤논이 죽게 된 이유는 그가 단순히 집에 늦게 돌아온 것이 아니지만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한 사건으로 기록된 것이기에그의 이름이 아가멤논의 공포라는 개념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러니 아가멤논의 죽음을 그리스 고전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그게 의식이 되어서 집에 일찍 일찍 들어가려고 할 것 같은데아닌가?

 

사이토 사토루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포감 없는 용감무쌍한 남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애당초 가정을 가진 이상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지 않을까자기를 버리고 집을 나가 버리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항상 가지고 있지 않으면 성숙된 남자라고 말할 수 없다.”(148-149)

 

그에 따르면 적어도 아가멤논의 공포’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만성숙한 남자가 되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무지도 때로는 무례가 된다. (67)

 

사람들은 죽음보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다. (73)

 

어떤 심리학자는 현대의 아이들이 불행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부모의 눈에 너무 잘 띄는 것이라고 한다. (105)

 

가족이란 절체절명의 가치나 인류 최고의 제도이기 이전에 관계. (142)

 

다시이 책은? - <이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 책에서 한 꼭지만 골라보라면, <아이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이다.

 

스물여덟에 엄마가 된 저자아이를 기르면서 먼저 아이에게 가르친 것이 많다는 것으로 이 꼭지를 시작한다걸음마용변 가리기수저질하는 것말과 글도 가르쳤다.

 

그런데그 다음에 그 아이로 인해 저자가 배운 것은무엇이었던가?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아이가 아니었다면나는 누군가를 먹이고 어르기 위해 한밤중에 꿀 같은 잠을 억지로 밀쳐내며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나는 펄펄 끓는 불덩이를 안고 새벽에 응급실로 뛰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나는 우리 주변에서 그토록 많은 턱과 계단이 존재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176)

 

아이가 아니었다면?

아이가 아니었다면?

 

아이가 아니었다면나는 빙그레 머금는 웃음에 온 세상이 환해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176)

 

아이가 아니었다면?

이쯤 해서결혼해서 아이를 키워본 독자들은 여기 글을 이어가면서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이가 아니었다면나는 ....하는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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