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무엇인가
테리 이글턴 지음, 이강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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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무엇인가

 

이 책은?

 

이 책 문화란 무엇인가은 문화 비평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테리 이글턴 (Terry Eagleton), <영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화비평가이자 문학평론가. 1943년 영국 샐퍼드의 아일랜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영국 문화 연구의 창시자인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제자로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했다옥스퍼드대학교와 맨체스터대학교 영문학 교수를 거쳐 현재 랭커스터대학교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세기 이후 영미문학을 주로 연구했으며문학사상론포스트모더니즘정치이념종교 등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저술활동과 사회참여를 병형해왔다.> 

많은 저서가 있는데그 중 셰익스피어 정치적 읽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다면적인 의미가 있는 문화에 대하여여러 가지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문화와 문명의 차이점그 다음에 문화주의의 원칙들 - 다양성복수성혼종성포용성 - 을 살펴본다.

문화의 개념을 에드먼드 버크와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의 견해를 중심으로 논한 다음에

그 다음으로는 T.S 엘리엇과 레이먼드 윌리엄스그리고 오스카 와일드의 생각을 살펴본다.

 

특이한 점은 이런 저자의 발언에서 나타난다.

 

명민한 독자들은 스위프트버크와일드에서 아일랜드의 반식민주의 정치에 이르기까지아일랜드의 모티브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9)

 

그러고 보니여기 등장하는 인문들의 대다수가 아일랜드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고저자 또한 <영국 샐퍼드의 아일랜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해서 책을 읽다보면중간 중간에 아일랜드의 식민지와 독립에 대한 언급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문화란다음 네 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예술적이고 지적인 작업들 전체

둘째정신적이고 지적인 발전 과정

셋째사람들이 살아가며 따르는 가치관습신념상징적 실천들

넷째총체적 삶의 방식 (13)

 

문화와 문명의 관계 

 

이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는데그중 몇 개 발언 기록해 둔다.

 

문화라는 단어는 애초에는 문명과 동의어였고한동안은 그렇게 사용되었다. (32)

 

일상의 경험이 삭막하고 빈곤해질수록그와 대조적인 방식으로 문화는 이상적인 것으로 홍보되었다문명이 더 지독스럽게 물질적으로 변해갈수록문화는 더 고귀하고 현실 초월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4)

 

문명은 사실의 문제가 된 반면문화는 가치의 문제가 된 것이다. (23)

 

문명은 문화의 전제조건이다. (25)

 

문화는 자신이 일정한 정신적 기반을 대여해주려 애쓰는 바로 그 문명이 만들어낸 피조물이다. (25)

 

에드먼드 버크와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 등

 

이 책에서 문화를 논의하기 위해 동원된 학자들은 다음과 같다.

 

에드먼드 버크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프리드리히 실러, T. S. 엘리엇레이먼드 윌리엄스오스카 와일드 등 시대를 대표한 사상가들이 총동원된다.

 

이 책을 통하여 그들의 생각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문화그 필요를 논하지 마라.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가 등장한다.

 

거너릴 제 말 똑똑히 들으세요.

한 집에서 시중 들 종자가 별도로 25, 10, 5명이 무슨 필요가 있어요?

그 두배의 하인들이 아버지의 시중을 들려고 대기중인 마당에

리건 한 명은 무슨 필요가 있어요?

리어 필요를 따지지 말아라(reason not the need). 우리 중에 가장 비천한 거지들도 가장 가난한 그들의 소유 가운데 잉여를 가지고 있다. (2막 4)

 

딸들에게 나라 전부를 주고 난 다음에 마음 편하게 여생을 보내려 한 리어왕은 뜻밖의 난관에 봉착한다나라를 받아 챙긴 딸들이 아버지의 시종 수가 많다며 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때 리어왕이 한 말, “필요를 따지지 말아라는 인구에 회자되는 말이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말을 다음과 같이 반추하고 있다. 

장식이란 단순한 필요를 채운 후에 남은 것이라는 의미로우리가 문화에 부여하는 의미 중 하나다. ( …… )

과잉의 필요가 그 자체로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이에 대한 가장 면밀한 탐구는 리어왕이다가령 농담이나 녹색의 술 사르트뢰즈처럼 유용성을 뛰어넘어 실용적 면이 전혀 없는 것들에 기뻐하는 것도 우리의 본성이다. ‘남아돈다는 것이 반드시 무가치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39-40)

 

문화가 물질적 필요를 넘어서는 일은리어왕이 인식하고 있듯우리의 본성이다. (144)

 

저자는 리어왕의 발언을 매개로 하여 잉여와 필요를 문화에 대입하여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욕망의 선한 쓰임새

 

욕망은 결핍으로 존재를 뒤덮고주어진 것을 넘어 손아귀를 벗어나는 모든 것을 향하도록 우리에게 박차를 가하면서인간을 구멍 난 존재로 만든다이런 의미에서 욕망은 문명화된 존재를 움직이는 원동력 자체라고 할 수 있다. (41)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 본 문화

 

18세기 후반 산업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문화는 유명해졌지만한편으로 혁명 개념에 대한 질책이기도 했다거의 같은 시기에 문화는 낭만적 민족주의 언어에서 핵심 개념이 되었다.

 

19세기가 시작되자 문화 개념은 식민주의와 인류학에 대한 논의에 휘말려들었으나 또한 시들어가고 있던 종교적 가치의 대체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에 문화는 주요 산업의 하나로 성장해서 전례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의 의식 속으로 들어갔다.

 

20세기 중반문화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갈등에 있어 핵심 요소즉 다문화주의와 정체성 정치라는 모습으로 현재 우리 시대에 불쑥 등장한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147)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가 향상할 수 있다는 말은 우리 자신 내부에 창조적 힘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우리가 스스로 향상할 필요가 있다는 말은 그보다는 덜 낙관적인 이야기를 함축한다.

그리고 결코 본성에 양육이 담기지 못하는 이들이 언제나 존재하는데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자비로운 인물 프로스페로는 추악하고 무도한 칼리반을 그런 사람이라고 보았다. (44-45)

 

다시이 책은?

 

이 책의 결론은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결코 핵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결론에 이르기까지다양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는데저자의 마지막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문화를 말하는 이들이 문화 개념을 과장되게 부풀리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핵심으로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면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다. (203)

 

그런 결론이지만이 책을 통해 얻는 수확에 대하여는 입을 다물 수 없다는 점밝혀둔다 

문화라는 개념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문화의 기능에 대한 논의 또한 살펴볼 만하다는 것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점점 문화에 대한 생각이 넓고 깊어진다는 것역시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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