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토 - 추리 문학 형식의 철학 소설

 

이 책은?

 

이 책 구토는 소설이다. 소설이자 철학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장 폴 사르트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프랑스의 작가이며 철학자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 어렵다는 것부터 말해두자.

나만 어려운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모두다 어렵게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참 어려운데, 그래도 길은 있다. 읽다보면 이 책을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 감이 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세 가지 방향으로 살펴보면서 읽었다.

그걸 설명하기 전에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앙투안 로캉탱이란 사람이다.

지리적 위치는 프랑스의 부빌이란 곳이다. 물론 가공의 지명이다.

로캉탱은 부빌에 거주하면서 도서관에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롤드롱 후작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하고 있다. 롤드롱 후작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목표다.

그는 혼자 살고 있으며(25), 거처는 프랭타니아 호텔이다. (194)

 

또 다른 인물이 있는데, 그와 도서관에서 조우하는 독학자이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과거의 여인 안니가 있다.

 

이렇게 세 사람이 주요인물이고, 나머지는 굳이 여기 소개할 필요가 없다.

 

그런 세 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이 소설, 나는 이렇게 읽었다.

 

첫 번째는 줄거리를 가진 소설로 읽었다.

 

로캉탱과 독학자, 그리고 로캉탱의 연인이었던 안니.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설을, 줄거리를 파악하며 읽었다.

다시 말하자면 로캉탱과 안니 두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연애소설로 읽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존재와 부조리를 말하는 철학서이다.

저자는 주인공 로캉탱을 혼자 지내는 것으로 설정해놓았다. 연인이었던 안니와도 헤어진 상태다.

 

나는 혼자 산다. 온전히 혼자 산다. 나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다. 결코 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받지도 않고 주지도 않는다.” (25)

 

그렇게 혼자 사는 로캉탱은 그래서 홀로 존재하는 자신으로부터 시작하여 철학적 탐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존재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 권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존재할 권리가 있다. 고로 나는 생각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239)

 

그리고 그 존재에 대한 성찰을 통하여 그는 부조리에 도착한다.

 

사실 내가 그 다음에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 이 근본적인 부조리로 귀착된다. 부조리, 이 역시 하나의 단어이다. 나는 단어들에 맞서 싸운다. 거기에서 나는 사물을 직접 접촉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이 부조리의 절대적인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해보고 싶다. (하략) (301)

 

세 번째는 구토' 그 자체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구토' 가 시작되는 것부터 그 과정 그리고 그것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마치는 데까지, 구토'를 키워드로 하여 작품을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구토'는 존재와 부조리 항목과 연결되기도 하지만, 워낙 '구토'라는 말 자체가 유명하니까 별도로 뽑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 구토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14, 34, 51, 53, 59, 61, 143,158, 184, 286, 287, 295, 301, 305, 306, 362, 364, 399쪽에서다. 몇 군데만 인용해 본다.

 

이제 알겠다. 내가 언젠가 바닷가에서 그 돌멩이를 들고 있었을 때의 느낌이 분명히 생각난다. 그것은 일종의 달착지근한 욕지기였다. 얼마나 불쾌한 느낌이었던가! 그 느낌은 분명히 돌멩이로부터 왔다. 돌멩이에서 내 손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래, 그거였다. 바로 그거였다. 손안에 느껴지는 일종의 구토증이었다. (34)

 

기분이 안 좋다! 아주 안 좋다. 그게 느껴진다. 그 고약한 것이, 그 구토가 느껴진다. 그게 날 카페에서 덮쳤다. (51)

 

카페란 카페 랑데부 데 슈미노란 곳이다, 그곳의 여사장과 주인공은 육체적으로() 관계가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이곳이 중요한 곳인데, 주인공은 이곳에서 구토를 심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이 곳에서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존재의 비밀을, 내 구토의 열쇠를, 나 자신의 삶의 열쇠를 발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301)

 

다시, 이 책은?

 

사르트르는 철학자와 동시에 소설가가 되는 것을 꿈꿨다고 한다.

이 책 구토는 그가 본격적으로 쓴 소설로,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 어렵다고 정평이 나있어 쉽게 펼치기를 망설이는 작품인 것 또한 맞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고심을 많이 했는데, 위에 언급한 것처럼 세 가지 방향으로 살펴보면서 읽으니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더하여 이런 노래도 배치해 놓아, ‘구토'를 이해하도록 해 놓았다는 것, 말해두고 싶다.

저자가 숨겨 놓은 힌트를 찾아가면서 읽어보는 추리 문학 형식의 철학 소설이라 하면 될 것이다.

 

Some of these days  머지않아서

You'll miss me honey  당신은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

 

주인공 로캉탱은 카페 랑데부 데 슈미노'에서 <Some of these days> 라는 노래를 듣는다.

위에 인용한 것은 그 노래의 한 부분이다.

주인공은 그 노래, 그 부분을 듣다가 이런 경험을 한다.

 

방금 일어난 일, 그것은 구토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정적 속에 목소리가 드높이 올라가자, 나는 내 몸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을, 구토가 꺼져버리는 것을 느꼈다. 한순간에 말이다. (61)

 

이 노래 가사는 이 소설에서 몇 번- 61, 404, 그리고 409- 이고 반복되며, 주인공이 부빌을 떠나는 순간까지 다시 듣고 싶어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