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쓰기 - 삶의 의미화 에세이 작법, 개정 증보판 세상 모든 글쓰기 (알에이치코리아 )
이정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세상 모든 글쓰기 - 수필 쓰기

 

이 책은?

 

이 책 수필 쓰기<삶의 의미화 에세이 작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수필 쓰는 법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이정림, <수필가. 1974한국수필의 전신 수필문예6호에 얼굴을 발표한 이후,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기 시작하였고, 조연현문학상, 조경희수필문학상 본상, 올해의 수필인상, 김태길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에세이21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거 완전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잘 못 알고 있었던 게다.

수필이 무언가, 잘 알고 있다 싶었는데, 이거 완전 다른 것을 수필이라 여겼던 것이다

 

그런 잘못, 오해 이 책으로 바로 잡는다.

그 대표적인 오해가,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쓴다는 것.

아마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었던 기억, ‘수필은 붓 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쓴다는 말이 지금껏, 뇌리에 박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수필을 만만히 보고, ‘그거 대충 그까이 것’, 하는 식으로 머리에서 떠오르는 것, 몇 가지 적당히 적어 배열해놓고는 나름 수필을 써왔고, 잘 안다고 했던 것이다.

 

이 책, 먼저 그 점 짚고 넘어간다.

 

수필은 붓 가는대로 쓰는 글이 아니다.

 

<수필의 전제>라는 글꼭지,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글이다.

그 꼭지에 첫 번째로 등장하는 내용이다.

 

수필은 붓 가는대로 쓰는 글이 아니다.

 

수필이 어떤 글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다.’라는 말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말은 김광섭의 <수필 문학 소고> 라는 글에서 비롯되었다.

(……)

우리는 이 문구를 수필은 그저 아무렇게나 쓰면 되는 글인 것처럼 가볍게 해석하고 말았다. 이 안이한 해석은 마침내 수필의 품격을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수필의 문학성조차 위협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 되었다. (14)

 

맞다. 그래서 나같이 수필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럼, 그 말,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김광섭이 말한 붓 가는 대로라는 표현은 어디까지나 달관과 통찰과 깊은 이해가 인격화된사람이 자기의 생각을 편안하게 풀어낸다면, 그 글은 글자 그대로 붓 가는대로쓴 것처럼 보일 것이라는 말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14)

 

이렇게 수필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게 한 다음에, 수필의 모습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있다.

그게 <수필의 전제 부정으로 짚어본 수필 바로 알기>라는 항목이다.

 

수필은 형식이 없는 글이 아니다.

수필은 신변잡기가 아니다. 등등

 

형식이 없다고 착각하기에, 수필은 주변의 일을 쓰면 된다는 착각 때문에, 자기 자랑으로 일관하는 신변잡기식 수필이 넘쳐나는 게 아닐까?

 

수필 쓰기 전에 이런 것, 명심하자.

 

<2장 좋은 수필의 6가지 조건>에 나오는 내용이다.

항목을 적어보자. 수필 쓰려는 마음에, 그리고 붓 가는 대로쓰는 그 붓과 손에 새겨두어야 할 것들이다.

 

수필의 언어 - 언어의 사용은 글의 품위와 직결된다

수필의 문장 - 간결하고, 소박하고, 평이해야 한다

수필의 미문 - 꾸밈이 화려한 문장을 경계하라

수필의 표현 -  한 가지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오직 한 가지 말밖에 없다

수필의 감정 - 미움·슬픔·기쁨 같은 감정을 원색적으로 드러내지 말라

수필의 소재 - , 수필감이다!’ 하는 직관이 작용하는 것을 소재로 잡아라 

 

이런 주의사항을 새겨보면서, 그 주의사항을 명심함은 물론, 우리가 흔히 스쳐 지나가버리는 것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수필의 문장은 간결하고, 소박하고, 평이해야 한다. (94)

 

그런데 이 문장에 등장하는 간결’, ‘소박’, ‘평이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가?

소박이란 말에 걸렸다. 이 말을 그저 사전적 정의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소박하다는 것은 아름답기 위해 일부러 꾸미지 않는 것을 뜻한다. 감동은 진솔한 데서 오며, 진솔함은 소박한 문장에서 빛이 난다. 수필에서 아름다운 문장이란 미사여구가 동원된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문법에 맞는 완벽한 문장으로서, 글의 깊이에 가라앉아 있는 철학이 공감의 빛을 발하는 문장을 말한다. (94)

 

3수필, 어떻게 써야 할까?

 

수필을 쓰려는 사람, 수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음 사항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붓을 들 때마다, 꼭 새겨, 종이에 수필이 진짜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필의 서두 - 글을 쓰고자 한 동기에서 출발하라

수필의 구성 - 직렬 구성·병렬 구성·연역적 구성·귀납적 구성

수필의 문단 - 문단 구성은 생각의 구슬을 꿰는 것과 같다

수필의 결미 - 생각의 여운을 미진처럼 남겨두라

수필의 제목 - 주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짧고 간결하게

수필의 퇴고 - 문장에서 일필휘지란 없다

 

그러자매, 글쓰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저자는 이를 위하여 부록으로 <글쓰기의 기초>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 부분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문장삼이(文章三易)라는 말이 있다. 보기 쉽고, 알기 쉽고, 읽기 쉬운 문장을 쓰라는 것이다. (95)

 

한 가지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오직 한 가지 말밖에 없다. - 플로베르 (100)

 

우리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표현하는 데는 한 가지 말밖에 없다.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 동사밖에 없고, 그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한 형용사밖에 없다. - 모파상 (100)

 

다시, 이 책은?

 

수필 쓰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자칭 수필가들이 도처에 범람하고 있다.

자기 자랑으로 일관하는, 교양(?)넘치는 수필가들이, 붓 가는대로 쓴 수필집이 수필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게 사실이다.

그래서 자기 멋에 겨워 붓 가는대로 쓴 수필집이 수필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이 책은 그런 수필 세계에 대한 따끔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해서 이 책을 읽고, 깨달으면, 수필의 제 모습을 찾아가는 그런 수필가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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