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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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이 책은?

 

이 책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후루이치 노리토시,

<소설가이자 사회학자로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SFC 연구소 방문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관심사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그는 복잡한 이론 연구를 지양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진짜 사회속에서 각종 사회 문제들과 정면 대결한다. 이 젊고 도발적인 사회학자가 장차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일본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지금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 드러날 일본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쇼타, 대학을 졸업한 사회인이다.

직업은 유리창을 닦는 일이다. 도쿄의 고층 빌딩에 올라 밖의 창문을 닦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곤돌라에 올라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닦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같이 작업을 하는 파트너는 미사키, 여성이다.

그렇게 유리를 닦고 있던 중, 어떤 노부인이 살고 있는 집을 쳐다보게 되는데, 그 여인은 창문에 3706이란 숫자를 써놓는다.

 

그런데 창문에 뭔가 묻어있는 게 보였다. 얼굴을 가까지 가져가 보니 그것은 오염 물질이 묻어있는 게 아니다. “3706” 창문 안쪽에서 립스틱인지 뭔지로 쓴 것이다. 그 뒤로는 그냥 검은 색 커튼 뒤에 노부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도는 없다. (29)

 

그런 숫자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쇼타, 드디어 그 부인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 부인은 쇼타에게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반전이란 이런 것이다.

 

, 그런데 이 소설 반전의 재미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맨 처음 장면에서 고층빌딩에서 작업을 하던 중에, 의외의 사건이 발생한다.

같이 작업을 하고 있던 미사키가 뜻밖의 작업(?)을 걸어온 것이다.

그래서 하늘 가까이 있는 그 곳에서 뜻밖의 작업이 벌어진다.

그 작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독자들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순간,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이 그렇고 그런 소설 아닌가?

그래서 쇼타가 3706호를 찾아갈 때에, 묘한 긴장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거, 그 집에 가면 어떤 일이, 어떤 새로운 작업(?)이 펼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아닌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기야, 그게 소설가의 능력이다. 소설의 기법,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기대감으로 충만하게 해서 넘기게 하는 능력, 작가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확실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 노부인은 쇼타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부탁이 뭐냐 하면 사진을 찍어 와 달라는 거예요.” (54)

 

, 노부인은 쇼타에게 빌딩 유리를 닦으면서 밖에서 안에 있는 집들의 모습을 찍어오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어가면서 역시 그렇군,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이 되는군하고 생각했다면? 작가의 작업에 놀아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 이야기라면, 굳이 소설가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나설 리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반전에 반전, 그리고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상황과 만나게 된다. 그 내용,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자.

 

저자는 소설가이며 사회학자다.

사회학자로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심각한 문제 하나를 소설로 녹여내 보여 주고 있다는 점만, 말해둔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베르사이유 궁전에 관한 새로운 사실.

베르사유궁전에 가본 적 있어요?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건, 호화찬란한 샹들리에나 한껏 꾸며놓은 거울의 방이 아니라 입구에 틀어놓은 비디오였어요. 그걸 보니까 궁전을 너무나도 넓게 만들어놓은 바람에 왕은 거처하는 동안 거듭해서 방을 작게 만드는 개축을 했다는 거예요. 웃기는 이야기지요? (118)

 

그래서 침대 위에 설치하는 캐노피도 개발된 이유가 그런데 있을 것이라는 것. (119)

 

다시, 이 책은?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가치를 지닌 빌딩, 그 안에서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살아간다.

 

그런데,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 행복은 차치하고 당장에 맞닥뜨리는 고독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쇼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노부인의 말, 들어보자.

 

고층 맨션이라는 곳은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위에도 아래에도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기척 같은 것조차 느낄 수 없지요. 정말로 도쿄의 빌딩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 어때요, 안 될까요? (55)

 

그런 질문, 의문, 그 노부인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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