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의 인문학 -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
권기복 지음 / 웨일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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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한 컷의 인문학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한다는 차원에서 인문학의 주요 개념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그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 특기할 만하다.

 

저자는 권기복, <인문학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다. 현재는 읽고, 쓰고, 그리는 생활인문인. 삶에 대한 작은 공부들이 모일수록 좋은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 어려운 인문학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림과 글재주를 그러모아 어려운 것들 중에서는 가장 쉽게 느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인문학을 전제로 하여 다음 개념을 할 수 있는 한 설명해 보시라, 는 과제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사랑, , 자유주의, 마르크스 주의, 공화주의

 

그럼 난, 이 책으로 승부를 보겠다.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숙독, 열독, 하여 그 내용을 숙지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말하고 싶다.

 

저자의 이런 말에 적극 동감하기 때문이다.

지식이라는 것이 때로는 첫술에 배부르기는커녕 단 한 톨만으로도 소화불량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인문학에 대한 정수를 맛보기도 전에 거부감부터 생기는 건 아쉬운 일이다. 생활인문 인인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장을 넘겨보면 알겠지만 소화가 잘되게끔 거대한 지식을 잘게 썰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고명처럼 관련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글에 대한 부연설명일 수도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글에 그림을 곁들여 삼켜보자.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 다음 문단으로 나아가기가 수월할 것이다. (6)

 

이 책의 특징 몇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저자가 그린 그림이 그 첫 번째다.

예를 들어보자.

마음의 감옥이라는 말은 테일러가 사용한 것이다.

 

모든 관심이 바깥으로 향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내면에만 집중되니 고독이 찾아오고 점점 삶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일상의 작은 기쁨에만 집착하게 되고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지를 잃게 된다. 이를 가리켜 테일러가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표현한 것이다. (283)

 

개인주의의 비참한 모습을 잘 묘사하는 글이고, 그림이다.

 

그림으로 마음의 감옥에 갇힌 자들의  모습을 확인해보자.

 

그들 나름대로 뭔가 하면서 열심히 사는 것 같지만, 감옥에 있다는 것이다.

 

다음 특징으로는, ‘관점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1'사랑'을 설명하는 관점은 지금 시대에 사랑은 가능한가이다.

 

사랑의 정의, 사랑의 형태나 사랑의 사례를 보자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시대 - 어떤 시대인지도 확실하게 정의해야 하거니와 - 에 사랑은 가능한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 - 이에 대하여는 뒤에 나오는 돈, 자유, 계급 등을 통하여 논의가 된다 - 에 사랑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그게 가능한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바 몇 가지 인용해 본다.

 

모든 시대의 구조는 알게 모르게 사랑을 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22)

 

기든스 - 친밀성의 영역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남성들 역시 감정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50)

 

에리히 프롬 - 이를 구체적으로 말해서, 상대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51)

 

산업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각각 기능인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기능인과 기능인이 된 남녀는 사랑도 하나의 능력으로 간주하게 되어,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란 이제 옛날이야기에 불과하게 되었다. 사랑을 수단으로 하게 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때, 그 어려운 사랑을 굳이 해야만 할까?

그래도 많은 학자들과 사상가들은 사랑을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탈마법화가 이루어진 현대에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는 지금보다 더 건조할 것이고, 인생은 더욱 허무해질 것이다.(53)

 

사랑이 우리 시대에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몇 안 되는 숭고한 행위다.(13)

 

알랭 바디우 - 타자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도는 현재 사랑 이외에는 없어 보인다. (54)

 

벨 훅스 -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55)

 

그렇게 정리를 하다보면 저절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생기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돈에 관하여

 

돈의 역사 - 돈은 교환의 편의를 위해 탄생했다. (74)

맨 처음 돈은 실질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후 상징가치를 가진 화폐로 바뀐다. (76)

금본위제를 시행하다가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하면서 금본위제가 폐지된다. (94)

 

돈의 기능 -

돈에는 가치 기능이 있어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70)

불안정한 세계에서 돈을 많이 가질수록 미래에 대한 확실함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이 사라지게 한 정서적 공간 :

과거에는 일터를 벗어나면 돈의 위력이 닿지 않는 정서적 공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그런 공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은 없다. (126)

 

자유주의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다. - 아담 스미스 (167)

 

마르크스 주의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주장한 계급론의 특징은 각 계급을 독립적 범주가 아닌 계급간의 관계로 파악한 것이다. (181)

 

계급 갈등이 심해지면 사회 에너지가 노동이 아닌 갈등에 투입되기 때문에 생산량이 감소하고 다시 생존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제 다른 사회로 변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189)

 

공화주의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의 공화주의 (254)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 (261)

한나 아렌트의 공화주의 (269)

공동체 주의자들의 공화주의 (280)

 

다시, 이 책은?

 

인문학 하면, 문장에서 문장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길고 긴 설명, 그리고 낯선 학자들의 이름과 학설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소화가 잘되게끔 거대한 지식을 잘게 썰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고명처럼 관련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글에 대한 부연설명일 수도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몇 개의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 한 점이 더 쉽게 이해가 되도록 해준다. 그러니 저자가 하는 말 글에 그림을 곁 들여 삼켜보자는 말이 납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 다음 문단으로 나아가기가 수월해지는 것이다.

해서 인문학에 대한 이해, 훨씬 쉬워지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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