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주향 지음 / 맥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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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이 책은?

 

이 책 아모르파티<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부제가 붙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이주향, <한국니체학회 회장, 한국철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그림 너머 그대에게』 『나를 만나는 시간』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 『이주향의 삼국유사, 이 땅의 기억등이 있다. 현재 수원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아모르파티라는 말 요즘 자주 듣게 된다.

가수 김연자가 불러 히트한 트로트 노래의 제목이다.

언제부터인지? 니체의 철학적 용어가 대중가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아모르파티, 운명애(運命愛),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니체가 한 말이니 무언가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을 듯한데, 대중가요로 우리는 듣는다

그럼 니체 전문가는 아모르파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아모르파티, 자기 운명을 사랑한 사람들의 책입니다. 주로 우리가 아는 고전 혹은 고전이 되었거나 되고 있는 영화에서 운명적인 그 남자와 그 여자를 찾았습니다.> (7)

 

이런 접근방법, 좋다.

니체가 철학자라고 해서, 그가 말한 것을 꼭 철학의 자리에서 들을 필요가 있겠는가?

영화에서도, 우리 일상에서도, 저자 거리에서도 아모르파티는 얼마든지 음미할 수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고전이 된 영화 속에서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등장한다.

저자가 추려낸 운명을 사랑한 사람들이다.

 

일단 영화와 문학작품을 반추해본다.

 

저자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일단 영화 또는 문학작품에서 꺼집어낸다.

 

예컨대 <초원의 빛>의 주인공 버니와 버드. 그들의 모습을 예전에 영화로 보았는데, 다시 보니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달라졌다는 것, 그전에 볼 적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새롭게 포착이 되었다는 것, 해서 저자는 이런 맺음말을 남긴다.

 

잘못한 것도 없이 내 사랑이, 내 가치가, 그리고 바로 내 존재가 존중받지 못하고 존재가 죄인양 안절부절못하거나 존중받기 위해 기를 써야 했던 시절은 없었는지요? 살면서 잃어버린 것, 누리지 못한 것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면서 그를, 혹은 그 시절을 잘 떠나보내야 합니다.(22)

 

그렇게 영화를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차분하게 꺼집어 내고 다시 삶속으로 돌아와 접점을 찾아낸다.

 

또 한편으로는 영화, 문학작품을 정리하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에센스를 찾아내 보여준다.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같은 경우가 그렇다.

 

수백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대작이지만 전쟁과 평화를 이끄는 인물은 세 사람입니다.

서자 출신으로 아버지의 작위를 물려받기까지 어두운 시절을 보낸 피에르,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정의와 선까지 겸비한 귀족 안드레이, 그리고 이들이 사랑하는 밝고 순수한 여인 나타샤입니다. (…… ) (43)

 

이런 식으로, 이 책에서 그간 책을 읽으면서 놓쳤던 작품의 에센스들을 또한 만나게 된다.

 

그런 작품 - 영화, 문학작품 등을 여기 간추려 본다.

 

영화, 드라마 :

<초원의 빛> 15, <폭풍의 언덕> 23,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31

<전쟁과 평화> 41, <닥터 지바고> 49, <리스본행 야간열차> 5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70, <원더> 78

<라이언> 87,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94, <인생 후르츠> 120

<쉰들러 리스트> 131,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 132

<미쓰백> 205, 드라마 <스카이 캐슬> 174

 

애니메이션 :

<라푼젤> 166, <너의 이름은> 104, <붉은 거북> 248

원천강 본풀이 - <오늘이> 109    

 

문학작품, :

<, 건축가 안도 다다오> 130, 융 자서전 <기억, , 그리고 사상> 137

<데미안> 138, 144, <싯다르타> 156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나를 말한다>. 울리케 담 183

<크리스마스 캐럴> 188, <아랑 전설>, <장화홍련전> 210

<월든> 228, 전래 동화 <부채 귀신> 255

 

를 알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를 알아가기 위하여 꼭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란 말은 저자가 영화 <라이언>을 보고 느낀 점을 말하는 가운데, 입양아인 주인공 사루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 꼭 만나야 할 사람, 즉 부모 등 가족을 말한 것이다. (88)

 

그런데 이 말을 그런 경우에만 적용할 게 아니라, 조금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볼 수 없을까?

그 말을 내가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꼭 만나야 할 사람으로 생각을 해 보았다.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선 반드시 타자의 존재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저자의 글은 단지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 신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오늘이>에서는 넘치는 욕심을 버릴 것을 배운다

 

제가 왜 그리 많은 꽃봉오리를 가지고도 한 송이 꽃밖에 피우지 못하는지 알아보아주세요. (111)

 

이무기 - 남들은 여의주 하나로도 승천하는데 자기는 왜 여의주를 세 개나 물고도 승천하지 못하는지 알아보아달라는 것 (114)

(이 부분 저자의 착각인 듯하다. 이무기는 여의주를 세 개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아홉 개 가지고 있다.)

 

연꽃도, 이무기도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버리지 못하고 많이 가진 것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는 것, 인간사도 역시 그렇지 않은가?

 

<싯다르타>를 다시 보다.

 

그 중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는 만남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이다.

저자는 <싯다르타>에서 바주데바라는 인물을 소개한다.

전에 <싯다르타>를 읽었는데도 강을 건너는 사람들을 위해 노를 젓는 뱃사공 바주데바, 그를 눈여겨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싯다르타의 행적에 도움을 준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저자는 그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싯다르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당신만큼 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을 나는 만나 보지 못했습니다.” (160)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질투는 전갈처럼 독이 있는 꼬리로 자신을 되찌른다. - 니체. (60)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 그리고 그 감독은 인간적이지 않다. (65)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자존감에 힘이 붙어야 하는 시절을 지나면 그것도 장애다. (237)

 

너무 많은 일에 쫓겨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62)

 

아이들을 위해 살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거야.(266)

 

다시, 이 책은?

 

니체의 아모르파티, 철학책에서 존재하는 개념이 영화와 문학작품에서, 그리고 우리의 생활 속으로 튀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개념으로 변하는 것, 이 책으로 확인한다.

 

해서 철학은 살아 움직여야만 비로소 철학이 된다.

아모르파티!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나도 내 운명 사랑해야지, 하는 마음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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