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살했다 -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곽경희 지음 / 센시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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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살했다

 

이 책은?

 

이 책 남편이 자살했다<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남편이 자살한 충격과 상처에서 벗어나기까지 저자의 분투를 기록한 심리 치료서다.

 

저자는 곽경희, <갑작스러운 남편의 자살로 하루아침에 자살자 유가족이 되었다. 슬픔과 고통에 빠져 있기에는 책임져야 할 네 아이가 있었다. 이 끔찍한 현실 속에서 도와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깊은 우울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럼에도 살아야 하기에 내가 나를 도와야겠다고마음먹고, 상담 치료를 시작했다. 내면 깊은 곳에 응어리져 있던 자신의 마음을 하나둘씩 꺼내 놓기 시작하면서 고통의 무게도 조금씩 줄어갔다. 그렇게 죄책감, 분노, 서러움상실의 고통을 넘어 애도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 회복의 길을 걸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어느날 남편이 자살하는 바람에 몹쓸 사람, 몹쓸 아내, 몹쓸 며느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그냥 두지 않았다. 말로, 태도로, 시선으로 죽이기 시작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여기 그 처절한 기록이 있다. 각 장별로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Chapter 1 어느 날, 남편이 자살했다

 

어느날 남편이 죽었다. 자살한 것이다.

그런 사건이 발생하자. 저자에게 모진 비난이 쏟아진다.

본인도 역시 깊은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물론, 아이 네 명을 책임지는 경제적 문제까지 떠안게 된다. 남편에 대한 원망이 사무친다.

 

“ooo 씨 배우자 되십니까?”

.”

차 안에서 사망하셨습니다. ....번개탄을 피우셨네요.” (20)

 

전화를 끊자마자 아는 비통함에 악다구니를 내지르며 혼절했다. (20)

 

우는 것도 잠시, 또 가야할 곳이 있었다. 경찰서에 가서 남편의 죽음과 관련한 조사를 받아야 했다. (29)

 

Chapter 2 당신은 떠났지만 나는 밥을 먹는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한다.

또한 경제적 문제를 감당하기 위해 다시 재취업의 길로 들어선 한편으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심리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꽤 오랫동안 그의 죽음이 내 탓이 아닌가를 자책해야 했다. (80)

 

상담 선생님은 그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남편은 남편의 운명대로 살다가 간 것이라고 나를 위로해주셨다. (89)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착한 사람들의 문제다.(90)

 

그들은 무언가를 깨끗이 청산한다는 마음으로 그 길을 갔는지 모르지만 남은 가족은 평생 그들의 죽음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95)

 

Chapter 3 상실을 넘어 애도의 마음으로

 

그 단계를 넘어가니 남편에게서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상처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떠난 후 그의 흔적을 보며, 그가 나와 아이들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후, 저자는 남편을 제대로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애도의 마음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남편의 입관식은 보셨나요?”

아니요.....”

그럼 장례식을 다시 치러야겠네요.” (174)

 

심리 상담과 집단상담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그제야 엄마와의 묵은 감정들도 끄집어내어 정리할 수 있었다. (179)

 

그뿐만 아니었다.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186)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제는 이러한 경험조차 내 삶의 약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8)

 

청소년 시절에는 부모에게 대들기도 해야한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와 싸워주기도 해야 아이의 공격성이 밖으로 표출돼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가 불쌍해 보이면 대들지를 못한다. 그래서 엄마가 행복해 보여야 하고 엄마가 힘이 있어 보여야 아이가 맘놓고 대든다. (112)

 

실패한 사람들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는 미룬다.(131)

 

당신은 얕은 시냇물에서 헤엄쳐 나와서 가장 깊은 자신에게로 뛰어들어 값을 매길 수조차 없는 진주를 찾을 때까지 몰두해야 한다. (153)    

 

다시, 이 책은?

 

저자, 남편이 자살로 '한방 먹이고 간'(91) 다음, 살아간다는 것이 수모요, 치욕이었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게 자연스런 과정,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어디 한 두 번이었을까?

 

그런 모진 세월을 겪고, 저자는 살아남았다.

그런 모진 세월, 겪어낸 저자는 이 책에 그걸 모두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도무지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힘들어하고 그만 포기하려는 또다른 나에게 희망이 없는 삶은 없다고 힘찬 응원을 전하고 싶어졌다. (8)

 

읽고나니 주변 사람들이 달리 보인다. 그들에게 나는? 그들은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세상을, 나를 달리 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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