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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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 2 _ 죽음의 미학

 

이 책은?

 

이 책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죽음의 미학은 소설가 이문열이 '죽음의 미학'이라는 주제하에 선별한 세계명작들이다.

 

이 책에서 톨스토이, 스티븐 크레인, 잭 런던, 마르셀 프루스트, 셔우드 앤더슨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편저자인 소설가 이문열은 이런 시리즈의 효용성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이 선집을 엮은 의도는 소설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였지만, 어쩌면 실제적인 효용은 교양으로 접근하는 쪽에 더 높게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의 다양한 주제들이 세계 각국의 거장들에 의해 어떻게 소설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비교하여 읽을 수 있다는 점도 (……) 활용도 높은 문학 교재가 될 수 있으리라. (14)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작품들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스티븐 크레인 구명정』/

잭 런던 불 지피기/ 마르셀 프루스트 발다사르 실방드의 죽음』/

셔우드 앤더슨 숲속의 죽음/ 헤르만 헤세 크눌프』/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샤를 루이 필리프 앨리스』/

바이올렛 헌트 마차

 

죽음에 대하여,

 

<사람들은 누군가가 죽음을 생각하거나 죽음을 예견하는 말을 하면 대부분 그 사람이 죽음을 겁낸다고 생각한다.>

 

몽테뉴가 그의 글 <마차들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한 말이다.

(몽테뉴 수상록 선집 식인종에 대하여 외, 몽테뉴, 책세상, 48)

 

죽음을 겁을 내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겁을 낸다는 말은 겁이 드는 대상이 두렵고 무서워서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려고 하는 마음이 그 안에 들어있다는 말이다. 그럼, 죽음이 피한다고 되는 것일까?

아니다, 죽음은 겁을 내는 대상이 아니라, 알아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다. 죽음에 관한 연구!

 

죽음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여기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았다.

아마 죽는 순간의 나 자신도 이런 모습 중 어느 하나일게 분명할 것이니. 나 자신의 모습을 미리 살펴보는 심정으로 그들의 죽음을 살펴보았다.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

 

이건 맹장이나 신장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사느냐 죽으냐의 문제야. 그래. 나는 떠나는 삶의 발목을 붙잡을 수가 없어. 그래, 나 자신을 속여봤자 무슨 소용이야.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잖아. 나만 빼고는 누구한테나 명백한 사실이야. (84)

 

죽음은 명백하다.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것,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은 한사코 인정하여들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반 일리치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자기 자신의 죽음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크눌프- 크눌프

 

신과 크눌프, 둘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삶의 무의미에 대해, 그리고 왜 이 사람 저 사람의 삶이 한결같이 같은 길을 가야하는지에 대하여. (402)    

 

죽음을 앞에 둔 사람, 어떤 생각을 먼저 하게 될까?

신을 찾게 되는 것일까?

죽음을 목전에 두고 크눌프는 신과 대화를 하게 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모두들 같은 길, 즉 죽음의 길로 나서야 하는지를.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해리

 

죽음이 임박해오면, 사람을 그걸 알아차리게 되는 것일까?

 

바로 그때 죽음이 다가와서 침대의 발치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는 죽음의 입김을 느낄 수 있었다. (459)

 

이제 죽음은 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죽음은 더 이상 어떤 형상을 띠고 있지 않았다. 다만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459)

 

죽음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오는 것일까? 우리 민담에 나오는 것처럼 도포 자락 휘날리며 갓 쓰고 나타나는 저승사자가 나타나면 죽음이 오는 것일까?

 

살아있는 사람에게 죽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이어서 여자가 그를 불렀다.

해리, 해리!”

그녀의 음성이 높아졌다. “여보! 제발, , 여보!”

대답이 없었고,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465)

 

숨을 쉬던 사람이 숨을 쉬지 않게 되는 것, 그것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죽음의 실체일까?

 

아니면 살아 생전에 차지하고 있던 사회적 자리를 대신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일까?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래서 이반 일리치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 방에 모여있던 이들의 머릿속에 맨 먼저 떠오른 것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그들 자신이나 친지들에게 전근이나 승진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26)    

 

다시, 이 책은?

 

문학에서 다루고 있는 죽음을 살펴보는 것은 삶의 본질적인 순간을 미리 당겨 경험해 보는 일이다. 죽음을 미리 겪어보는 일은 불가능하므로 이건 대리경험밖에 방법이 없다. 해서 이런 문학 작품을 통해, ‘죽음을 연구해보는 것도, 삶의 모습을 살펴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린 중간 결론은, 죽음을 앞에 두고 아마 이런 반응을 나도 하지 않을까?

 

내가 없어지면 무엇이 남을까?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거야. 내가 죽으면 어디로 가게 될까? 이게 정말로 죽음일까? 아니야, 난 죽고 싶지 않아. (84)

 

이반 일리치의 독백이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을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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