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더의 역사 공부 - 사마천,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리더의 역사 공부
이 책은?
이 책 『리더의 역사 공부』는 <사마천(司馬遷),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라는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을 불러내 그가 당시 시대에 던졌던 질문들을 다시 새겨보는 글들로 엮어져 있다.
저자는 김영수, <고대 한중 관계사를 전공한 후 한중수교가 재개된 해인 1992년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중국에 대한 공부로 학문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후 사마천의 『사기』를 붙들고 30년 가까이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집요하게 공부하고 추적해오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역사를 읽어 오늘을 살펴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는 『사기(史記)』의 기록을 살펴보면서,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현재에 적용한다.
저자는 『사기』에서 얻은 교훈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정리하고 있는데, 특히 6장은 현재 중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지도자들이 어떻게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활용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1장 역사는 기록(記錄)이 아니라 기억(記憶)이다
2장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3장 백성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유해진다
4장 권력(權力)은 힘을 나누는 것이다
5장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이다
6장 좀 알자, 중국
7장 지식이 해방된 시대
새겨볼 사건들, 새겨볼 말들이 많다.
저자의 관심은 사기를 통하여 우리나라를 보고 있는 게 확실하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흥미 위주의 이야기를 알자는 것이 아니라 그게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생각하자는 것이니,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사마천, 우리에게 묻다>라는 말로 이 책을 펴낸 이유라 생각이 된다.
해서 저자는 『사기』의 사건을 인용하고, 살펴보고 쓰는 글꼭지의 마무리 부분에서 항상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국기 문란과 온갖 비리를 초래한 정당은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적반하장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윽박질렀다. 검찰을 포함한 사법부의 참으로 말도 안되는 부정과 비리, 그리고 갖은 추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을 감시해야 할 언론까지 결탁하여 국민을 속이고 겁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63쪽)
진나라의 사법관 이리(李離)가 잘 못 판결을 내려 무고한 사람을 사형시켰는데 나중에 잘 못된 것이 밝혀지자, 이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자결하였다. 그 누구도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는데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결한 것이다. 그러한 사례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큰 소리 치는 행태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이란 본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얻고 얻어 놓은 것이라 해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을 권력 장악의 밑천으로 이용하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78쪽)
상앙의 개혁정책과 관련하여 저자는 이런 말로, 우리나라를 살펴보고 있다.
기득권이란 말이 이제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회현상이 되었음을 개탄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모순 덩어리의 권위와 독단으로 똘똘 뭉친 리더가 아닌 이광과 같은 리더를 원한다. (210쪽)
『사기』에는 많은 리더가 등장한다. 제왕만 90여명에 제후들은 약 200명에 이른다. 참모들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렇다면 사마천은 수많은 리더들 중에서 어떤 리더를 이상적 리더로 그렸을까?
그 질문에, 무장 중에서 이광(李廣)을 손꼽는다.
이광(李廣)은 무용과 청렴 어느 면에서나 부족하지 않은 명장이었고, 군사들은 모두가 그의 지휘를 받기 원했던 리더중의 리더였다.
그런 이광을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진짜 필요한 리더로 꼽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중국 - <좀 알자, 중국>
저자는 현재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이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바 중국과 관련하여 시사성 있는 내용을 비롯하여 다양한 내용을 올려 놓고 있다.
이 책에서 같은 제목으로 몇 개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중국의 지도자가 『사기(史記)』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은 모택동에서부터 시작한다.
모택동은 어려서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아동 시기에 벌써 『사기』를 읽었다 한다.
특히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사기』를 늘 읽었는데, 1949년 장개석 정부를 몰아내고 북경에 입성했을 때, 그의 가방에는 『사기』와 『자치통감』 이렇게 역사서 두 권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264쪽)
모택동이 사마천을 몹시 존경하여 이런 말을 했다.
“사마천은 호남성을 유람했고, 서호에서 배도 탔으며, 곤륜산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는 명산대천을 두루 돌려 자신의 가슴을 더욱 넓혔다.”
그가 호남성을 언급한 것은 모택동 자신의 출생지이기 때문이다.
그후로도 중국의 지도자는 『사기』를 즐겨 인용했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시진핑 주석이다.
그가 『사기』에 나오는 말을 즐겨 인용하는데, 예컨대 이런 말이다.
前事之不忘 後事之師也
(전사지 불망, 후사지사야)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된다.’(275쪽)
저자는 이런 중국의 지도자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지도자들에게 중국의 지도자들이 인용하는 중국 고전 구절들을 잘 이해하여, 대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 행간에 내포된 진짜 의도나 비유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272쪽)
다시, 이 책은?
『사기』는 실상 역사 이야기다. 이야기 식으로 역사를 이해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스토리텔링, 이야기의 힘을 확인하게 된다.
이야기는 사건들을 인과관계로 연결시켜서 복잡한 사태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기에 기억하기 쉽고, 따라서 그 이야기가 포함하고 있는 교훈을 활용하기도 쉬운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가 들어있는 『사기』, 그 책을 통하여 과거의 역사를 알고,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리더라면 한번쯤 읽어,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