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2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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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2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2권이다.

이 소설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여주인공 진 패짓을 응원하면서 빠져들었다.

 

그런데 1권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이게 아니다.

주인공 소개를 너무, 너무 조촐하게 했다. 그녀의 활동상을 거의 소개하지 못한 것이다.

그 험악한 시절,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이리저리로 끌려 다니면서 겪었던 고난, 일일이 소개하지 못한 것, 너무 아쉽다.

 

해서, 이것 하나는 확실히 해두고 싶다.

그녀는 고난 중에서도 인간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했다는 것.

 

소설 줄거리 계속해보자.

포로 시절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을 호송하고 가던 일본군 병사가 열병으로 죽게 되자, 그 곳에서 특단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그곳에서 정착하고 지내자는 것. 그 곳 촌장의 협조를 얻어 논농사를 지으면서 버텨 나간다. 그러다가 종전, 그래서 그녀는 런던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1권의 서두에서 소개한 것처럼, 그녀는 외삼촌으로부터 뜻밖의 유산을 받아 거액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런 변화가 생기게 되자, 다니던 직장- 속기사 -을 그만두고 뭔가 다른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건?

 

그녀는 포로기간 막바지에 논농사를 지으며 버티었던 그 마을에 다시 가기로 결정한다.

그곳에 우물을 파주기로 한다.

그곳에서 지낼 때, 물을 길러 1.5 킬로를 갔던 기억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하루에 두 번 물을 길러 갔다 오면 무려 6킬로미터, 양손에 물통을 들고 다녔던 그 고생을 지금도 그 마을 여자들이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돌아가 보답하는 의미로 우물을 파주고 싶었던 것이다.

 

적선지가 필유여경 (積善之家 必有餘慶)

 

인생은 그렇게 돌아가는가 보다

 명심보감에 있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적선지가 필유여경 (積善之家 必有餘慶)> 착한 일을 하면 필시 복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녀는 말레이의 마을로 가, 인부들을 불러 모으고 드디어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

이때, 우물을 파러 왔던 인부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그때 포로였던 그녀들을 도와주다가 일본군에게 발각되어 사형에 처해져 죽었다고 믿었던 오스트레일리아 군인 조 하먼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뜻밖의 소식을 들은 진은, 그녀 인생을 바꾸는 또다른 결정을 내린다.

자신들 때문에 고통을 겪은 그 군인, 조 하먼을 만나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 결단을 내리고, 우물 작업이 끝난 후에 그를 만나러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한다.

 

A Town Like Alice- 앨리스 같은 도시 만들기

 

일단 그 이야기는 이정도.

오스트레일리아 윌스타운에 도착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그를 만난다.

이야기는 그게 끝이 아니다.

남녀가 만나고,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후부터의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보니, 그 남자 사는 곳 윌스타운이 사람 살 데가 못된다.

금광이 있어 번성했다는 도시인데,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이제는 겨우 150명 정도 살아가는 벽촌에 가까운 도시다.

 

그런 도시에 도착한 진 페짓, 과연 그녀는 어떤 일로 독자들을 감동시킬까?

 

저자, 다 계획이 있었군요.

 

진 패짓의 인생행로를 보면, 그 앞에 펼쳐지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는데, 그게 마치 처음부터 철저하게 짜놓은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녀와 함께 일하는 마을의 아가씨 로즈는, 진의 계획을 듣고는 이렇게 말한다.

 

로즈가 진을 바라보았다.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진, 정말 수영장을 만들 생각이에요?” (240)

 

우리의 여주인공 진 패짓은 다 계획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녀는 구두를 만드는 공방을 필두로 하여, 아이스크림 가게, 미용실, 수영장, 영화관, 빨래방, 여성복 매장, 청과물 가게들을 차례로 열어나가면서, 그 마을을 사람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나간다.

 

<명랑소녀, Alice 같이 살만한 도시로 만들기 프로젝트>

한 편의 훈훈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소설, 좋다.

읽고 나서 이렇게 기분 좋은 작품, 모처럼만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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