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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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이 책은?

 

이 책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특강>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 책에는 그의 신화학 강의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조지프 캠벨 (Joseph John Campbell), 그는 어떤 사람인가?

<미국의 유명한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불린다. 소년 시절 북미대륙 원주민의 신화와 아더왕 전설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콜롬비아 대학과 파리 및 뮌헨의 여러 대학에서 세계 전역의 신화를 두루 섭렵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일반적인 신화로부터 그 신화와 연결을 맺게 되는 과학, 종교, 문화, 그리고 질병까지, 그는 신화가 영향을 끼치는 모든 분야를 탐색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 논의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목차를 보면, 그가 다루고 있는 신화가 어디까지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1 신화가 과학을 만났을 때

2 인류가 출현하다

3 잃어버린 의례를 찾아서

4 동양과 서양의 분리

5 동서양 종교는 어떻게 대립하는가

6 동양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영감

7 ‘을 찾아서

8 사랑의 신화

9 전쟁과 평화의 신화

10 내면으로 떠난 여행: 조현병의 연구

11 세상 바깥으로 떠난 여행: 달 위를 걷다

12 끝맺으며: 지평의 소멸

 

신화에 대한 저자의 견해 몇 가지

 

저자는 유명한 신화학자이면서 또한 비교신화학자이기에, 이 책에서는 비교신화학자로서 얻은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신화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비교문화 연구 덕에 우리는 이제 세계 곳곳에 유사한 신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례로, 저자는 아즈텍족 시대에 멕시코에 도착한 에스파냐의 가톨릭 신도들은 그 곳의 종교가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들의 종교와 닮은 것을 알게 된다. (19)

 

칼 융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가 신화를 올바르게 해석하면 우리 내면의 힘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27)

 

수렵부족의 경우, 그들이 잡아먹는 짐승에 대한 개념이 남다르다.

, 그들은 그 짐승들을 죽일 때, ‘그들에게 찾아온 신인 짐승을 천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동물의 육체에서 꺼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존을 위해 무자비하게 살육을 계속해야 하는 수렵부족의 죄의식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엿보이는데(56) 이에 더하여 그들은 죽임당한 짐승들을 근원으로 돌려보내는 적절한 의례를 행하여, 그들의 두려움을 해소하기도 한다. (254)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의례, 특히 통과의례의 중요성은 전혀 강조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신화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아 있으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의례다저자는 통과의례에 대하여 한 장<3 잃어버린 의례를 찾아서>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 적어본다.

 

원시사회의 통과의례, 나아가 전 세계의 교육이 하는 최초의 기능은 청소년의 대응체계를 의존에서 자기 책임으로 바꿔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환은 결코 쉽지 않은 데다, 요즘처럼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시기가 20대 중반, 심지어 후반까지 늦춰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어려워서 우리 사회의 실패는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73)

 

통과의례의 제 1 기능은 개인에게 그 사회에 알맞은 정서체계를 확립해 주는 것이다.(74)

 

성인은 프로이트가 말한 현실기능(reality function)을 발전시켜야 한다.

현실기능이란, 독립적으로 관찰하고 사고하며 선입견 없이 자기가 처한 환경과 그 안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가능성을 올바로 평가하고 비판 창조하는 능력이다. (74)

 

인도의 바가바드기타:

인도의 바가바드기타자체가 전투 개시 명령을 앞두고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젊은 왕자를 격려하고 그의 마음에서 살상에 대한 슬픔과 죄의식을 없애주기 위한 글이다. (287)

 

오디세이아, 귀환의 의미에 대하여

 

모험에서 돌아오려면 모험의 최종 목적이 자기 자신을 위한 해방이나 황홀경이 아니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지혜와 힘이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빛의 나라에 다녀온 여정을 그린 위대한 이야기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이다. (333)

 

저자는 오디세이아 그의 영웅의 여정이론으로 해석한다.

그가 말하는 영웅의 여정이란, [출발 - 입문 - 귀환]의 과정을 거치는데, 귀환에 그는 영웅은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해줄 힘을 얻어 그의 신비적인 모험에서 돌아온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영웅의 여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캠벨은 신화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지의 신화 속에서 태어남-부름-모험-역경-귀환으로 요약되는 공통의 이야기 구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영웅의 여정이란 이름으로 정리하게 된다. (조셉 캠벨, 영웅의 여정중에서)

 

따라서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후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오랜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사이기에 심리적 자세와 중심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서 전쟁터에서 가졌던 야수의 마음을 가정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마음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신의 유능한 손에 맡겨지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디세우스는 돌아오는 길에 온갖 험한 일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야 영웅인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장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해줄 힘을 얻게 되고, 영웅의 귀환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우리를 속여 한계를 넘게 하는 비전들

 

인간은 어떤 것에 심취한 결과, 그 당시 모습을 가진 자기 자신을 넘어서게 된다.

수렵부족은 주변 동물들에, 농경부족은 식물이 보여주는 기적에, 고대 수메르문명의 신관들은 행성의 이동과 항성의 회전에 매료되었다.

 

다른 동물들은 생활방식이 고정되는데 비해 인간은 다르다. 사자는 평생 사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개는 평생 개로 살아가지만, 인간은 농부도 되고, 우주비행사도 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온갖 운명을 실현시킬 수 있으며, 그의 선택은 이성이나 상식이 아니라 열정에 따라 정해진다. 로빈슨 제퍼스는 이를 그를 속여 한계를 넘게 하는 비전들이라 한다. (354)

 

이런 논의에 이어 저자는 맨 처음 인류를 속여 처음 경험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만든 것이 불에 대한 심취였을 것이라 말한다. 불이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나를 생각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다. 불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 발달의 계기가 된 것들이 모두다 우리를 속여 한계를 넘게 하는 비전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시, 이 책은? - 인간에게 <전쟁과 평화의 신화>?

 

이 책 그렇게 신화에 대하여 다양한 논의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 범위가 확장되는 바람에, 이 책에서 저자의 주장하는 바를 종으로 횡으로 꿰어낼 수 없다는 점, 독자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하여 독자로서 저자의 강의 중에서 관심이 있는 분야만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할 수밖에 없었던 점, 저자에게 미안한 일이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위에 언급한, 수렵부족이 짐승에 대하여 죽음의 의미를 <‘그들에게 찾아온 신인 짐승을 천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동물의 육체에서 꺼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인도의 바가바드기타자체가 전투를 앞두고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젊은 왕자를 격려하고 죄의식을 없애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신화의 가치와 용도는 뜻밖에도 평화를 위하는 데 있지 않고 다만 인간이 살생을 앞두고, 혹은 전쟁을 마치고 죄의식을 없애주는, 그래서 더욱 더 전쟁을 조장하는, 그런 기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우, 신화의 역기능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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