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사반장 - 방송 50주년 기념 작품
조동신 지음 / 리한컴퍼니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MBC 수사실화극 수사반장
이 책은?
이 책 『수사반장』은 MBC 수사실화극 <수사반장>을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저자는 조동신, < 한국추리작가협회 황금펜상 수상등 다양한 이력이 있고, 많은 저서가 있다. 이외에 매년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다수의 장·단편 소설을 발표하며 2008년 KBS 이야기 발전소 출연, KBS 라디오 문학관 단편 [등패] 드라마 방영, 2014년 TVN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 사건구성 자문, 한국추리작가협회 사무국장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배우이며 탤런트인 최불암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마 <전원일기>가 먼저 떠오를 것이고, 그 다음엔 <수사반장>일 것이다.
<드라마 [수사반장]은 1971년 3월 6일에 방영을 시작하여 1984년 10월 18일에 종영되었다가, 시청자들의 성원으로 1985년 5월 2일에 다시 방영하여 1989년 10월 12일까지 무려 880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시대적 배경이 되었던,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한국에서 있었던 강력 사건들을 모티브 삼아 제작되었다.>
당시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수사반장 (박반장) - 최불암 / 김형사 - 김상순
조형서 - 조경환 / 남형사 - 남성훈
여기 출연진과 배역을 소개한 이유는, 이 책을 읽을 때, 탤런트 얼굴을 떠올리면서 읽으면 훨씬 더 실감이 날 것으로 생각되기에 그렇다.
애거서 크리스티, <수사반장>에서 맹활약하다.
이 책에는 7개의 사건이 수록되어 있다.
<야구 모자>, <우편집배원>, <쥐덫>, <독살>, <바텐더>, <소도둑>, <미라의 저주>
<수사반장>에서 애거서 크리스티가 활약했다는 것, 알게 된다.
이중 몇 개의 이야기에 애거서 크리스티가 등장한다.
형사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즐겨 인용하면서 수사에 참고한다는 사실, 흥미롭다.
먼저 <쥐덫>.
사건의 현장은 연극이 공연되는 극장. 이들은 연극 <쥐덫>을 열흘 동안 공연했고 그날이 마지막날이었다. (96쪽)
연극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 배우 한 명이 살해된다.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형사진, 박반장은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할까?
박반장은 먼저 상연된 작품 <쥐덫>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한다.
<쥐덫>의 작품 개요를 이 책에 나온 정도만 소개한다.
이 작품은 1947년에 영국 왕비 메리의 팔순 생일 축하 선물로 크리스티 여사가 썼다.(107쪽)
영국 시골에 있는 어느 여관이 폭설 때문에 완전히 고립됐는데, 그 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105쪽)
런던에서 어느 날,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현장에 있던 목격자가 살인 용의자를 봤지만, 겨울이라 코트를 입고 모자도 써서 인상착의는 모른다. 그런데 그 살인 용의자가 수첩을 떨어뜨렸는데, 수첩에 현장의 주소가 적혀있었고, 또 다른 주소가 바로 그 여관이었다. (105쪽)
여관에 예약 손님들이 하나둘 모여드는데, 폭설로 여관이 고립되고 경찰에서 전화가 온다. 곧 형사를 여관으로 보내겠다고 한다.(105쪽)
그 형사는 스키를 타고 도착한다.
형사가 도착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런던의 그 살인 현장에 ‘세 마리 눈먼 쥐’라는 동요 가사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게 첫 번째 쥐다’라는 말까지 있다. (106쪽)
영국이랑 미국의 유명한 추리소설 중에는 동요를 사건 배경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가 그런 작가 중에서 제일 유명해요. <쥐덫>은 범인이 표적으로 삼은 사람이 셋이라서 ‘세 마리 눈먼 쥐’라는 노래 가사를 남긴 거죠. (108쪽)
농장에서 학대당한 뒤 죽은 아이들의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132쪽)
연극 <쥐덫>에 출연하는 배역은 다음과 같다.
몰리, 가일스, 트로터 형사, 크리스토퍼 렌,
보일 부인, 파라비치니, 메트카프 소령, 케이스웰
박반장은 연극 출연진을 배역에 따라 한 명씩 조사해가면서, 용의선상의 인물들을 추적해 나가는데.......
그 다음 이야기 <독살>에서도 크리스티가 등장한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 작품에서는 독으로 사람을 죽인 독살사건이 일어난다.
형사들이 독살사건을 해결하는데, 애거서 크리스티가 소환되어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는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그리고 유산을 둘러싼 친척이나 친구들 간의 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크리스티는 간호사 출신이라 약을 잘 알았기 때문에 독살에 대한 소설을 많이 썼다. (137쪽)
독살 하니까 크리스티가 생각나서요. 크리스티가 간호사 출신이라서 자기 작품에 나오는 살인이 대부분 독살이거든요. 거기다 ‘독살은 여자의 범죄’라는 말도 있어요. (142쪽)
이 정도 크리스티의 작품을 배경으로 한 분석이 등장하면, <독살>에서 범인은 누구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용의자 중에서 여성을 주목하라!
크리스티의 비밀 서랍
순간, 그녀의 눈에서 빛이 났다.
“맞다. 크리스티!”
“또 애거서 크리스티야?”
“크리스티 작품 중에, 비밀 서랍이 나오는 게 있어요!”
“그래?”
“비밀 서랍 안에, 다른 비밀 서랍이 있어요!” (172쪽)
범인의 집을 수색했는데 증거물이 나오지 않는다. 화장대를 수색하며 비밀 서랍이 있는 것을 알고 거길 수색했지만 없었다. 그 때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는다. 비밀 서랍 안의 또 다른 비밀 서랍, 거기에 증거물이 들어 있었다. (173쪽)
그리스 신화의 창조적(?) 활용
그리스 신화가 재미있게 활용된 사례가 등장한다.
이 책의 <바텐더>라는 이야기에서, ‘디오니’라는 술집 바가 등장한다. (197쪽)
왜 그런 이름을 지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여기 등장하는 사건들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니, 이 술집 이름도 실제 있었을 것이다.)
<바텐더>에서는 마약을 파는 사람들을 검거하는 이야기인데. 이런 대화가 오간다.
“어디서 들었어? 그리고 임사장은 어디서 그걸 알아낸 거야?”
“소스 보다, 더 센 걸 어떻게 알아냈나 봐요!”
“웬 소스?”
“제가 주는 약을 ‘소스’라고 불렀습니다!”
“뭐, 스테이크에 마약을 쳐서 먹기라도 했어?”
“우리 가게 이름이 ‘디오니’잖아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줄여서 그렇게 지은 것이니까요.”
“재미있네, 참 재미있어.” (201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자기 이름이 갈가리 찢겨 ‘디오니’는 술집 이름으로, ‘소스’는 마약의 이름으로 사용된 것을 알면? 기분 나쁘다고 술 한 잔 하지 않을까?
아무리 작은 거라도, 수사엔 단서가 된다.
수사관이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선,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직감이 놀랍다.
언뜻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형사들의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게 틀림없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지만, 그들은 다르게 보고, 듣고, 거기에서 실마리를 찾아낸다.
제 6화 <소도둑> 편에서 ‘곰탕과 설렁탕은 어떻게 다른가’를 얘기하다가 꼬리곰탕이 나오게 되고, 결국 그 말이 실마리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박반장, 수사관은 언어에서 ‘꼬리’를 잡기도 한다. 직감이 발달한 게 분명하다.
다시, 이 책은?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작품집에는 <야구 모자>, <우편집배원>, <쥐덫>, <독살>, <바텐더>, <소도둑>, <미라의 저주>, 모두 7편의 사건이 실려 있는데. 그중에서 <야구 모자>, <바텐더>, <미라의 저주> 이렇게 세편은 연결이 된다. 이어진다.
첫 번째 이야기인 <야구모자>에서 일어난 사건, 주범은 잡히지 않고, 도주한다. 그런데 그 사건에만 매달려 해결해도 모자랄 판에 다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니 자연 수사팀의 힘은 분산이 될 수밖에. 그래서 그렇게 여기저기 다른 사건들을 해결하느라 바쁜 중에도 수사팀은 드디어 ‘바텐더’의 꼬리를 잡는 데 성공한다. 해서 드디어 일망타진, 수사팀에게 사건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수사반장>은 종영되었지만, 그 후로도 수사물은 계속하여 이름만 바꾼 채 방송이 되고 있다. 극은 실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니까.
그 반대로 생각하면, 극이 있으면 실제 사건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극중에 등장하는 수사관들과는 별개로 실제 수사관들은 실제 현장에서 오늘도 동분서주,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사건의 해결, 그 끝을 볼 때까지. 이 세상의 범죄들이 없어지거나, 아니면 줄어들거나, 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