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3
박영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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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이 책은?

 

이 책 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주역>이 조선 시대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저자는 박영규, <노자와 장자, 주역,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문학자>로 인문학을 주제로 한 많은 저서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조선 시대 나라를 다스리는 바탕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유교 경전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유교 경전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일까?

사서 삼경이라 일컬어지는 경전중, 사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말하고, 삼경은 <시경>, <서경>, <역경>을 말하는 것이다.

 

삼경 중 하나인 <역경>이 곧 <주역>이다.

<주역>이 동양 사회, 그리고 조선시대에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이 책을 통해서 새삼 알게 된다.

 

<주역>은 동양 철학의 종주(宗主)이면서 왕조시대 군왕들의 제왕학 교과서였다. (4)

정조는 <주역>이 경학의 모본(母本)이고 <논어>, <맹자>, <중용>, <대학><주역>에서 파생된 인본(印本)이라고 봤다. (25)

 

이런 경전이니만큼 조선 시대 임금들은 정사를 돌보면서 <주역>을 참고했다는 것이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주역>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주역>을 쉽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썼다 한다. (7)

 

그래서 조선 시대 조정 안에서 벌어진 흥미있는 사건들이 <주역>을 둘러싸고 벌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역>으로 싸우다

 

예컨대, 임금과 신하 사이에 불꽃 튀는 설전이 벌어지는데, 양쪽 모두 <주역>을 사용한다.

숙종 하면 장희빈과 연관되어 더 잘 알려진 임금인데, 숙종은 국면 전환의 달인이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조정 대신들이 남인과 서인으로 갈라 당파를 조직하고 있었는데, 언제는 남인을 중용하고 또 다른 때는 남인을 내치고 서인을 중용하는 식으로 조정의 국면을 전환하며, 신하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던 왕이다.

 

그런 숙종을 향하여 수찬 이진검이 “<주역>에 이르기를 '그 덕을 항구히 지키지 못하면 혹 수치를 받을 것이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전하께서 매우 반성하셔야 할 것입니다라고 상소를 올렸다. 이에 대해 숙종은 “<주역> 항괘 구삼에 이르기를......”하면서 역시 <주역>으로 반격을 한다.

 

그렇게 사용되는 <주역>인만큼 - 이건 다른 경전도 마찬가지겠지만 - 모든 대신들이 <주역>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인지는 비록 술에 취해 말했다고 하지만, “문신이 되어 가지고 <주역>을 알지 못하니, 마땅히 술로써 이를 벌주어야겠습니다.”(94)라고 했다는 것이다.

 

<주역>, 공자는 얼마나 읽고 또 읽었던지 책을 엮는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한다.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주역으로 점을 치다.

 

이순신 장군은 <주역>을 사용해서 길흉을 점치곤 하였는데, 이런 기록이 보인다.

어느날 (512) 원균에 대해 점을 쳤는데, 수뢰둔괘가 천풍구괘로 바뀌는 점괘를 얻는다.

이순신은 이를 용()이 체()를 극하는 흉한 점괘로 해석한다. (43)

<주역>은 변화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처음에 나온 괘보다 새로 만들어진 두 번째 괘에 더 큰 의미를 두는데, 여기서는 두 번째 나온 괘인 천풍구괘를 원균이 치를 전투()가 원균 자신이 가진 역량()에 어울리지 않으니 승산이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44)

 

<주역>을 새롭게 보다

 

<주역> 개론서만 읽은 사람으로서 과연 <주역>의 쓸모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주역>은 흔히 점술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 <주역>을 가지고 나라의 정사를 다룰 정로도, <주역>은 귀한 책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해서 <주역>의 쓸모에 대한 새로운 인식, 그게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며, 따라서 <주역> 또한 유교 경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경전으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조선 시대 왕들은 <주역>에 정통했다.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조선의 왕은 조선시대 모든 왕을 망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조, 선조, 숙종, 영조, 세조, 정종, 성종, 연산군, 중종,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태종, 세종, 경종.

 

언급된 왕들은 모두 <주역>에 능통했다.

연산군과 광해 역시 마찬가지다. 연산군은 <주역>의 경고에 귀를 기울였다고 하며 광해는 <주역>으로 중립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에서도 세조는 실록의 기록으로 보아 조선시대 군주들 가운데 세조만큼 <주역>에 밝은 사람도 흔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6)

 

우리 역사에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다.

 

정종, 조선의 제 2대 왕이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드라마 등에서 나약한 왕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아버지 이성계를 따라 전쟁을 누비던 전형적인 무사라는 것, 외모도 곰을 닮았다 할 정도로 우락부락했다고 전해진다고 한다.(105)

 

다시 ,이 책은?

 

<주역> 괘 중에 하나인, 지천태괘를 보자.

땅을 상징하는 곤괘가 위에 놓이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가 아래에 놓인 괘다.

해서 원래 땅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하늘이 있고, 하늘이 있어야 할 자리에 땅이 있는 괘이니, 언뜻 생각하면 상하가 뒤집힌 어지러운 세상을 상징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여기에 <주역>의 신비가 존재한다.

<주역>에서는 그걸 거꾸로 해석하는 것이다.

하늘이 겸양지덕을 발휘해 아래에 있고 땅을 높여 위에 놓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늘과 땅 사이에 완벽한 소통이 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세상이 태평해지는 것이다. (57)

 

그렇게 나라를 다스리기 위하여 조선의 임금들은 <주역>의 교훈을 정사에 참고했다는 것, 그 사실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이로써 <주역>이 어떤 경전인가, <주역>의 쓸모가 어떤 것인지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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