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제임스 리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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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이 책은?

 

이 책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은 소설이다.

이 책을 다시 분류해보자면, 고발 문학 정도에 해당한다.

어둠의 딸들을 소재로 하여 세태를 고발하는 소설이다

 

저자는 제임스 리  

저자 제임스 리는 작가이자 여행칼럼니스트.

<호주시민권자로 십 수년간의 호주 이민 생활 끝에 눈으로 직접 본 시드니 카지노 한인 피살사건, 한인 이민 브로커 피살사건 등을 다룬 논픽션 소설 불법체류자(2017)를 출간하였고, 자전적 체험을 근간으로 한 소설 1980화악산(2018)을 통해 군대 내의 뿌리 깊은 폭력과 부조리, 동성애 등을 다뤘다. 이처럼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문제를 들춰내 약자에 대한 폭력을 비판하며,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데, 배경이 되는 사건이 군산에서 발생한 성매매업소 화재사건이다. 군산의 성매매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여러 명이 죽었는데, ‘이들은 쇠창살이 설치된 한 평 반쯤 되는 쪽방에서 모두 질식해’(16) 죽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한 사건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생활상을 그린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소희 외 여러 명의 여성들, 주인 아줌마.

몸치,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성매매업소의 어깨.

 

소희의 인생이 소설 중간 중간에 펼쳐진다.

강원도 태백, 시내에서도 한참이나 걸어 가야 하는 깊은 산골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가난한 형편에 중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휴학하고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이어서 이야기는 전형적인 '여인의 한많은 인생'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그 마을에 같은 또래 소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지환. 그 두 명의 청춘은 어느 날 같이 바다를 보러 떠난다. 그리고.....

몇 페이지를 넘기면, 이런 문장이 등장하면서 소희의 인생이 순탄치 않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몇 달이 지나자 소희의 배가 점차 불러왔다.”(32)

 

그 다음부터는 굳이 줄거리를 소개할 필요가 없겠다.

불러오는 배를 감추고 감추다가 드디어 아이를 혼자 출산하고, 그 아이를 산에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집을 떠나 객지를 떠돌다........

줄거리 소개는 이쯤 해두자.

 

그렇게 소설은 전형적인 어둠의 딸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소희가 일하는 업소에 화재 발생.

 

<그녀는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연기에 숨이 막혀 허공을 향해 손을 허우적거린다.

검게 그을린 벽 곳곳에 작은 손바닥 자국을 남기고 그녀도 이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201)

 

화재에 희생된 여성들은 불길을 피해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밖에서 잠긴 것이다. 해서 책 제목이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인 것이다.

그 한걸음을 문밖으로 내딛지 못해 그녀는, 그들은 죽은 것이다.

 

죽어가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소희는 아득한 꿈결 속에서 굳게 잠긴 철문 밖으로 무리 지어 날아가는 하얀 나비 떼를 보았다. 나비들은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파란 하늘을 거침없이 날아올랐다.>(201)

 

모쪼록, 그렇게 죽어간 여성들, 명복을 빈다.

이제 창살 없는 곳으로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며, 자유롭게 지내기를, 평안히 지내기를.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소희라는 가상의 인물이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면서 보고 느끼고 겪는 일들을 각색하여 비극적인 덫에 걸린 성매매 여성의 시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202)고 말한다.

 

사회 고발, 세태 고발. 이 소설을 그런 일을 감당한다.

소설이라는 도구가 그런 일을 감당하는데 적격인 것 같은데, 다만 서술 구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점, 그래서 소설이 지녀야 할 긴장감을 이 책에서는 느낄 수 없다는 것,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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