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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 ㅣ 이삭줍기 환상문학 2
윌리엄 벡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림원 / 2020년 2월
평점 :
바텍
이 책은?
이 책 『바텍』은 소설이다.
영국인 작가 윌리엄 벡퍼드가 프랑스어로 쓴, 아라비아를 무대로 한 소설이다.
<잉글랜드 대부호의 상속자로 태어나 자신의 고향에 괴상하게 생긴 저택을 짓고 그 안에 틀어박혀 지내며 골동품 수집에 열을 올린 괴짜 예술 애호가>인 저자 윌리엄 벡퍼드가 <쓴 유일한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바텍 : 아라비아 최고의 통치자이자 위대한 지배자, 9대 칼리프.
(소설 속에서 9대 칼리프라고 밝히고 있어, 그 자료를 찾아보았으나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찾을 수 없었다.)
카라티스 : 바텍의 어머니, 사악하다.(48쪽), 검은 마술에 능통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지아우르 (26쪽) : 인도인, 악마적 존재.
누로니하르 : 선량한 족장 에미르의 딸.
에미르 파크레인 (79쪽) : 누로니하르의 이버지. '에미르'는 족장이라는 뜻.
굴첸루즈 : 에미르 파크레인의 형제인 알리 하산의 아들, 누로니하르의 약혼자.
이 소설은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인 칼리프 바텍의 행적을 그린 것인데, 기묘하고... 어찌 보면 황당한 기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마음을 둘만한 주인공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데 방해를 한다는 점, 먼저 밝힌다. 등장인물 그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라비안 나이트』 같이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기담이라 할지라도 군데 군데 감정이입을 할만한 인물등이 등장하는데 비해, 이 작품에서는 전혀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먼저 바텍,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칼리프로서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 권력을 아무렇게 활용하여, 본인은 물론 전국민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인물이다.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인데, 더하여 그의 어머니 카라티스는 한 술 더 뜬다. 바텍을 부추기고, 악마 지아우르와 한통속이 되게 한다.
이 소설의 변곡점은 악마 지아우르의 꾀임에 넘어가 바텍이 이스타카르를 향해 떠나게 되는 장면이다. (57쪽)
지아우르는 <나는 그곳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겠다. 그곳은 경이의 땅이니 그곳에서 그대는 ( ……) 온갖 기쁨으로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바텍에게 말하며, 단서 하나를 단다.
<그러나 가는 길에 어떤 거처에도 들르지 않도록 조심하라. 만일 이 말을 어기면, 나의 진노를 맛보게 해주겠다.>(57쪽)
금기란 어기라고 있는 법, 바텍은 지아우르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결국 중간에 에미르 파크레인의 처소에 묵게 되고, 그의 딸 누로니하르를 만나게 된다.
아, 그런데 누로니하르, 무언가 기대했는데, 그녀 역시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녀의 아버지 에미르 파크레인이 바텍을 그녀로부터 멀리하도록 별별 수를 다 썼지만, 백약이 무효, 바텍하고 어울리게 된다. 실망이다.
그러면, 지아우르가 말한 바, 이스타카르를 향한 바텍의 여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바택은 누로니하르와의 열락에 빠져 그곳을 잊고 마는가? 그러면 지아우르의 흉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인데....
다시, 이 책은?
그래서 줄거리의 결말은?
이 소설은 <이리하여 칼리프 바텍은 공허한 허세와 금단의 권세에 대한 욕심 때문에 수많은 범죄로 자신을 더럽혔으며, 결국 끝없는 비탄과 누그러지지 않는 가책에 시달리게 되었다.>라는 말로, 바택을 마무리한다.
이 작품은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은 허무한 결말로 끝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 허무한 결말을 맛보기 위해 그렇게 가진 모든 것을 다바쳐, 애쓰고 수고하는 것일까?
앞서 말하길, 이 작품에서 그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사람이 없다,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 다 읽고 나니 바텍이 자신의 욕망, 어머니 카라티스, 또 악마 지아우르의 욕망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그 모습에, 감정이입이 어느새 되고 있었다는 것, 그것을 알게 된다.
이 책, 그래서 다시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읽고, 생각해 볼 작품이다. 그걸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