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무덤 - 바티칸 비밀 연구
존 오닐 지음, 이미경 옮김 / 혜윰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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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무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어부의 무덤은 제목만 들어서는 무슨 말인가, 하고 의아해 할 제목이다.

어부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부라는 말에 바티칸이라는 말이 연결되는 순간, 그 어부가 누구인지 떠오른다. 바로 예수의 제자 베드로다.

해서 이 책은 <바티칸 비밀 연구>라는 부제와 연결되어,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베드로는 과연 로마에 온 적이 있는가?

베드로는 로마에서 죽어 무덤에 묻혔는가?

 

그런 의문이 드는데, 이 책은 그 의문에 차분히 대답을 해주고 있다.

 

우선 베드로에 관한 이야기, 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소개한다.

<전승에 따르면, 사도 베드로는 로마에 머물렀고, 65년경에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처형당했다.> (42)

<로마의 사형 집행자들이 베드로의 시신을 쓰레기장으로 사용하던 인적이 드문 근처 언덕 공터에 내다 버렸지만, 기독교인들이 몰래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그 언덕에 매장했고, 그 장소는 곧 기독교인의 비밀 예배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그 곳의 이름이 바로 바티칸이다.>(48)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그런 베드로의 무덤을 찾으면? 어디에서?

<베드로가 처형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독교인들은 그들이 베드로가 안치되었다고 믿은 바티칸 언덕의 어떤 장소에서 비밀리에 예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며 거듭되는 핍박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언덕을 올라 베드로가 안치되었다고 믿었던 장소로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언덕으로 오는 인적도 얼마 안가 드물어졌다. 명망 높은 이교도 가족들이 이 지역을 매장지로 이용하면서 바티칸 언덕은 250년 동안 주로 이교도 무덤이 들어서는 네크로폴리스로점차 변했다.> (51)

 

그래서 장소는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 거기를 발굴해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몇몇의 교황청 인사들이 베드로의 무덤 찾기에 나섰다.

그게 교황 비오 12세가 시작한 사도 프로젝트.

 

이 책은 그로부터 무려 75년에 걸친 베드로 무덤 찾기를 기록한 것이다.

 

프로젝트 시작과 경과

 

사업에 참여한 면면을 살퍼보자. 역사적인 사업인만큼 참여자들의 이름도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교황 - 비오 12, 베드로 유골 발굴을 시작한다.

월터 캐럴 - 신부, 발굴 사업을 기획, 시행한다.

조지 스트레이트 - 미국의 사업가, 발굴 사업비를 적극 지원한다.

마르게리타 과르두치 - 고고학자, 무덤 명문을 해석,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을 발견하게 된다.

안토니오 페루아 - 사업의 실질적 책임자, 나중에 마르게리타와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된다.

 

1939년 비오 12세가 베드로 무덤 찾기를 시작한 이래,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역사냐? 전설이냐?

 

1950년 비오 12세가 베드로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라디오 방송으로 밝히다.(129)

이 때 발견된 유골은 베드로의 유골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이후, 마르게리타 과르두치라가 이 프로젝트에 뒤늦게 합류하였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던 그래피티 월의 명문(銘文)을 해석하여 베드로의 유골이 어디 있는가를 밝혀낸다.

그러니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마르게리타 과르두치라 할 수 있다

 

20131124,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자에 담긴 유골을 끌어안고 운집한 군중과 세계에 이 뼈들이 베드로의 유해임을 선언했다.( 191)

 

이로서, 베드로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전설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사실로 판명되어 역사가 되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진지하면서도 흥미를 자아낸다.

마치 역사 추리소설처럼,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독자들을 역사의 현장으로 몰아간다.

 

그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인디아나 존스정도의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베드로를 따라, 이스라엘에서 로마로, 로마에서도 그가 죽고 묻힌 바티칸의 언덕으로, 그 언덕에서 시간이 흘러, 이제는 베드로 대성당의 지하에 있는 네크로폴리스로 인도하여, 드디어 베드로의 유골과 마주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죽었다는 전승이 사실이라는 점이 기쁘다.

그런 전승이 그저 사람들이 꾸며낸 것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는 사실, 또한 그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도 또한 기쁘다.

그러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역사를 알게 되고, 역사의 준엄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75년의 길고긴 프로젝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 저자에게도 감사의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책을 대하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러니 저자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 독자들은 알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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