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 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
마수취안 지음, 정주은 외 옮김 / 보누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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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이 책은?

 

이 책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마수취안(馬樹全), <문학과 역사에 일가를 이룬 고적 전문가이다. 주로 고전에서 소재를 찾아 문학 서적을 집필했고, 역사서 및 옛 경전을 탐구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조명하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풀어 쓰는 작업에 주력해왔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에 대해 밝혀둘 것이 있다.

이 책은 지은이 마수취안(馬樹全)의 창작물이 아니다.

이 책은, 책 이름만 여기저기 보이고 멸실된 책 나직경(羅織經)을 복원하여, 저자가 편찬한 것이다.

 

나직경(羅織經)은 내준신과 그 무리가 지었다는 책이다.

그 내용은 “ ....모두 죄명을 날조하여 선량한 사람을 모함한 것이었다. 또 무고한 사람을 모반죄로 얽어맬 목적으로 나직경이란 책을 지었다.”(4)

 

그 책은 멸실되었다가 저자의 손에 우연찮게 들어오게 되어, 드디어 그 원형을 복구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 책 내용이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나직경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무고하는 법을 가르친 경전이란 평가를 받는 책이다. (5)

책 제목과 부제가 의미하는 것처럼, 이 책은 권력 투쟁의 과정에서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을 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비법, 비책은 목차를 통해 다음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비책 1 권력을 다루는 법 : 난세에 유능한 자를 쓰고 치세에 그자를 없앤다.

비책 2 적을 제압하는 법 : 인정을 베풀지 말고 적을 섬멸해라.

비책 3 전략을 세우는 법 : 과감하고 기이한 책략이 효과가 크다.

비책 4 세력을 지키는 법 : 성공 뒤에는 자중해야 한다.

비책 5 자신을 보호하는 법 : 평소 진의를 감추고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라.

비책 6 간신을 찾아내는 법 : 말이 아닌 행동을 관찰해라.

비책 7 사람을 간파하는 법 : 이익을 좇는 인간의 본성을 잊지 마라.

비책 8 윗사람 섬기는 법 : 매사 시비를 따지지 말고 윗사람의 속내를 헤아린다.

비책 9 아랫사람 다스리는 법 : 아랫사람이 내 속을 모르게 하고 선을 지켜라.

비책 10 심문하는 법 : 정신적인 충격을 주는 것이 최고다.

비책 11 적을 처벌하는 법 : 상대가 원치 않는 곳을 공격해라.  

비책 12 상대를 죄로 엮는 법 : 증거가 없어도 다른 죄명이나 다른 사람의 악행으로 덮어씌운다.

 

이중에서 비책 1- 9 까지는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항이지만, 나머지 3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바 정적을 제거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어, 특히 관심이 간다.

 

역사에서 배운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힌다. 딱딱한 가르침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가르침에 걸맞는 역사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아랫사람은 난을 일으킨다.(上無威 下生亂)>는 가르침에 대하여 알아보자.

 

먼저 이런 설명이 뒤따른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행동이나 옷차림, 말투에도 신경 써서 위엄을 갖출 필요가 있다. 아랫사람이 보기에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만만하니 업신여겨도 된다고 여긴다. 아랫사람이 두려움이 없어지면 자연히 일을 할 때 규율을 따르지 않고 윗사람의 결정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니 이 같은 불상사를 막을 수 없다.>(322)

 

말인즉 맞다. 그러면 그런 가르침을 글자로만 읽고, 듣고 끝나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별 감흥이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그 가르침이 어떻게 적용이 되는가 하는 실제 사례다.

그래서 저자는 디음과 같은 극명한 사례를 들어, 그 가르침을 확실히 해둔다.

 

<전국시대 시기, 막 왕위에 오른 제 위왕은 왕다운 위엄이 없어 보였다. (……) 이런 자가 왕으로 있으니 대신 중에도 왕은 만만한 자라고 여겨 두려움 없이 뇌물을 탐하고 국법을 어기고 직분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확실히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그 가르침이 맞다.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니 자연 아랫사람들이 멋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예로 들은 제나라 위왕의 경우, 반전이 있다.

 

<그로부터 3년 뒤, 그제야 위왕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322-323)

위왕은 전국의 현령 72명을 도성으로 불러들여 공무를 논했는데, 이 때 평판이 나쁜 관리에게 내가 비밀리에 그대가 다스리는 현으로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백성들의 삶을 풍족했고 관리들은 정사에 힘써 모든 것이 편안했소. 그런데도 항상 그대에 대한 험담이 들려왔던 걸 보면 그대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은 모양이요.”라고 했고, 그 반대로 평판이 좋은 관리에게는 그 반대의 말을 하면서 각각 상과 벌을 내렸다.

그러니 위왕은 처음부터 위엄을 보이면, 관리들이 자기를 속이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본 모습을 감추어서, 신하들의 본모습을 본 뒤 깨끗이 제거, 위엄을 찾은 것이다.

 

제나라 위왕의 경우가 <윗사람이 위엄이 없으면 아랫사람은 난을 일으킨다.(上無威 下生亂)>는 가르침에 가장 적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각각의 가르침에 가장 적당한 역사를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흥미를 갖게 하여,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적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은 없고

적이 친구로 가장한 것보다 더 재앙은 없다.>

(敵之大 無過不知 禍之烈 友敵爲甚)

 

이 가르침에 대한 역사 사례는 항우의 경우를 들고 있다.

항우는 용맹하기만 할 뿐 안목이 없어 현명한 충신 범증을 내치고 유방과 내통한 항백의 계책을 쓰다 패배했다.(84-86)

 

다시, 이 책은?

 

그러면 이런 - 정적을 제거하는 내용, 또는 남을 모함하는 내용- 책을 읽어서 무엇 한다는 말인가?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독자의 정신 건강에 해로운 것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독자 스스로 잘 걸러 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책은 많은 독자들이 계략을 꿰뚫어보고 간계와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고 유익한 것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6)

 

그러니 독자들은 독을 분별하여, 그 독을 양약으로 사용하는 지혜를 가지고 읽어야 할 것이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비둘기처럼 순결하되 뱀처럼 지혜로워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지혜를 지닐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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