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곱 번째 방 - 개정증보판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일곱 번째 방
이 책은?
이 책 『일곱 번째 방』은 기담 작가로 알려진 오츠 이치의 소설집이다.
오츠 이치는 <기담 전문 작가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란과 찬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마성의 천재 작가이다. 그의 소설들은 설화적 모티프와 현대적 공포 감성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끔찍하거나 오싹한 느낌의 호러라기보다는 오래 잔잔히 맴도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표제작인 <일곱 번째 방>을 비롯하여 모두 10편이 담겨 있다.
그것들의 제목은?
일곱 번째 방 / SO-far / ZOO / 양지暘地의 시詩
신의 말 /카자리와 요코 / Closet /혈액을 찾아라
차가운 숲의 하얀 집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옛날 저녁놀 지던 공원에서
이 중에서 가장 읽을만한 작품은 <양지暘地의 시詩>라 생각된다.
탄생과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신을 알아간다'는 점 또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단편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진행이 빠른 편인데, 특이 이 작품은 저자의 의도를 일찍 밝히고 시작한다.
배경 설명을 하자면, 갑자기 병원균이 창궐하여 모든 인간이 다 죽었고 이제 마지막 남은 사람이 ‘나’를 만들어낸다. 그러니 ‘나’는 인조인간인 셈이다.
‘나’에게 ‘널 만든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이제 얼마 후에 죽게 되어 있다. 해서 이런 부탁을 한다.
“나를 올바르게 매장하기 위해 ‘죽음’에 대하여 공부해 주었으면 좋겠어.”
이런 과업을 가지고 지내는 ‘나’가 서서히 죽음이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 그리고 살아가는 순간 순간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인식하고 교감을 하기 시작하면서 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잘 그려지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작품이 소설 기법중 반전 기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카자리와 요코>는 압권이다.
쌍둥이 자매인 카자리와 요코, 얼굴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 같다. 그중 언니인 요코는 어머니로부터 모진 구박을 받으며 지낸다. 어머니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요코를 심지어 집에서 잠자는 곳도 차별할 정도다. 그러던 어느날 ......(이건 스포일러니까 중간 이야기 생략) 밖에서 만난 두 자매는 옷을 바꿔입고 집에 들어가게 되는데........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는 <Closet>
미키는 시동생인 류지의 협박을 받고 그를 죽이게 된다. 그 시체를 치우려고 급한 마음에 옷장 속에 넣고 감추려 하는데......여기 기막힌 반전이 뒤따른다.
이 책에 실린 10편의 이야기, 어느 것 하나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모두가 가슴이 조이게 하고, 흥분 지수를 높이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해서 읽을 때, 불은 반드시 환하게 밝히고 읽어야 할 듯.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집을 다 읽고, 저저 소개글을 읽는데, 오츠 이치는 <그의 소설들은 설화적 모티프와 현대적 공포 감성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끔찍하거나 오싹한 느낌의 호러라기보다는 오래 잔잔히 맴도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니 공포로 끝나는 작품 또한 그 감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그 ‘무엇’들이 있다는 것, 그것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을 읽어가는 또다른 재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