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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이 책은?
이 책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소설이다.
멕시코 출신 작가,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의 작품이다.
저자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멕시코인, 어머니는 미국인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남아메리카와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 상실, 승리, 죽음 등의 주제를 글로 썼다. 현재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살고 있으며 일리노이 대학에서 문예 창작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작품은 <형의 마지막 생일 파티에 영감을 받아서 쓰게 된 소설로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Top 100, 뉴욕타임스 북 리뷰 선정도서, 뉴욕도서관 올해의 추천도서, NPR 올해의 책 등에 선정되었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할리우드 TV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에는 두 번의 장례식이 거행된다.
이와 관련한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나의 큰 형은 불치병 말기로 인생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을 때 본인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은 형의 생일 전날이었다.>
(514쪽, <작가의 말>)
이 소설은 그래서 주인공 빅 엔젤의 어머니인 마마 아메리카의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빅 엔젤이 어머니의 장례식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허둥대는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 첫장면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잘 읽으려면, 우선 등장인물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등장인물이 많기도 하거니와, 등장인물간의 관계도 복잡하고, 또한 등장인물들이 그들이 가진 사연들과 함께 나타나기에, 이야기가 다소 혼란스럽게 진행이 된다.
그래서 그런 인물들, 우선 정리해 본다.
데 라 크루스 집안.
돈 세군도 : 빅 엔젤의 할아버지.
돈 안토니오 : 빅 엔젤의 아버지.
마마 아메리카 : 빅 엔젤의 어머니, 죽어 장례식을 치르는 중이다.
미겔 엔젤 - 빅 앤젤 (빅 엔젤 데 라 크루스) : 가장, 70세, 죽음을 앞두고 있다.
페를라 : 빅 엔젤의 아내.
(빅 엔젤과 결혼할 당시, 두 아들 - 인디오, 브라울리오- 을 데리고 있었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와 결혼한 다음, 그들을 미국으로 몰래 밀입국시켰다.)
미니 (미네르바, 라 미니 마우스) : 딸
랄로 (랜스 헝그리 맨) : 아들
인디오 : 아들
브라울리오 : 아들 (죽은지 10년 됨)
마리루 (마리아 루이자) : 빅엔젤의 여동생.
세사르(홀리오 세사르) : 빅 엔젤의 동생, 즉 이 집안의 둘 째 아들, 67세
파스 : 세사르의 (세번째) 아내.
리틀 엔젤 : 빅 엔젤의 이복 동생, 60세
빅 엔젤의 아내 페롤라의 자매들
루피타 : 남편은 엉클 짐보
라 글로리오사 : 페롤라의 동생
스페인어에서는 사람을 별명으로 부를 때, 앞에 정관사를 붙인다. (42 쪽, 역자주) 여자는 라(la), 남자는 엘(el)
그러면, 이런 대화가 이해된다.
그렇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간의 관계를 알아두어야 다음의 대화가 이해되는 것이다.
우선 빅 엔젤의 아들인 랄로와 빅 엔젤의 동생인 리틀 엔젤의 대화다.
즉 삼촌과 조카 사이에 오가는 대화다.
“저는 삼촌의 엄마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죠”
“아, 없어.”
“그 분은 백인이었죠.”
“어딜 봐도 백인이었지. 너는 잘 지내지?” (144쪽)
삼촌의 엄마는 다시 말하면 할머니다. 그런데도 조카는 할머니를 본적이 없다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바로 리틀 엔젤의 어머니가 랄로의 친 할머니가 아니라는 것, 리틀 엔젤은 아버지인 빅 엔젤의 이복 동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족관계가 대화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는데, 가족 관계를 잘 알아야 대화가 이해되는 것이다.
또 이런 대목 읽어보자. (186쪽)
<그녀는 이렇게 물었었다.
“근데 네 이름이 뭐야?”
“앙헬.”
“어떻게 네 이름이 앙헬이야? 앙헬은 벌써 여기 있다고!”
그녀는 자기 큰 오빠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하지만 리틀 엔젤은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빅 엔젤의 여동생 마리루가 (이복 동생인) 리틀 엔젤을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앙헬(angel)'은 영어로 하자면 '엔젤(Angel)이다.
배다른 동생이 집으로 온 날, 마리루는 그의 이름이 오빠인 엔젤과 같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더 읽어보자.
<“그 이름을 벌써 썼다는 걸 파파가 까먹었나 보지.”
그 말에 모두는 크게 웃었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마리루는 씩 웃었다.> (186쪽)
깨알같은 유모어가 번뜩이는 장면이다.
빅 엔젤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빅 엔젤, 그에게 소원이 있다.
자기의 생일이 지난 다음에 죽는 것이 소원이다.
하루는 더 살아야 한다. 가족 파티까지는. (113쪽)
빅 엔젤을 하나님과 협상중이었다. (116쪽)
그렇게 생일을 기다리는 그 시간에 작가는 이 집안의 가족사를 풀어 놓는다. 멕시코에서 이민 온 가족, 그 가족들이 미국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이야기, 그게 이 소설의 주제다.
다시, 이 책은?
그런 사연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드디어 빅 엔젤의 생일 파티가 열린다.
그런데 그 파티장에 난입한 무장괴한이 있었으니, 과연 그 파티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럼, 빅 엔젤은 파티장에서 총에 맞아 죽게 되는 것일까?
저자는 숨 가쁘게 이야기를 끌어가며, 독자들을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과 삶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속의 가족들, 비단 가공의 이야기로 그치는 게 아니라 , 실제 우리 주변에, 우리 삶에서 일어날 수 있기에, 이 소설을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사건'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