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이
책은?
이 책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는 제목 그대로 향토 사학자 신정일이 사찰을
답사하고,
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 신정일은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다.>
그가 쓴 책이 많은데,
『마음의 발견』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를 망라하여
전국 사찰을 누비면서 답사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 중 내가 다녀본 적이 있는 절이 몇 군데 눈에
뜨인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화암사.
(여기 이 책에는 화암사의 위치가
‘전라남도 완주’라 되어 있는데 잘못된
정보다.
그곳의 정확한 위치는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 화암사길
271>로 ‘전라남도 완주’가 아니라,
‘전라북도
완주’다.)
내 기억에 그곳을 세 번
방문했다.
<골짜기 어구에 바위 벼랑이
있는데,
높이가 수십길에
이른다.>(23쪽)고 절에 가는 길목의 험지 한 곳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절에 오르려면 산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
등산하는 것처럼
각오를 단단히 하고 ‘바위 벼랑’을 올라가야 한다.
‘바위 벼랑’이라 함은 큰 바위가 하나 있어 그 바위를
올라가는 게 아니라,
수많은 바위가
산비탈에 놓여 있어,
그 바윗돌들을 하나
하나 디뎌가면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여름에 비라도 많이
온 후에는 그 계곡에 물이 흘러,
특히 바위가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내가 가본 세 번
중에 한번은 물이 아주 많이 흘러,
바윗돌을 딛고 가는데
아주 애를 먹었다.
그렇게 바위 벼랑을 다
올라가면,
이젠 철제 계단이
나타난다.
그 철제 계단 곳곳에
예쁜 그림들이 걸려있는데,
시도 함께
들어있어,
계단을 오르며 그걸
하나 하나 감상하는 맛도 제법이다.
그 철제 계단을 다
올라가면,
이제 절이
보인다.
그 절,
화암사는 두 가지로
유명하다.
첫째는 ‘원효와 의상이 수행했던
곳이고,
두 번째는 하앙식
건축법으로 지어진 국내 유일 목조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원효,
의상이라면 신라의
고승이 아닌가.
그런 분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했다니,
경내에 들어서면
아무래도 숙연해진다.
그분들의 가르침이 절
안에 가득한 기분이 드는 것은 그 절이 다른 절에 비해 참배객,
관람객이 드물기
때문이리라.
이 절은 관람객이 별로 없다는 점이
좋다.
먼저 절이 위치한 산까지 가는 길이 자동차가 가기에 적당하지
않다.
농로길보다 조금 넓은
곳이 많아 차가 두 대 지나기 어려워, 맞은편에서 차라도 오면,
앞뒤로 전후진을
반복하며 서로 길을 양보하면서 가야하고,
또 산아래에 가서
주차한 다음에도 바위 벼랑을 한참이나 애써서 올라가야 하는 것이 사람들이 가기 힘든 요인이 되나 보다.
해서 이 절에 가면,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정말 절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또한 이 절의 특징은 ‘하앙식 건축물로 지어진 우리나라 유일한
목조건물’이라는 점이다.
그 말을 이 책 읽기
전에도 알았으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책을 읽고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건 마찬가지다.
허나,
이 책을 들고 가서
직접 다시 보면,
조금 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언제 한 번 다시 가
볼 작정이다.
<하앙식 건물은 비바람을 막아주면서도 유연한
아름다움이 빼어나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써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존 양식을 찾지
못하다가 1978년 문화재 관리국애서 처음
밝혀냈다.>
(27쪽)
전라북도 완주의 송광사와
위봉사.
또 가본 절이 이 책에 소개 되고
있는데,
역시 전라북도 완주에
위치하고 있는 송광사와 위봉사다.
전라북도에 송광사가 있다고?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어찌 송광사가
전북에?
송광사가 전북에?
있다.
그러니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송광사와는 다른 절이다.
송광사는 이 곳 전주에서
가깝고,
또 가는 길도
자동차길이라 가기가 쉽다.
하지만 잘 알려지 않은
탓인지,
내가 몇 번
가보았지만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그곳 송광사에서 더 길을
들어가면,
위봉사가
보인다.
그곳 역시 자동차길로 가기 편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나,
산으로 난 길을
한참이나 가야해서 그런지 역시 참배,
관람객이
적었다.
다시,
이
책은?
절에 가면,
일단 마음이
고요해지니 좋아,
자주 인근의 절을
찾는다.
절로 가는 길로 들어서,
불이문,
일주문,
사천왕,
종각,
대웅전,
그리고 절 뒤에 있는
칠성각까지 발길을 옮기다보면,
그 곳에 와서 부처를
만나기를 소원하며,
부처처럼 살기
소원하는 선남선녀를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직접 가본 곳은 나의
기억 속으로,
못 가본 곳은 책의
글 속으로 들어가 그런 소원이 빌어지는 현장을 체험해 본다. 절 안에서 부처를 향해 빌던 그 손들이 절
밖에서도 같은 신심을 지녀주시기를 빌게 되는 건,
비단 나뿐만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