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세계사
이
책은?
이 책 『천하무적 세계사』,
읽을 만하다.
저자는 모토무라 료지,
<도쿄 대학 명예교수,
와세다 대학 국제교양학부
특임교수.
문학박사.>
고대 로마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로마사에 대한 저서가
많다.
『어스름한 로마 세계』로 산토리 학예상,
『말이 바꾼 세계사』로 JRA상 마사(馬事)문화상을 수상했고,
일련의 업적으로 지중해학회상을
수상.
기타 저서로 『다신교와 일신교』
『지중해 세계와 로마
제국』
등이 있다.
저자의 책,
『말이 바꾼 세계사』와 『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의 기본 얼개는 무엇일까,
알아보자.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다음과 같은 7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살펴보고 있다.
관용(Tolerance)·
/ 동시대성(Simultaneity)·
결핍(Deficiency)·
/대이동(Huge
Migration)·
유일신(Monotheism)·/
개방성(Openness)·
/현재성(Nowness).
이상 7가지 키워드를 통해 저자는 인류가 어떻게 역사를
이루어왔는지 분석하고 통찰한다.
각각의 키워드가 어떻게 역사와 관련이
있는지, 간단하게 적어보자.
관용(Tolerance)·
: 로마는 관용의 힘으로 세계적
제국을 건설했다.
동시대성(Simultaneity)·
: 동시대성이 역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다.
결핍(Deficiency)·
: 여기서 말하는 결핍이란
건조화를 말한다.
물이 말라가니 강가로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대이동(Huge
Migration)· :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지며 세계지도가 바뀌게 된다.
유일신(Monotheism)·:
유일신이 생겨나면서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왜 다른 종교에 관용적이던 로마가 기독교를
탄압했을까?
개방성(Openness)·
: 아테나나 스파르타 대신이
로마가 강국이 된 이유는?
단 하나,
개방성이다.
현재성(Nowness)
: 지금 인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인류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과 관련이 있다.
특별히
‘동시대성’에 관하여
먼저 저자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자.
기원전 1000년대에도 흥미로운 ‘동시대성’이 존재했다.
바로 ‘사상’의 탄생이다.
당시 문명 선진지역인
그리스,
오리엔트,
인도,
중국 등지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우후죽순 사상과 철학이 태동했다.
먼저,
그리스에서는 호메로스부터 이오니아 철학을 거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으로
대표되는 그리스철학이 탄생했다.
오리엔트에서는 예레미야 등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예언자가
나타났다.
오늘날 이란 부근에서는 배화교의 시조 조로아스터가 태어났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 철학이 출현했고 뒤이어 불교 창시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탄생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공자,
노자를 필두로
‘제자백가’라고 부를 정도로 무수히 많은 사상가가
등장했다.
물론 이들 사이에는 200?300년의 세월 차이가 있지만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상과 철학이 왜 이 시기에 일제히 꽃을 피웠는지는 아직도 역사학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 시기에 특별히 주목한 철학자가 있다.
20세기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다.
그는 이 시대를
‘축의 시대(Achsenzeit)’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이 시기에 꽃피운
사상이 모두 이후 인류 사상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118-119쪽)
다소 길게 인용하였지만,
이런 ‘동시대성’을 다른 시기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비단 기원전의 일이
아니라,
그 후에도 같은 시기에 동양과
서양에서 같은 발전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이 동시대성이란 키워드로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역사적 안목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를 보는
눈,
역사를 보는
눈
이런 글은 요즈음 난민들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의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족 문제는 역사는 물론 종교와 지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바른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명확히 이해하기 힘든 난해하기 짝이 없는 문제다.
제대로 된 세계사 지식이
뒷받침되어야만 문제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바르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고 세상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통찰할 수
있다.>
(213쪽)
올바르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메커니즘,
확실히 요구되는
것들인데,
이 책으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일신교에 대한 비판적
이해
기독교가 다수파가 된 이후,
이제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을
‘이교도’라 부르며 박해하기 시작했다는 것,
역사적인
사실이다.
(241쪽)
이 책에서는 그 원인을 <이러한 종교적 대립은 어쩌면 일신교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일신교는 오직 하나의 절대신만을
믿는 까닭에 다른 신의 존재를 일절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242쪽)
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설령 그럴지라도 이는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예수의 가르침은 이방인이라도
품어주라고 했는데,
단지 자기들과 믿음이 다르다고
박해하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런
것,
기억해
두자
네로 황제가 친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패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네로,
오레스테스,
알크메온,
패륜아”라는 낙서가 로마의 담벼락을
장식했다.
오레스테스와 알크메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친어머니를 살해한
이들이다.
(66쪽)
휴브리스 (Hubris,
오만)의 문제 :
휴브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의 마음에 극도의 야심과
자만,
방만을 불러일으켜 그 사람을
파멸로 이끈다.
휴브리스는 그리스 비극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왜 휴브리스는 그리스 비극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비극은 본래 승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패자에게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
패자는 단지 슬픔과 상실감을
체험할 따름이다.
비극은 승자가 된 행운아가 패자로
전락할 때 생긴다.
즉 비극은 ‘승자의 저주’인 셈이다.
(84쪽)
플라톤은 인간의 흥미와 관련해 유익한 통찰을
남겼다.
플라톤은 인간에게 세 종류의 흥미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첫째 ‘지식’,
둘째 ‘돈벌이’,
셋째 ‘승리’다.
그는 사람은 대부분 이 세 가지중 하나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87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
(21쪽)
-
비스마르크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
(90쪽)
-
마하트마
간디.
Live as if you were to die tomorrow. Learn as if you were to live
forever.
다시,
이
책은?
교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고전’과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라는 저자의 견해,
백번
공감한다.
동감이다.
고전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그리고 따라야 할 보편적 진리가
담겨있고,
세계사에는 인류의 경험을 집대성한
살아 숨쉬는 인류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해서 이 책은 세계사에 대한 통찰의 방법으로
7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것을 통하여 역사를 읽어주고
있다.
저자의 역사관은 이것이다.“역사는 모두 현재사다.”
다시 풀어 말하자면,
“모든 역사에는
‘현재성’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9쪽)
저자는 그러한 관점에서 역사를 읽고,
해석하고,
쓴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역사관이 어떻게 역사를 해석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천하무적 세계사』,
여태까지 읽었던 그 어떤
역사책보다,
읽을 만하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읽을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