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 臣下
류기성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신하 臣下

 

이 책은?

 

이 소설 신하 (臣下)』는 조선 세조부터 시작하여 중종까지 무려 5명의 왕을 섬긴 류자광의 신원(伸寃 - 원한을 풀어 버림)을 위한 호소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류기성, 역사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역사에 관한 저서를 몇 권 발표한 바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조선 시대 역사를 읽으면서, 류자광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평소 여러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그를 간신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찌 그런 간신이 중중반정을 도모한 자들의 명부에 들어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중중반정에 기여한 공로로 상훈도 받았는지, 의아했었다.

 

일단 그런 의문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가 처세술에 능한 자, 시류(時流)를 잘 파악하는 자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서 여기에 붙고, 내일 또 시류가 변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 자리를 잡는 전형적인 간신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생각은 바로 다음과 같은 의문에 부딪힌다.

그럼, 중종반정을 모의하던 대신들은 간신 - 내 생각에, 여기 저기로 옮겨 다니는 지조 없는 -인 류자광을 반정에 끌어들이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는 말인가?

 

그런 의문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 바로 류자광이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이런 말로 류자광에 대한 평가를 개괄하고 있다.

<연려실 기술><어우야담>에는 상반된 기록이 있다. (후기)

<연려실 기술>에는 류자광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기록을 해 놓았고, 어우야담에는 긍정적이고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 먼저 알고 읽어보자.

 

먼저 이런 것 생각해 보자. 우리들이 류자광이 간신이라고 인식한 것,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보통의 사람들은 학창시절에 배운 국사 교과서에서 류자광에 대한 이런 기록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김일손이 사초에 기록한 <조의제문>을 빌미 삼아 무오사화를 일으켜 무고한 선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간신, 그리고 연산군의 폭정에 일조를 한 사람. 따라서 그는 희대의 간신이다.

 

과연 그는 그렇게 몇 자로 정리가 되는 인물, 간신인가?

저자는 류자광이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는데 공을 세워 세조에 의해 발탁되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중종반정에 기여하고, 드디어 대간들의 탄핵을 받아 유배형을 받는 데까지 시간별로, 그에게 일어난 일들과 그러한 일들이 일어난 원인까지 자세하게 분석해 놓고 있다.

 

5명의 임금들에 의하여 등용되어, 벼슬길에 나설 때마다 대간들은 불가하다고 상소를 올린다. 임금들이 그런 상소에 귀기울이지 않자, 계속해서,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는데 어찌할 수 없었던지 그를 지방직으로 돌리거나, ‘특진관으로 일하도록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진관이란, 왕의 곁에서 정치적 자문을 하며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는 종 1품의 재상반열 관직을 말하며 지금으로 치자면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생각할 수 있다.

 

류자광에 대하여 대간들의 불가상소가 이어지게 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을 저자는 그의 신분이 서자라는 점을 들고 있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 시대에 서얼인 그가 종 1품 관직을 맡을 수 없었기에, 대관들이 들고 일어났다는 것이다.

 

<흔히, 야사에서는 간신으로 묘사되고 있고, 방송의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는 간신의 표본 같이 묘사되고 있으나 실제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간신으로 묘사되기 보다는 사림세력들로부터 미움과 배척을 받는 천한 서출 신분의 신하로 묘사가 되고 있어 상당한 차이를 느낍니다.>

(책 말미의 <작가생각>중에서 - 어찌된 셈인지, <작가생각><후기>에는 페이지 숫자를 매겨 놓지 않았다.)

 

저자는 이렇게 그의 생을 구분한다.

무오사회 이전과 이후.

무오사화 이전에는 비록 천한 신분이었지만 왕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관점에서 높이 평가해준 면이 없지 않으나, 무오사화 이후에는 김종직을 추종하는 사림세력으로부터 무조건적인 비난과 반대에 부딪히게 되면서 나쁘게 평가된 면이 없지 않다. (작가 생각 중에서)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류자광에 대하여 조금더 균형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sillok.history.go.kr)를 찾아 들어가 수시로 그에 관한 기록을 찾아 대조하면서 살펴보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류자광에 관한 기록이

<세조실록 42, 세조 13614일 정미 1번째 기사 1467년 명 성화(成化) 3년 이시애의 난 평정에 관한 갑사 유자광의 상서> 로 세조와의 인연이 시작되고, <순종실록 2, 순종 179일 양력 2번째 기사 1908년 대한 융희(隆熙) 2년 유자광 등의 죄명을 벗겨주다> 까지 모두 전체 878 - 국역 기준- 이 보인다.

 

역사책이나 소설등에서 몇 줄 정도로 묘사되면서 간신으로 각인된 류자광, 그의 다른 면을 알게 된 것이 기쁘다. 그래서 역사는 항상 새롭게 읽어야 한다는 것, 인물도 다른 각도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은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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