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의 죄 - 범죄적 예술과 살인의 동기들
리처드 바인 지음, 박지선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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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의 죄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뉴욕의 소호를 배경으로 하고, 살인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물고 물리는 이야기다.

 

저자는 리처드 바인 (Richard Vine)

<세계적 미술 매거진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의 편집장으로 예술과 관련된 다수 저널에 300편이 넘는 기사와 리뷰를 기고했다.>

 

이 책은 <저자가 일평생 예술계를 누비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펄프픽션의 형식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리처드 바인의 소설 데뷔작이다. >

 

등장인물들

 

인물들이 복잡하다. 결혼과 이혼, 또 연이은 불륜으로 이어지는 관계, 복잡하다.

 

필립 올리버 : 문제적 인물,

앤젤라 올리버 : 필립의 첫 번째 부인

어맨다 올리버 : 두 번째 부인,

클라우디아 실버 : 지금 외도 상대.

멜리사 (미시) : 필립과 앤젤라 사이의 딸

 

화자인 ’, 잭슨 와이어스() : 부동산 업자 및 미술품 딜러

나탈리 : 아내 (병으로 사망)

 

호건 : 사건을 의뢰받고 수사하는 탐정

 

사건의 시작

 

어맨다가 살해당한다.

<시신은 총격이 발생한 지 24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되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오데오에서 우스터가에 있는 로프트까지 혼자 걸어왔다.>(9)

 

여기서 로프트가 뭔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

loft [명사] 로프트(예전의 공장 등을 개조한 아파트)

예문) They lived in a SoHo loft. (그들은 소호 로프트에 살았다.)

예문조차 소호를 거론하니, 소호에 로프트가 많은가 보다.

 

필립의 현재 아내인 어맨다가 살해당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의 친구인 호건이 탐문 수사에 돌입한다.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남편인 필립, 그리고 젊은 예술가인 폴 모스. , ‘가 의심하는 인물인 필립의 첫째 부인이었던 앤젤라 올리버. 이들 중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소호의 상태

 

90년대, 뉴욕의 소호는 예술계의 수도처럼 여겨졌다. 그 때 소호에서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후반부 재판정에서 검사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소임을 다해 가족을 부양하고 보호합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스 씨 같은 자칭 예술가처럼 자신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다는 데서, 특별해지는 데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그 특별함 때문에 우리가 모두 지키고 사는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411)

 

소호의 상태를 알려주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소호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발언 몇 개 더 들어보자.

 

그 아이는 클라우디아에 대해 뭘 알고 있죠?”

필립의 긴 명단에 있는 또 한 사람의 더러운 여자일 뿐인걸요.”(131)

 

예술계잖아. 다들 섹스를 하면 했지 악수는 안 한다고” (123)

 

로라는 굽높이가 10센티나 되는 스파이크 힐을 신고 검은 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거래를 반드시 성사시키려 작정한 모양이었다. 로라의 다리는 소호에 있는 갤러리 절반보다 작품을 더 많이 팔았다. (148)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누군가를 정말 사랑하면 떠나지 않아요. 항상 같이 있고 싶어 하죠. (146)

 

온갖 고독 중에서 최악은 외국 호텔 방에서 자정에 홀로 느끼는 공허함이다. (169)

 

아무 것도 믿지 않으면 아무 것에나 속아 넘어가. (254)

 

다시, 이 책은?

 

젊은 예술가로 포르노 제작자이기도 한 폴 모스가 범인으로 체포된다. 15년형을 받고 감옥에서 지내다가 살해당한다. 그리고 그 후 반전(?)이 일어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 반전이 독자들을 감질나게 한다. 분명 이런 범죄소설에는 반전이 일어나게 되어 있는데, 대체 반전은 언제 일어나는 거지? 이 소설은 반전이 없는 고차원적인 소설인가, 하고 체념할 무렵, 드디어 반전은 일어난다.

 

여기에 철부지 같던 12살짜리 소녀, 필립과 앤젤라 사이의 딸인 멜리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데, 그녀가 일으키는 반전은?

 

필립과 그의 부인들, 그리고 미술품 딜러인 를 둘러싼 이야기로 보면 범죄소설, 멜리사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추면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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