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이 책은
?
이 책은 30대 여성의 시각으로 본 현재 우리나라 페미니즘의
모습이다.
그러니까 페미니즘 현황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저자의 목소리 하나, 먼저 들어보자.
남아선호사상이 만연해 있던 옛 시대에 비하면 세상이
느리게나마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30대 젊은 부부 세대에서 “여자가 이래야지”
하고 권위를 세우는 남편은 많지
않다.
함께 집안일을 나눠
하고,
육아에
동참하고,
시댁과 아내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잘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들도 많다.
(49쪽)
이런 경향,
이런 추세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어떨까?
<문제는 여전히 그것이 ‘고맙고 특별한’
풍경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그런 게 특별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으니,
현재,
남녀평등에 관한 추세 변화는 아직
저자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저자의 목소리가 이 책에 담겨있다.
느끼고 깨닫게 되는
것들
남녀의 시각 차이가 어떤지 잘 보여주는 말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남자는 무심코 이런 말을
던진다.
“그게 뭐가
어때서?”
그런 남자의 말에 여성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걸 왜
몰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남녀의 차이가 바로 그런 말로
드러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 :
“그게 뭐가
어때서?”
여 :
“그걸 왜
몰라?”
혹시 이 책을 남녀가 같이 읽고
있다면,
이 말을 활용해서 서로의 시각을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
이 책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가 각각 기준으로 삼아온 세계가 다르다는 사실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는 나에게 자주
“그게 뭐가 어때서?”라고 물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왜 몰라?”라고 분노에 차 반문했다.>
(7쪽)
그 다음을 읽어보면서,
여자들끼리는 어떤 말이 등장하는가
살펴보자.
<여자 친구들끼리는 ‘왜 그거 있잖아’하면 다들 깊게 공감하는 문장이나 상황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남편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
‘왜 그거 있잖아’라는 말은 남녀간에는 통용되지 못하는
것일까?
앞으로 이 말이 남녀간에도 통용되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남녀의
차이,
서로 강 건너
등불(?)
(결혼후)
우리가 살고 있던 세계가
다르다는,
우리가 세상을 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토록 다르다는 실감을 그때 불현 듯 하게 된다.
(113쪽)
내가 남편과 살면서 놀란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예민하게 듣는 그 모든 문장들이
남편에게는 나만큼 날카롭게 꽂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165쪽)
개념
정리. :
‘여성 혐오’
저자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성혐오의 범위를 공부하고 인지하는 것이라
한다.
여성혐오는 사전적인 느낌의 ‘증오하고 싫어한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 현상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106쪽)
저자는 여성혐오의 예로,
여성의 한계를
긋거나,
성적 대상화
하거나,
모성을 의무화하고 신성화하는 흔한
일들을 모두 여성혐오로 규정한다.
밑줄 긋고 생각해 볼
말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남이 해주는
거,
그게 연애다.
(25쪽)
차별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주체는 차별을 당한다고 여겨졌던 쪽이 되어야
한다.
인종 차별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백인이 선언한다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53쪽)
다시,
이
책은?
페미니즘은 왜
필요한가?
저자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전폭적으로
공감한다.
<서로에게 원치 않는 역할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온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더구나 한 쌍의 남녀로서 손을
잡고 걸어가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이 필요했다.
또한 이 아슬아슬한 지렛대 위에서 홀로 균형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서도 페미니즘 한
조각을 내 삶에 끌어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상을 바꾸거나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위해서였다.>
(9쪽)
이 말에서 내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내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상을 바꾸거나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또한 그들(여성들)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위해서도 아니고
(여성과 남성 모두인)
우리들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위해서였다.
일상의 어느 면에서나 남녀 차별이 있네 없네 하는 말이 나오지 않게
되어,
남녀를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
그게 진정한 페미니즘의 목표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