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골목집에서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광화문 네거리 첫 번째 골목 안에 있는 집의 소녀 이영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시대 배경은 해방 후 몇 년간이니 요즘과 많이
다르겠지만,
소설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지은이는 최은규 작가.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 :
이영선 :
풍문여중 학생
(132쪽)
아버지
이선생
어머니
최부인
오빠
이민재
그리고 집안에서 일하는 식모 언니 독고을수
나비.(본명 신한재)
시대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들
해방 후 몇 년 사이,
남북이 갈라지고 고착화되는
시기다.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건들이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소개된다.
그러니 그런 사건들은 이 소설에서 배경 역할만 하고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분단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 분명하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 -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39쪽)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 선수 우승(156쪽)
여운형 암살 (82쪽)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토대가 하여,
주인공인
나비(신한재)가 나중에 광화문집 골목집에 정착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영선과 나비가 함께 하지
못하게 되는 ‘역사적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안타깝기만 하다.
지리적 배경이 되는
곳들
이 소설의 주무대인 광화문 네거리 첫 번째 골목 안에 있는 집 이외에도 다른 몇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다음 대목이 눈에
띈다.
인조 셋째 아들 인평대군이 살았던 집.
그 집 너머 바위에 강세황이 쓴 글씨
홍천취벽(47쪽)
이 중에서 강세황이 ‘대문짝만하게’
써 놓은 글씨가 무언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이화장 뒷문 개울가 바위에 신대(申臺)를 기념하기 위해 정조 때 서화가이며 한성판윤을 지낸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2∼1791)이 쓴 '紅泉翠壁(홍천취벽)'이라는 큼직한 각자가 1960년대 초까지도 남아 있었으나 4·19혁명 이후 계곡을 메우고 집이 들어서면서 땅에 묻혔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발췌
인용)
이런 기록도 보인다.
<[동명연혁고]
종로구편을 보면 강세황이 살던
곳은 아랫골 또는 하백동(下栢洞)이라고도 하였다.
신대우물은 동숭동
129번지 지금의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뒤편 낙산아래에 있던
우물인데 낙타유방(駱駝乳房)의 바위가 기묘하고 아름다우므로 영조 때 강세황이
홍천취벽(紅泉翠壁)
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그러나 이 우물도 낙산 기슭에
집들이 들어서면서 매립되었고 홍천취벽(紅泉翠壁)이라는 글자도 확인할 수 없다.>
위의 기록에서 강세황과 관련해 정조 또는 영조로 소개하고
있는데,
강세황(姜世晃)은 숙종39년(1713)∼정조15년(1791)에 걸쳐 살았던 사람이니,
위의 기록에서
정조,
영조 라고 된 부분이 틀린 것은
아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훌륭하구나.
나비가.”
“제,
제가요?
제가 왜
훌륭하지요?”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잖니.
그러니까
훌륭하지.”(34쪽)
여자도 직업이 있어서 자기 생활을 스스로 지배할 수 있어야 해방을 하는
것이다.
(55쪽)
인생이 쵸코레트 맛이랑 똑같다.
입안에 넣으면 단맛도 나고 쓴맛도
나고 그러지? 그러니까 쵸코레트를 먹을 땐 이게 참
달구나,
이 생각에만 빠져 있지
말아야지. 쓴맛도 분명히 나니까.
두 맛을 다 공평하게 느껴야
쵸코레트를 제대로 먹은 거다.
(193쪽)
*
사족
: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장면이 떠오른다.
초코렛 상자를 들고 벤치 옆 사람에게 말을 건네던
검프.
포레스트 검프 :
"인생은 여러가지 맛이 나는
초콜릿 상자"
참,
이말 빼먹을 뻔
했다.
우리말이 참으로 예쁘단 것을.
그래서 소설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을.
이런 문장,
우리말이니까 소리 내어 읽어보면
그 말들이 얼마나 예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 작은 칼 하나 선물해줄래,
야물딱진
걸로다가?
늘 갖고
다니게.
(182쪽)
이 선생은 입을 있는 대로 앙다물고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203쪽)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은 비분강개 하지 않고,
결코 목소리 높이지
않고,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방식으로
남북 분단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영선과 나비,
아직 시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소년
소녀들에게 닥친 차디찬 현실을 그려보임으로,
요즘 청소년들에게 남북분단의
과정과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