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이
책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은 이제 고전 반열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만큼 유명하고,
또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그런 『모비 딕』을 축약하여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 컬렉션>
중 한권으로 펴낸
것이다.
보통의 판본이
700여 쪽에 달하는 것을 210쪽으로 축약했으니,
약 3분의 1정도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등장인물인 에이해브 선장, 이름을 주목해
보았다.
‘에이해브’라고 하니,
낯설게 느껴지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아합’이라고 표기된다.
그전에는 이런 대목을 유의해서 읽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에이해브야.
이보게,
전에 그런 이름의 왕도
있었잖은가?
구약성서 <열왕기>에 아합이라는 이름으로 나오잖아.”
“아주 야비한 왕이었지요.
그 사악한 왕이 살해당했을 때
개들이 피를 핥으러 오지 않았나요?”(54쪽)
해서 영어를 찾아보니 Ahab
인데,
우리말로는 그저 아합이라 읽지만
영어 발음은 달랐다.
Ahab
미국·영국 [eihæb]
[명사]
(성서)
아합 ((이스라엘의 왕))
또하나,
'스타벅'이란 이름의 일등
항해사.
그전에 읽을 때에는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를 몰랐었다.
지금은 <스타벅스>라는 이름이 커피 브랜드로 유명해
졌는데,
‘스타벅’이라는 등장인물과 ‘스타벅스’라는 상표가 무언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
관련성을 조사해 보았다.
그 둘 사이에는 이런 일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사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k)’에서 따온 이름이다.
소설 속에서 스타벅은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는 선원으로 스타벅스에 따르면 처음에는 배의 이름이었던 ‘피쿼드(Pequod)’로 지으려고 했지만 ‘오줌(pee)’
그리고 ‘형무소(quod)’라는 단어가 연상되기 때문에
포기했다.
고민 끝에 피쿼드호의 일등
일등항해사 ‘스타벅’에서 이름을 가져오고,
여기에 창업자
3명이라는 의리로 복수형 ‘-s’를 붙여 ‘스타벅스’가 최종 브랜드명으로 낙점됐다.>
(인터넷 자료
인용)
이렇게 이름들의 의미가 남다른 것을 알게
되자,
작품의 진행에
있어,
두 인물의 행적 또는 연관성에
주안점을 두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바람의 방향을 보고하러간 스타벅이 잠들어 있는 에이해브 선장을 보면서 불시에
떠올린 생각(171쪽),
또는 망루에 올라간 에이해브
선장이 고정 밧줄을 스타벅에게 맡겨 잡고 있으라고 한 것(184쪽)들이 ‘에이해브 선장과 스타벅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궁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에이해브 선장과 고래인 모비 딕과의
관계,
또 에이해브 선장과 스타벅의 관계
등을 살펴보면서 이 작품을 읽어본다면,
허먼 멜빌이 얼마나 그런 관계
설정에 많은 공을 들여가면서 작품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타고 모비 딕을 쫒아가는 배 이름 또한 의미가
있다.
<배이름 ‘피쿼드(Pequod)’는 대가 완전히 끊긴 매사추세츠 주의 유명한 인디언 부족
이름이다.>(46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가장 분명하고 유용한 용기는 위험에 대한 정당한 판단에서 나오는
것.
(73쪽)
에이해브가 경계해야 할 사람은
에이해브입니다.
자신을
조심하십시오.(155쪽)
모든 인간 중 최고의 폭군은 바로 죽어가는 사람이
아니던가!
(159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내용을 축약했어도 줄거리는
그대로이며,
작품 중에서 편집자가 생각하는
강조할 부분,
중요한 부분을 살려
놓았으니,
오히려 작품을 이해하고 음미하는
데에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모비 딕』을 읽으면서 편집자가 강조한 부분을
통해,
그전에 읽을 때는 찾아내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는 등 『모비 딕』을 조금더 깊게 읽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