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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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전쟁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여자 전쟁, 섬찟한 제목이다.

그러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 있다. 원제는 The War on Women

 

저자는 수 로이드 로버츠, 이 책을 집필하던 중 고인이 되었으며, 그녀의 자녀들이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여 펴냈으니, 더더욱 의미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는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필요가 있다.

저자는 냉정한 감시자요, 열렬한 행동가이다.

 

냉정하다는 평은 여성할례를 막기 위하여 운동을 하던 중, 감비아에 가서 이맘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데 그의 말이 상식에 어긋나고 사리에 맞지 않은 말이었지만,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나는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29)한 점이 그러하다.

이 리뷰에 옮길 수 없을 정도의 발언을 해대는 이맘 - 이슬람 종교 지도자 - 에게 할 말은 하면서도 절제를 잃지 않는 냉정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열렬한 행동가라 함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감비아,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사우디 아라비아, 구소련 국가들, 보스니아와 코소보, 파키스탄과 영국, 요르단, 인도, 콩고.

다양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문제를 과감히 드러내 각성을 촉구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여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은 선진과 후진을 가리지 않고 벌어진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럼 각 지역에서는 어떤 문제 때문에 전쟁인가? 목차에 선명하게 드러나니 목차를 살펴보자.

 

1 가장 잔인한 칼날, 여성 할례: 감비아

2 5월광장의 할머니들: 아르헨티나

3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 아일랜드

4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감옥: 사우디아라비아

5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 이집트

6 인신매매로 사라지는 소녀들: 해체된 구소련 국가들

7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자리: 보스니아와 코소보

8 두 도시를 잇는 강제결혼 셔틀: 파키스탄과 영국

9 명예 없는 명예살인: 파키스탄과 요르단

10 세계에서 여자로 살기 가장 어려운 곳: 인도

11 강간이라는 전쟁 무기: 보스니아와 콩고민주공화국

12 제도화된 여성혐오: 영국

 

이런 일이 일어나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여성할례의 경우를 보자. .

기독교에서는 남성 할례는 행하지만 여성할례의 경우가 없고 이슬람에서만 일어나는 일인데, 그렇다면 이슬람에서는 어떤 근거로 그런 일을 자행하는지?

저자는 이에 대하여 <기독교나 이슬람교가 아프리카 대륙에 도달하기 훨씬 이전, 파라오의 무덤들에는 소년소녀 모두 할례를 받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해야 한다는 신념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29) 고 한다.

 

기독교 역시, 남성중심주의라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훔친 이래로, 초기 기독교 교부들은 여성을 믿을 게 못된다고 경고해 왔다.>(29)

 

여자 전쟁의 의미

 

그럼 여자 전쟁이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자.

일단 전쟁의 주체는 여성이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여성인가?

성기 절제를 강요받는 여자들, 딸과 아들을 잃고 국가권력과 맞서는 여자들, 낙인찍힌 채 착취당하는 여자들, 선택의 자유 없이 갇혀버린 여자들, 부당한 임금차별을 겪는 여자들이 전쟁의 한 쪽 당사자가 된다. 여성이 다른 무엇과 다른 누구와 싸우는 것이다.

 

여성이 벌이는 전쟁의 대상은?

잘못된 관습, 독재 정권, 잘못된 성문화, 전쟁으로 인한 피해, 혐오 범죄. 등등.

그리고 전쟁의 대상중에는 여성도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아일랜드의 타락한 여인들를 살펴보자.

'타락한 여인들'이란 다름 아니라, 강간등에 의하여 아이를 가지게 되고 보호소로 들어가게 된 여성들을 말한다.

 

이들을 위하여 수녀원 수녀들이 일하고 있는데,

타락한 여인들과 그러한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수녀들과의 관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 아니 전쟁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대다.

 

<우리가 아일랜드 편에서 다루는 건 여자들에 의한 여자와의 전쟁이다.

(.........)

아일랜드의 가톨릭 가정은 전통적으로 대가족을 이뤘고, 다섯 번째 혹은 여섯 번째 딸은 종교에 귀의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먹여야 할 입을 하나 줄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93)

 

이렇게 종교에 귀의한 딸들이 소명의식이 있을 리 없다.

그렇게 수녀원에 들어간 수녀들은 (여기 피해를 당한 여자들) 에게 가혹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수녀들이 품은 건 도덕적 우월감, 시기심, 분노, 좌절감인지라, 그것을 피해자들에게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때 여성이 전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종교요, 여성인 것이다.

이렇듯, 남성이라면 하지 않았을 전쟁을 여성을 치뤄야 하는 것이다.

 

또 이런 경우, 인도를 보자.

인도에서 여자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가족 내 잉여 구성원 취급을 받는다. 집안 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음식만 축내는 군식구로 여기는 것이다, (288)

 

그러니 여자는 태어나서면서부터 인간으로서 취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에서 여자는 나면서부터 전쟁을 치른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수 로이드 로버츠는 여성 기자의 취재 영역이라 여겨지는 곳을 벗어나 험지를 누비며 잠입취재와 위장취재에 성공한 BBC 의 저널리스트이다.

 

저자가 곳곳을 누비면서 제기한 문제들은 여성으로서 태어나면서부터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그게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할만큼 크고 무거운 것이다. 벌어지는 장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선진국 후진국이 따로 없으며, 시간 또한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그러한 것을 드러내고, 국제적인 운동을 벌여 여성전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열말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그러한 여성 전쟁의 고리를 끊는데, 이 책은 일정 역할을 하리라 본다.

하루빨리 여성이 전쟁을 벌이는 시대가 지나고, 여성이 주도하는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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