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슴의 발레리나
베로니크 셀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세계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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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가슴의 발레리나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큰 가슴의 발레리나, 너무 큰 가슴 때문에 절망하는 발레리나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저자는 베로니크 셀, 벨기에의 작가다.

<리듬 학교에서 학위를 받은 뒤, 고전 발레를 공연하고 가르쳤으며, 현대 무용과, 무용 창조 방법론인 라방 창조 무용 공연과 교육에도 종사했다.

프랑스 문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큰 가슴의 발레리나(2018)는 그녀의 네 번째 소설이다. 작가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베로니크 셀은 고전 발레와 현대 무용의 공연과 교육자로 살아 왔다. 그녀의 해박한 무용에 관한 지식은 큰 가슴의 발레리나속에 구석구석 녹아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이 특이하다.

하나는 바르브린이라는 발레리나 지망생, 또 하나도 인물인데 바르브린의 신체 일부분인 젖가슴이다.

그 젖가슴은 각각 이름이 부여되어 있다. 덱스트르와 시니스트르.

 

이 소설은 그렇게 두 명의 등장인물이 번갈아 등장하며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을 때에,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각 장의 화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면서 읽어야 한다.

 

읽다가 보니, 감이 잡힌다.

각장을 표시한 숫자, 그냥 숫자만 있으면 주인공, 사람인 바르브린, 그리고 숫자 뒤에 bis 라는 말이 붙으면 그건 젖가슴 덱스트르의 말하는 차례다.

 

문장의 특이함

 

또하나 구성상의 특징을 찾자면, 사람 바르브린이 서술하는 이야기는 현재형 문장을 사용한다.

 

<첫돌이 되었을 때, 부모님은 걱정하시기 시작한다. 나는 아직 이론적으로는 두 발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아직 뒷발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12)

 

먼저 이런 구성을 취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현재형 문장을 사용하면, 의외로 흡입력이 있다. 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문장을 현재형으로 쓰는 것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현장감이 살아난다. 눈으로 그녀를 현재형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이런 문장 구조의 변환을 통하여, 사람 바르부린은 순차적, 시간을 따라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고, 그 다음에 말하는 젖가슴은 현재, 과거를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조립해 나가는 것이다.

 

여성이 특히 몸으로 하는 예술인 발레, 그 발레를 통하여 여성을 생각하게 한다.

발레리나라는 꿈이 큰 가슴 때문에 좌절되는 경험을 한 바르부린은 딸을 낳자 이런 걱정을 한다.

 

<(그런) 두려움이 사라지자, 다른 두려움이 생겨난다. 큰 젖가슴 때문에 내가 겪는 곤란이 엄마의 젖을 통해 아이에게로 옮겨가는 것은 아닐까?>(242)

 

다시, 이 책은? 여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럼 저자는 이 소설의 대미를 어떻게 장식하는가?

큰 젖가슴 때문에 좌절을 겪은 발레리나를 어떻게 위로해 줄 것인가?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결론을 내려준다.

 

<어떻게 끝나는데?

마지막에 가슴이 폭발해버려 그래서 여자들이 가슴으로부터 영원히 해방되는 거지. 막이 내려.> (256)

 

결론은 그래서 열린 결론이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되지 못할 게 뻔하므로.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생각하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숨결을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다.>(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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