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편지 - 할머니가 손자에게 손자가 할머니께
김초혜.조재면 지음 / 해냄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초혜 시인과 손자의 편지>

 

 

 
 

 

요즘 손편지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에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간단한 손편지, 손카드를 써서 주었다고 해요. 그런데 손편지를 받은 사람이 너무너무 감동해서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악필이지만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손편지 답장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전화가 생기면서 편지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면서 간단한 메일도 사라지고 문자도 아닌 카톡으로 단어만 나열하는게 보통이죠. 이런 때에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쓴 편지가 있었답니다.

 

사랑굿으로 유명한 김초혜 시인이 사랑하는 손자를 위해서 쓴 편지글이 3년 전에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할머니의 편지에 대한 손자의 답장이 한데 모여 <행복 편지>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어요. 시인 김초혜 할머니와 손자 조재면 군의 6년의 공백 후에 이뤄진 편지와 답장. 그러나 그 공백이 무상하게끔 서로간의 대화가 이러지는 편지를 만났어요.

 

김초혜 시인이 쓴 글은 모두 2008년 손자 조재면 군이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쓴 편지글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손자 조재면 군은 6년이 지난 2014년에 그 글에 대한 답장을  썼답니다. 처음에 날짜를 별로 개의치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할머니의 편지글에 대한 답장을 매일 썼나 봅니다. 년도만 다르지 같은 날짜의 글이 모두 함께 올라와 있답니다.

할머니의 모든 편지에는 '사랑하는 재면아!'라는 호칭으로 시작됩니다. 편지를 쓰려고 펜을 잡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바로 이 말이었으리라 짐작되네요. 누군가 일부러 만들거나 혹은 상투적으로 사용되었다기 보다는 정말 사랑해서 그저 사랑하는 손자의 이름을 부를 수 밖에 없었으리라 말이죠. 젊은 날 자식을 키우던 것과 노년이 되어 손주를 보는 것은 인생에서 참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고 들었어요. 아마도 김초혜  시인에게 손자도 아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각별한 느낌이었을 거에요. 일상에 대한 소소한 나열보다는 손자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당부의 글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아마도 어린 손자에게는 딱딱한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한해 한해 크면서 그 말이 지침서가 되고 교훈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 짐작은 손자 재면군의 편지에 나타납니다.

 

손자 조재면 군의 쓴 글 중에 결혼 48주년을 축하하면서 택배산맥문학관에 걸려있는 자신의 사진이 부끄럽다는 문구를 보았답니다. 저도 가보았던 문학관인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원고지에 육필로 쓴 태백산맥의 원고가 있고 그리고 아들도 그 원고를 따라 썼다고 해요, 모 방송에서는 결혼한 며느리도 쓰고 있고 그리고 언젠가는 손자도 원고를 따라서 쓰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담은 손자의 편지를 보니 모든 집안이 문학으로 하나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답니다. 할머니의 당부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는 모습이 보이는 글이 좋아보이더군요.

 

지금은 잊혀져가는 편지로 잔소리 대신 당부를 담은 글을 보낸 할머니, 그리고 그 글을 차곡차곡 모아 마음의 지침서로 삼는 손자의 편지, 두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뿌듯한 책이 되겠구나  싶었답니다. 올  설에는 아이들도 할머니와 외할머니께 편지를 써보라고 할까봐요. 작은 글 하나도 사람의 마음에는 큰 울림을 주니 말이죠.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