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이다 -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한윤정 지음, 박기호 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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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곳, 그곳이 집이 되더라>

 

어느 누가 올린 글을 보니 나이 50이 될 즈음이면 전원주택을 꿈꾼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분이 올린 전원주택의 일상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던지 모른다. 예전에 흔했던 곳도 세월이 흐르니 흔치 않은 곳이 되었고 예전에는 너무도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고급스러운 집도 이제는 너무 평범해서 부러움이 덜 하는 집이 되어버렸다. 사람이 사는 곳, 그곳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 인생사인가 보다 싶다.

<집이 사람이다> 이 책은 집과 사람, 그리고 일체라는 느낌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안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사람이 살고 살고 싶은 곳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국에서 사람이 사는 곳이 바로 집이 된다는 생각은 하던 차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가가 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하기에 기대되었다. 사실 한동안 얼마나 삐까번쩍한 인테리어와 규모를 자랑하는 집이 유행했던가?  그런 집은 사실 소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자랑질로 느껴져서 살짝 배가 아파오기도 한다. 그저 부지런히 살면서 자신의 공간을 가꾸고 혹은 너무 좋아서 그 공간에 눌러앉아 삶을 살고 있는 소박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표지에 담긴 푸른 지붕이 너무 돋보이는 집, 그래서 푸른 지붕을 푸른 하늘로 착각하게 되는 그 집은 가든디자이너 오경아의 '정원학교'였다. 정원의 흙과 식물에서 위안을 얻고 제 2의 인생을 얻던 방송작가가 오정아가 2015년에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에 차렸단다. 방송작가에서 유학생활을 거쳐 가든디자이너가 된 삶을 담아낸 집이 첫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소박하고 시간이 쌓이며 예술이 태어나고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을 작가는 소개해 주고 싶었나 보다. 신랑이 나이가 들면 살아보고 싶다는 토담집이 첫페이지를 장식하는데 흙집 가운데 앉아 있는 신랑을 생각해 보면서 정말 좋아한다면 웃고 있겠거니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시댁이 있어서 익숙한 관악구에 있는 익숙한 작가 전경린의 집은 비탈길 언저리에 위태해 보이는 그 빌라촌의 어디인가 보다. 치워도 치워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책의 무게를 견디며 지내는 작가의 집이 보인다. 그래도 행복이 묻어나네.  이효리가 살고 있어서 유명해진 제주도에는 더 이전에 자리잡은 음악가 장필순이 있다. 방송에 한번 자신의 집을 보이지 않더니 소박한 제주도 시골집을 선보이기도 한다.

 

어떤 이는 살아가다 보니 살게 된 집, 어떤 이는 살고자 하는 집을 가꾸어 만든 집, 이러니저러니 해도 모두 사람이 살아가기에 만들어지는 집이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집은 결국 집이 아닌 버려진 터가 되기 때문이다. 평소 엿보지 못하는 남의 집, 이번 기회에 슬쩍 엿보면서 이 사람은 이렇게 사는구나.. 하면서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나는 그녀처럼 그처럼 살지는 못할지라도 나는 나의 삶으로 나의 집을 채워야지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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