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 외계인이
웬디 오어 지음, 김난령 옮김 / 풀빛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외계인을 보고 한 쪽 눈이 튀어 나올만큼 놀란 한 소년과 그 위로는 이상한 촉수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외계인이 그려진 책 표지를 보면서 이 외계인이 머릿속에 들어간단 말이야? 라고 웃으면서 책장을 펼쳤다.

책을 읽기 전에 일부러 책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않고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정보를 모른 채 책을 읽는 것은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풀거나 미로를 헤매다가 길을 찾는 기분을 선사하기에 말이다. 이렇게 책을 읽는 경우에는 책 내용의 전반부에서 상황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어쩔수 없이 보내는 시간이 있다. 이 책의 경우는 전체 분량의 약 4분의 1정도가 되니 흥미 진진해지면서 책을 손에서 계속 잡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내 눈앞에 미확인 비행물체가 보이고 그 안에 조종을 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와 눈을 마주친다면? 분명 이 책 표지에 있는 앤드루와 같은 표정이 되고 말 것이다. 앤드루도 외계에서 온 지드란과 카니쉬를 보고 말을 잃을 정도로 당황했으니 말이다. 만일 이 외계인이 내 머릿속에서 나와 교신을 하고 내게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놀라기만 할까? 아니면 그 초능력을 즐기면서 만끽할까??

앤드루도 자신이 알지 못한 사이에 머릿속에 들어와 교감을 하는 외계인 지라드에게 초능력을 좀더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눈만 사용해서 집중력으로 물건을 옮기기도 하고 지드란과 앤드루는 서로 보고 느끼는 것을 교감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생각과 환경이 다른 지드란과 앤드루는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 지드란은 산소를 얻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지구를 조종해 줄 대리인이 필요한 정도였고 앤드루는 외계인 애완동물을 하나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서로가 교감하고 지드란은 앤드루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도움을 받고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앤드루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비행계획의 목표를 실패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 첫 우주 비행을 하게 되고 앤드루는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즐기던 순간보다 자신의 자유가 더 행복하고 크다는 것을 확인하며 머릿속의 외계 친구를 떠나보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지드란과 앤드루의 시점이 오고가는 상황이 혼란스럽게 여겨졌다. 특히 지드란의 시각에서 기술될 때는 우리와는 사고가 완전히 다른 외계 생명체의 입장에서 기술되니 말이다. 이런 상황을 조금 보완해주는 재미난 기술이 책 속에 숨어 있다. 바로 작은 그림을 통해서 누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애교를 갖고 있는 책을 읽으면서 어느새 그 누구랄 것도 없이 두 시점을 오고가면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상황에서 헤매는지 동일시 하면서 책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역시 앤드루의 시점에 공감이 많이 가고 호기심도 간다. 과연 이 꼬마가 어떻게 끝은 마무리 할까?하면서 말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교감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책이다. 외계인 지드란과 지구인 앤드루는 사고 방식도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르지만 결국 교감을 통해서 어느새 서로의 감정을 맛보면서 상대방에 대해 친구 이상의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니 말이다. 이런 교감이 지드란에게 지구를 소유코자 앤드루를 이용하고자 한 마음을 접게 하고 앤드루에게는 초능력을 이용한 짜릿함을 맛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유로움을 택하도록 하게 되니 말이다.  앤드루가 마지막에 의도적으로 지드란의 조종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게 되는 것도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너무 꽤뚫게 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만약 만약에 내 머릿속에 누군가가 들어와 내게 말을 건다면 나는 어떨까? 혹은 내 아이가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애석하게도 앤드루의 엄마처럼 정신병원에 달려가겠지만 책을 읽은 만큼 지금은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잘 들어 봐. 무슨 말을 하는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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