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반전이 묘미

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역시 반전이 묘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먼저 만나게 된 건 책보다 영화였다. 책의 제목이 동일한 작품이 많았는데 <백야행>,<용의자x의 헌신> 그리고 그의 작품을 찾아보면서 <몽환화><공허한 십자가> 그리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까지~ 밋밋한 구성을 거부하고 독특한 반전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매력인 거 같다. 이미 영화로 제작되었던 작품이기에 익숙한 독자도 많겠지만 나로써는 명성만 듣고 이제야 읽게 된 작품이라서 기대가 컸다. 반전이 기가막힌 작품이라고 했기에 읽기 전부터 큰 기대감을 가졌다.

인생을 게임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어떤 이는 힘들어서 감정이입을 최대한 줄이고자, 어떤 이들은 도박처럼 생각하면서 어떤 이들은 그 위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면서..작품속의 주인공 사쿠마 순스케 역시 인생을 도박으로 생각하는 인물이다. 인생, 일, 인간관계, 남녀관계 모든 것을 게임으로 생각하면서 그때에 맞는 가면을 착용하는데 능숙한 순스케, 그가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이 생겼다. 커다란 프로젝트 사업에서 자신이 배제된 것이다. 순스케는 복수를 하고자 맛세이 자동차 부사장의 집을  서성이다가 우연치 않게 담을 넘는 그 집의 딸 주리를 만나게 된다. 돈이 필요한 주리와 복수가 필요한 순스케는 부사장에게 유괴라는 게임의 도전장을 날리게 되는데...

이미 이러한 내용을 책이나 영화가 많아서 시작점은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코 작품의 장점은 그러한듯 하다가 난데없이 다가오는 반전이다.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게 반전의 결말을 풀어놓는 것은 어쩌면 책읽는 재미를 도둑질해 가 수 있기에 그 반전의 묘미는 직접 책을 읽고 찾기 바란다.

다만 책을 읽는 과정에서 뭔가 이 사람이  이상하다..싶은 그 시점에는 분명 그에 해당하는 결과를 동반한다는 것을, 찜찜한 기운이 남아있을 때 그것이 결과적으로 어떠한 반전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이공계를 나왔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별한 이력때문이 이 소설에는 컴퓨터나 메일, 등등 다양한 조작을  하는 기술이 능숙하게 사용되는 것도 재미있다. 치밀하게 모든 것을 파악하고 게임에 임했던 주인공 순스케,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나처럼 순수케가 되어서 모든 일을 따라가다 반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읽는 재미를 분명 선물할 줄 아는 작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