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붕당실록 - 반전과 역설의 조선 권력 계보학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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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붕당에 대한 모든 것>

 

민주주의에서 발전된 정치를 말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하나의 독점된 정치 권력이 아닌 서로 다른 정치색을 지닌 다양한 정당이 서로 견제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로는 성숙하지 못한 상태의 정당에게는 국민의 질책이 따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당정치에 조금은 회의를 가지고 있다.  정쟁만 일삼고 정작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런 모습을 조선시대 당쟁에서 찾는 경우가 허다한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부터 그런 말을 수도없이 들었기에 예전과 지금이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는데 <조선붕당실록>의 저자 서문을 읽으면서 다소 놀랐다.

 

 

'''한국인 대부분은 조선이 당쟁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조선시대에 당쟁이  생긴 것은 붕당정치가 시작된 이후부터다. 붕당정치는 선조 때인 1575년에 사림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225년간 시족되다가 1800년에 정조가 죽으면서 종결됐다.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은 당쟁이 아니라 순조, 헌종, 철종 대의 60년 외척 독재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선 망국의 주범을 당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 학자들에 의해 주입된 식민 사관의 영향이다.......(저자  서문중)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 선조대부터 시작된 붕당정치 이후의 당쟁사를 다루고 있다. 외척과 같은 훈척세력에 의해 조선왕실이 좌우되는 걸 막기 위해서 세종은 집현전 학자 세력을 키우고 조정의 균형을 잡으료고 했다고 한다. 왕의 태도와 견재에 따라서 이러한 세력을 잘 조절했던 것이 오히려 조선왕조의 전성기를 누리는데 도움이 되었던 바도 있다.

 

붕당의 시작을 선조때 동인과 서인의 분열로 알고 있는데 그 전에는 당파 정치를 금기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4대 사회를 통해서 사림이 화를 당하면서 선조때에 조정으로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그때로 돌아가면 중립에 서서 동인과 서인의 분열을 막으려고 했으니 어찌되었던 한쪽 편으로 기울어지게 된 모양새와 이로 인한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된다. 가장 극에 달했던 성종이나 숙종 때의 이야기는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시끄럽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소란스러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때는 망국을 향해 가는 길이 아니었다는 말을 전적으로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붕당정치를 멈춘 마지막 외척세력이 지배하던 정조 이후 조선이 망국의 길로 향하는 것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기는 하다.

 

조선사를 공부하면 한번쯤 자세히 이야기 듣고 정리하고 싶어지는 부분이 바로 붕당의 역사이다. 조선 붕당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과정이 나와있으니 그러한 궁금증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만하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거울삼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던가. 지금의 상황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조선붕당실록을 통해 현재의 성숙한 당정치에 대한 바람도 투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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