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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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흡입력이 있는 프랑스 소설>

 

 

 

프랑스소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무거운 이미지가 있는데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는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마법같은 그녀의 필체에 그대로 빨려들 수 밖에 없었다.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의 저자인 레일라 슬리마니는 113년 공쿠르상에서 12번째 여성작가로써 수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여성 작가에게 인색한 상에서 극찬을 받으면서 단 두번째 작품으로 영광을수상한 그녀. 모로코 태생으로 프랑스에 이주,배우를 꿈꾸다 기자 생활도 거친 여성이었다. 그녀의 첫번째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달콤한 노래>를 통해 갖게 된 첫인상은 너무도 강렬하다.

 

 

"아기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에서부터 긴장감과 호기심에 자세를 바로 잡게 만들었다. 아기가 그것도 두 명이나 너무도 끔찍하게 살해 되었고 그리고 다른 여자..그 여자는 칼로 자신의 팔목을 긋고 자기 목에 칼을 꽂았지만 아직 살아있는, 그리고 두 아이를 죽인, 너무도 아이를 사랑스럽게 키워주었던 천사같았던 보모였다.  왜?라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명을 지르며 현장에 남겨진 엄마보다 왜 그들을 그렇게 끔찍하게 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 온 신경은 보모 루이즈에게 향하게 된다.

 

결혼, 육아 모든 사람이 병행하는 일이지만 아이를 낳아서 키워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힘든가도 알고 있다. 유능한 변호사였던 미리암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자신의 인생에 무기력함을 느낀다. 아이들은 사랑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재감, 삼실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여자들이 안고 있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미리암은 까다로운 조건에도 만족스러운 보모 루이즈를 고용하게 된다. 루이즈가 아이들을 돌보면서 미리암은 다시 일을 시작하고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했는데....

 

얼핏 생각해도 자기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헌신적으로 보이는 그녀. 보모가 아닌 그녀의 삶에 스며든 비극을 이해하고서야 그녀가 왜 그렇게 아이들에 집착을 하고 자신의 자리에 집착을 하는지 넌즈시 느끼게 된다. 포악한 남편과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딸, 그리고 남겨진 그녀에게 인생은 너무 외롭고 공허하고 버려진 느낌뿐이다. 사회에서 외면당한 그녀가 집착하게 된 한 집안의 행복, 그리고 그녀가 또 다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남기기 위해 그녀는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미리암과 남편 폴 보다는 루이즈의 행동과 감정을 따라가게 된다. 후반부에 정처없이 길을 떠도는 그녀, 어디에서 안착하지 못하는 수많은 그녀들....작가는 살인에 대한 설명보다는 모욕을 순간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왜 라는 의문부호에 집중하게 되는데 두번째 읽을 때는 작가가 말하는 모욕의 순간들에 집중해서 읽어보고자 한다. 읽는 내내 손에서 놓은 수 없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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