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그림 - 그림 속 속살에 매혹되다
유경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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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로 보는 재미>

 

 

 

표지의 그림만 보고 책의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보았던 고디바, 사실 그렇게 비싼 초콜릿을  사 먹을 일은 없지만 덕분에 고디바 초콜릿에 대해서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고디바 이름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그림을 담은 책을 만났으니 말이죠.

 

'그림 속 속살에 매혹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나쁜 그림>은 여성의 속살을 담은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명화에 담긴 재미난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랍니다.  명화 전시회를 하면 가장 어려운 점이 명화에 담긴 신화 이야기나 혹은 감춰진 이미지코드를 해석하고 알아채는게 어렵더라구요. 자주 접해서 익숙하면 모르겠지만~~

 

목차에서도 나쁜 그림에 맞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눴답니다. 차마 다르내어 말하지 못한 것들, 그리고 당신도 모르게 눈이 가는 그림들, 마지막 욕망할수록 가질 수 없는 삶. 이런 구분만 봐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탐닉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는 걸 알아채게 되네요.

 

 

사실 여성의 나체만큼 그림으로 많이 표현된 건 없을 거에요. 그만큼 여성의 아름다움을 화가들은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저자는 '화가들은 기본적으로 관음증자들이다'라고 첫 문장을 시작하네요. 시선을 던져 되돌아오지 않고 바라보고 통제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여하튼 화가의 시선으로 보는 그림

 

가장 관심있게 본 그림은 <고디바 부인>이랍니다. 관음증의 효시가 된 '훔쳐보는 톰'이라는 말도 이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을 줄이야~. 영국 성주의 세금이 너무 무겁고 시민들의 원망이 높아지자 그의 16세 부인인 고디바가 백성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세금 감면을 남편에게 요구하죠. 그러나 남편은 들어주지 않고 대신 아내 고디바가 알몸으로 시장을 돌면 그 청을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당연히 못할 줄 알았겠지만 고디바는 이를 시행하죠. 그 그림이 바로 표지의 그림이에요. 당연히 남편은 세금을 감면해주게 된답니다. 백성들을 위한 자신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숨기로 나체로 시장을 도는 고디바 부인을 위해 모두 커튼을 치고 밖을 나서지 않는데 그녀의 재단사 톰만 몰래 훔쳐보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훔쳐보는 톰'이라는 말도 생겼다고 해요. 톰은 당연히 눈이 머는 벌을 받게 되었구요.익숙한 고디바 부인의 그림 외에 다른 화가가 그린 그림도 함께 보니 재미있어요.

 

그리스 비극 중에서 가장 잔혹한 여인 메데이아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남편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서 이혼을 하지 않는 대신 오히려 아들을 죽이는 여인, 정말 상상도 안가지요. 그림을 동굴 속에서 아들을 죽이는 장면인데 이 책에서 본 메데이아의 얼굴이 더 강하게 기억되는기 하더라구요.

 

이 외에도 여성을 담은 그림을 보면서 당시의 사회관이나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어요. 남성이 아닌 여성의 몸을 통해서 보는 이야기라는 특징이 있지만 남녀 구분없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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