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듀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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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

 

 

영화관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장르 중의 하나인 sf영화, 미래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스펙터클한 화면에 매료되기 쉽다. 반면 영화와는 달리 소설 장르 중에 sf소설을 읽은 건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던 거 같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라는 sf소설은 요즘 잘 나가고 있는 네 명의 작가가 포진하고 있다. 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이 중에서 들어본 이름이라고는 장강명 정도랄까?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이 표지에 서 있지만 이 사람이 사람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얼굴이 없고 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당연히 우주로 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은 다음에 본 표지의 우주인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지구가 아닌 태양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기로 하고 뭉친 이들이 택한 배경지는 모두 다르다. 장강명으ㅢ <당신을 뜨거운 별에>은 금성을 배경으로 파견된 과학자 딸이 기업을 상대로 대립하던 어머니와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인다. 이 전체적인 줄거리보다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머리와 몸의 분리에 대해서 논하는 장면이 충격적이었다. 평소 sf소설을 별로 읽지 않은 탓인지 상상력을 따라가기 조금 버거웠다고나 할까? 머리가 지배하는 미래? 몸과 머리가 분리되어도 가능한  세상?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니 말이다. 여하튼 대기업을 상대로 한 모녀의 고군분투가 인상적이다. 그것도 금성을 배경으로~

 

두번째 소설인 배명훈의 <외합절 휴가>는 한층 더 나간다. 화성을 배경으로 화성에서 나고 자란 은경이 지구직 공무원으로 태어난 은경이 지구,태양,화성이 일렬로 서는 외합절이라는 특별한 때에 상상하지도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모든 시스템이 자신의 한마디로 정해지는 듯한 경우가 오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 비상상황에 홀로 고군분투하는 은경이 모습이 마치 지구의 종말같이 느껴지기도 한 소설이었다.

 

나머지 두 소설 또한 그리 친근한 소설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이 아닌 토성과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 유로파에서 al의 기록을 통한 인간의 기억과 폭력성에 대한 이야기 <얼마나 닮았는가> 합쳐져야 할 것 같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립을 통한 설계된 아이들의 이야기 <두번째 유모> 모두 너무도 낯설고 신기한 소설이었다.

 

 

미래를 다룬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닌 이유는 늘 미래는 유토피아로 그려지기 보다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도 과학의 발달이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일까? 네 편의 소설이 먼 미래의 제법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다룬 듯하지만 미래를 다룬 이야기라 하더라도 모두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거대 시스템과 폭력에 대한 저항 그것을 바탕으로 했음은 간파되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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