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실록으로 읽다 실록으로 읽는 우리 문화재 2
최동군 지음 / 도서출판 담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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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으로 보는 창덕궁의 소프트웨어>

 

 

 
 

가을이 다가오니 더위가 한풀 꺾이고 바람도 선선하니 이럴 때 궁궐로 답사를 다니면 딱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궁궐을 가면 궁에 얽힌 이야기도 듣지만 주로 건물에 한정된 관람을 할 때가 많다.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관람을 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궁궐의 외곽만 구경하고 쉽다. 저자는 건물의 겉모습인 하드웨어에 한정된 관람이 아쉬운 나머지 좀더 궁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실록에 있는 창덕궁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전하고자 한단다.

 

창덕궁에 자주 가기는 했지만 실록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보니 흥미를 더한다. 창덕궁은 조선 왕실에서 가장 오래도록 머문 궁궐이기도 하다. 지금은 경복궁에 많이 가지만 경복궁은 조선 초기에 지어져 임란에 불타 없어지고 고종 때 흥선대원군이 재건하기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궁궐 가운데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 금천교라고 한다. 실록에는 다리에 얽힌 이야기도 있지만 누가 지었는지에 대한 꼼꼼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기야 한양성곽을 지으면서도 지역별로  실명제를 하였으니 이 또한 그 맥인가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리에 얽힌 이야기로 정종과 태종의 우애가 담긴 다리라는 작가의 해석은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이런 일화도 있다는 것을 실록을 통해서 알게도 된다.

건물에 얽힌 사연을 읽다보면 여러 왕이 거쳐간 곳이기 때문에 한 건물도 다양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새삼 눈뜨게 된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현재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거슬러 있었을 여러 역사. 우리가 궁궐에 가면 그런 것을 알고 가면 훨씬 더 많은 것이 보이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록을 통해 보다 믿을만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좀더 신뢰가 가는 듯하다. 사진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서 건물이나 문의 모습을 확실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재미난 것이 부분별로 '뱀의 발'이라는 것이 있다. 처음에는 보충설명인 듯한데 뱀의 발이 뭔가 했더니 사족을 의미하는데 재미나게 표현했다. 뱀의 발을 통해서 얻는 정보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창덕궁의 전체 안내도가 있었다면 어느 장소를 설명하는 지 좀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한다. 책을 들고 직접 그 동선을 따라가기에도 좋지만 실제로 가지 않은 사람에게도 창덕궁의 배치에 대한 이해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록을 통해서 보는 궁궐이야기의 다른 책이 있다니 이 책도 한번 살펴보면 작가의 말처럼 외부의 모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함게 볼 수 있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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